[Review] 세 명의 음악가와 썸을 탄 5월. 세린 드 라봄 & 알베르토 모로 & 헌터 해밀턴 마 콘서트

글 입력 2015.05.17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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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5월의 어느 봄 날.
공연장을 채우는 그들의 포근함.
세린 드 라봄 & 알베르토 모로 & 헌터 해밀턴 마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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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5월의 어느 봄 날.
예술의전당 IBK쳄버 홀에서는 가족과 함께하는 음악여행 ‘세린 드 라봄 & 알베르토 모로 & 헌터 해밀턴 마 콘서트’가 진행됐다.
세 명의 음악가가 만들어내는 하모니와 5월은 잘 어울리는 한 쌍의 커플과도 같았다.
Guitar Solo, Voice & Guitar, Voice & Piano 의 크게 3가지의 구성으로 청중의 귀를 간지럽혔다.

클래식기타리스트 헌터 해밀턴 마 연주의 ‘Isaac Albeniz - Sevilla’로 무대를 열었다. 개인적으로 이 곡을 엄청 좋아해서 그런지, 공연 첫 곡부터 나도 모르게 오른손가락을 움직이고 있었다는 후문..
그 후 Voice & Guitar - Guitar Solo - Voice & Piano - Voice & Guitar1부 무대가 막을 내렸다.
2부에서는 Voice & Piano - Guitar Solo - Voice & Piano 로 진행됐다.



소프라노와 클래식기타, 피아노의 화합은 생각했던 것 그 이상이었다. 피아노와 보이스 간 밸런스가 무너져서 하나의 소리가 묻히거나 하는 일 없이 고루고루 귀를 자극해주었다.
세린 드 라봄의 깔끔하고 우아한 목소리에 청명한 피아노가 만드는 조화.
새벽이 지나고
동이 틀 무렵
잎새에 방울방울 맺혀있는
이슬 한 방울
또-옥

기타 - 보이스 간 밸런스를 더 걱정했으나, 이 둘의 조합 역시 공연장 안에서 조화롭게 울려퍼졌다.
아름다운 보이스와 잔잔한 클래식기타가 만나니 이보다 더 귀를 간지럽힐 수 있는 것이 있나 싶었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사랑하는 연인이
서로의 귀에 속삭인다
사랑해♡
나도 사랑해♥

신 아리랑을 불렀을 때,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바..발음이 정확해!!
내 귀에 쏙쏙 한국어가 그렇게나 잘 들어올 줄이야!
소프라노로 듣는 아리랑은 국악 아리랑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줄 알았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보기 좋게 엇나갔다. 우리나라 한의 정서를 여과없이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싸리문 여잡고 기다리는가
기러긴 달밤을 줄져간다



그렇다면 기타 솔로는 어땠을까?
1부에서의 기타 솔로는 본 콘서트의 시작을 알린 Albeniz 작곡의 스페인 조곡 Op. 47 No.3 Sevilla(위에서 한 차례 언급한 바 있다), Mallorca(마요르카)Torre Bermeja(붉은 탑)이 차례로 연주됐다.
어린 아이가 마당을 뛰어다니듯 가볍고 발랄하게 포문을 열었던 Sevilla와는 달리 Mallorca는 잔잔한 호숫가 위에서 슬픈 생각에 잠긴 사람이 유유자적 뱃노래를 즐기고 있는 듯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 주었다.
3번째로 연주된 Torre Bermeja 는 Albeniz의 Op.92 no.12 로 수록된 곡이다. 어디서 많이 들어봤다 했더니 몇 달전에 구매한 Segovia - King of Guitar 음반에 실려있는 곡이었다. 붉은 탑을 중심으로 그 주변을 하루종일 바쁘게 움직이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연상된다. 슬픈 뱃노래에 젖은 감상을 빨리 잊고 일상으로 돌아가라는 듯, 곡 전체에 걸쳐 숨 가쁜 멜로디가 지속된다.
Isaac Albeniz - Sevilla


2부는 망고레의 작품 중 Choro de saudade(슬픈 쇼로)Confesion - Romanza (고백)이 현을 타고 들려왔다. 곡 제목 그대로 슬픈 감정이 그의 손가락과 현을 타고 심장을 울렸다. 나일론이 주는 섬세한 슬픔의 표현과는 달리, Confesion - Romanza는 듣는 내가 다 설렐정도로 어찌나 선율이 곱고 부드럽던지! 남녀 한 쌍이 서로 손 잡고 하하호호 거리를 거니는 모습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썸을 타고 있는 관계에 있는 사람이거나 풋풋한 연애 감정을 다시금 회상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꼭 들려주었으면 하는 무대였다. :)
Agustin Barrios Mangore - Confeion-Romanza

다양한 소리의 조화가 어우러져
5월 따사로운 일요일의 오후를
아름답게 물들인 세 명의 아티스트.

흩날리는 음표와 가사 속에서
나는 그들의 음악과 썸을 탄다.

Voice, Piano, Guitar & Romance.
세린 드 라봄 & 알베르토 모로 & 헌터 해밀턴 마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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