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 개인전 : 에베레스트 EVEREST (~09.30)
글 입력 2014.09.22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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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호 / “에베레스트”트렁크갤러리는 2014년을 기해 ‘사진미디어 아티스트’들 만의 전시공간이기를 지양하던 명분을 내려 놓고,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와 더불어 같이 가기를 희망하던 사진전문갤러리로서의 정체성에 변화를 시작하려 한다. 이 같은 트렁크갤러리의 변신은 우리미술계에 걸맞게 적응하기와 버텨내기를 희망해서다. 트렁크갤러리의 개관취지와 존재이유에서 장르확장을 해 내려 하는 이유는, 개관 이후 지속적으로 협력해 주신 아티스트들과 컬렉터들의 경계허물기의 요청에 따르고, 미술계를 이끄시는 각계전문가분들과의 협의에 의한 결정이었다.그 간 밀어주시고 이끌어 주신 여러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그 변화의 시작으로 트렁크갤러리의 9월은 한국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화가 최선호의 “에베레스트”전을 기획하였다.대학전공이 한국화였던 최선호, 그는 1980년대 말, 한국미술계의 급변에 작가로 대처하기에 급급했었다고 한다. 송 원 명 청의 수묵화와 조선의 산수화에 푹 빠져 동양화의 길을 끝까지 가 보겠다던 그의 다짐이 깨지는 경험을, 그는 미국유학으로 대응했다. 3년의 유학을 마치고 귀국 후, 1990년대 내내, 그는 미니멀리즘적 조형, 색 면 구성의 회화작가로 활발히 활동했다. 서울의 유수갤러리는 물론, 뉴욕, 파리, 베이징 등등에서 전시경력이 화려하다. 그런 화가가 트렁크갤러리와 이제 새롭게 인연을 맺게 되었다.“나는 색과 면으로 된 미니멀리즘 조형, 한국의 미감 오방 색을 바탕으로 다양하게 구현해 왔다. 이러한 형식미, 모더니즘 적 미의식은 나를 몰두하게 했었다. 이제 한국화와 현대회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방법으로 미래를 향한 출구 찾기를 다시 하려 한다. 단순함과 절제된 조선의 색, 그 순수함과 정감을 화면에 한껏 담으려 한다.” …….(중략)“에베레스트는 추상이다. 내 그림 속 에베레스트는 어디가 정상이고 어디가 히말라야의 연봉인지 개의치 않는다. 에베레스트라고 보면 에베레스트요, 금강산이라고 보면 금강산이다. 지구를 떠받치고 있는 히말라야가 갖고 있는 원대한 에너지를 내 방식으로 풀어낸 그림이다. 나는 서구의 원근법이 아닌 동양의 삼원(평원, 심원, 고원)법에 의한 ‘산을 바라보는 방식’을 통해, 유화에서의 덧칠함이 아닌, 한지 위에서 일 획 일 획으로 그어가는 기법에서 출발했다. 산 골짝 깊은 곳은 진한 쪽 색으로, 산 등 얕은 곳은 연한 쪽 색으로 구분하고, 하이라이트 밝은 곳은 흰 물감으로 처리하지 않고, 캔버스바탕의 흰 면 자체를 비워둠으로 밝음을 드러내는 수묵화기법을 활용한 것이다. 바로 서영화에 동양화기법을 혼합한 형태다….”(중략)“산의 수려한 자태가 아닌 성난 기상을, 타인의 눈이 아닌 내 눈으로 거친 자유와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에베레스트를 그렸다. 잘 그린 것과 멋있는 것과 아름다운 것에 대한 연민은 과감히 버렸다. 나는 새롭게 닦아온 바로 그 산을 그렸다. ” 작가노트 중 에서최선호는 지금, 기하추상에서 자연추상으로, 다색에서 단색으로 이동하고 있다. ‘추사’ 와 ‘겸재’ 와는 사뭇 다른, 그 만의 그리기 형식, 한국화도 서양화도 아닌 그 만의 그림세계를 새롭게 구축하며, ‘경계의 풍경화’를 그려내고 있다. 넓은 스튜디오에서 큰 화면에 미니멀리즘적 색 면 작업만 하던 그가, 갑자기 소격동의 아담한 한옥, 비좁은 작업공간으로 옮긴 후, 그 자신에게는 큰 변화가 일어나 엄청난 몸살을 알았다고 한다. 이 갑작스러운 계기, 그 장소가 일으킨 그의 삶과 작업방식에 변혁이라고 하고픈 일이 그 내면에서부터 일어났다고 그는 말한다. 서양캔버스 화판에 동양화적 테크닉이 만들어 낸 그림, 그만의 새로운 형식 그 그림이 지금 세상으로 들어내어지고 있어 그도 기뻐한다.최선호의 “에베레스트”는 에베레스트산을 대상화 했다. 누구에게도 쉽게 자신을 내어주지 않는 위대한진실이 그 산에 있다. 위대하기에 고독한 산, 최선호는 비운 마음으로 그 산을 그렸다.트렁크갤러리 대표 박 영 숙
[관람안내]-전시제목 : 에베레스트 EVEREST-전시작가 : 최선호 Choi Sun Ho-전시기간 : 2014. 09. 03 ~ 09. 30 (11:00am – 7:00pm _ 월요일 정기휴무)-전시가격: 무료-주최갤러리/장소: 트렁크 갤러리
[정다영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