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모네 그리고 봄 [시각예술]

글 입력 2016.03.16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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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시작인 3월이지만 마냥 따뜻하지만은 않다.
꽃샘추위 탓에 추운 날이 계속된다.

하지만 분명 부드러운 햇살이 겨우내 언 땅을 조금씩 녹이고 있으며
곧 푸른빛이 돋아나고 꽃이 피어나는 봄이 올 것이다.


꽃피는 봄을 이야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화가는 '모네'이다.


빛과 색채가 가득한 풍광을 담은 모네의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직 오지 않은 봄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네하면 흔히 수련, 해돋이, 인상주의를 떠올린다"


인상, 해돋이 마르모탕미술관.jpg
▲ 인상-해돋이 자료:마르모탕미술관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는 
1874년 파리에서 있었던 살롱 낙선자들을 중심으로 한 전시회에서
 자신의 작품에 ‘인상-해돋이(Impression;Sunrise)’이라는 제목을 붙여 출품하는데, 
당대의 비평가 루이 르로이가 모네의 작품명을 빗댄
‘인상파 전람회’라는 비난과 조롱 섞인 기사를 내게 된다. 

이 사건으로 19세기 후반을 풍미한 
최초의 현대적인 예술 운동인 인상주의라는 명칭이 탄생한다. 

인상주의는 전 세계 미술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대중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고흐, 고갱, 세잔, 마네와 같은 화가들 모두 인상주의에 속한다. 
인상주의는 사실적 묘사의 중세 화풍에서 
근대의 추상적 화풍으로 넘어가는 길을 열었고, 
이후 입체파, 야수파 등을 거쳐 현대 미술로 발전하게 된다. 
 

1890년대 말 모네는 지베르니에 연못을 만들었다. 
 

흰색 수련 연못 the bridgeman art library.jpg
▲ 흰색 수련 연못 ㅣ 자료: The Bridgeman Art Library


연못에 수련을 심고, 일본풍 다리를 놓아 수상정원을 완성했다. 
얼마 후 정원 주변에는 수양버들과 양귀비, 수국, 장미, 붓꽃 등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났고, 
수련은 잔잔한 수면 위로 무리지어 떠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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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련 ㅣ 자료: The Bridgeman Art Library
 

모네는 이때부터 수상 정원의 일본풍 다리와 
수련이 주는 모티브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연못과 수생식물이 발산하는 다양한 색채의 반사광을 그렸다. 

붓에 힘을 실어 꽃과 꽃잎들을 그리며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안개가 낀 것 같은 연못, 물에 젖은 듯한 캔버스의 풍부한 질감이 느껴진다. 

수련 연작은 모네의 회화에 있어서 절정을 이루었다. 
그의 정원을 배경으로 그린 총 250여점에 달하는 수련 연작은 
그가 평생 추구한 빛과 색채에 대한 인상주의적 접목의 산물이기도 하다.



“모네는 시각적 인상을 확실한 전달을 위해, 
화실 안에서 그리던 습관을 버리고 자연의 색채와 빛이 충만한 야외로 나갔다"


클로드 모네는 인상주의자들 중에서도 가장 특징적이고 영향력 있는 화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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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란드의 튤립 ㅣ 자료: wikimedia commons
 

그는 다른 인상주의자들의 형식을 중시하는 시각적 감각과는 다르게 
감성적 직관에 의해서 빛을 탐구했다. 

눈으로 본 인상을 순수하고 단순하게 묘사하는
 독특한 회화 기법에 기초를 두어 
지적 표현이 아닌 감각적인 세계를 표현한 것이다.

또한 빛과 색채에 대한 과학적인 이론보다는
태양의 찬란함이나 새벽, 
그리고 황혼의 서늘하고 신비스러운 체험을 그려내고자 하였다. 
자연의 형태 묘사보다는 빛의 변화에 주목하였다.
그가 다른 인상주의 화가들과 구별되어지는 것도 이러한 시각에서 비롯된다. 

모네는 자연을 예술로 승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연작들을 그렸는데, 
그의 작품 속에서는 대상의 변화를 포착하기 위해 
순간 변하는 빛의 효과들을 발견할 수 있다. 

화실에서의 작업을 거부하고 
현장에서 직접 대상을 대하면서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것에 충실했던 모네는 
순간적이고 사라지기 쉬운 빛과 색채를 캔버스 위에 고정시킴으로써, 
신선한 자연 풍경의 인상을 표현하는데 성공했다.


그래서 모네가 그린 풍경화를 보고 있노라면 
햇살과 바람으로 살랑거리는 봄에 다가간 것만 같다. 
그가 그림에 담은 가장 찬란하고 화사한 빛과 풍경을 감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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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ㅣ 자료: 프랑스국립박물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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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라솔을 든 여인 ㅣ 자료: wikimedia commons


작품에 등장하는 여인은 모네의 첫 번째 부인 까미유의 모습이다. 
햇살이 가득 내리쬐는 맑은 날에 부인과 아들을 그린 이 작품은 
자연과 모델들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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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 다브레 정원의 여인들ㅣ 자료: 프랑스국립박물관연합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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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타드레스의 테라스 ㅣ 자료: wikimedia commons


르아브르 근처에 있는 생타드레스의 해변 풍경을 그린 작품으로 
화면 앞 쪽에 앉아있는 인물은 모네의 부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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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길 ㅣ 자료: wikimedia commons
 

아르장퇴유 부근의 개양귀비꽃 프랑스국립박물관연합.jpg
▲ 아르장퇴유 부근의 개양귀비꽃 ㅣ 자료: 프랑스국립박물관연합


'인상-해돋이'와 함께 출품된 작품이다. 
스케치나 데생을 무시하고, 야외에서 직접 보이는 대로 그렸다. 
인물보다 풍경에 중점을 두었고, 마치 미완성된 작품인 듯 느낌을 주는 붓터치가 두드러진다.


정원의 알리스 오슈데 wikimedia commons.jpg
▲ 정원의 알리스 오슈데 ㅣ 자료: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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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장퇴유의 다리 ㅣ 자료: 프랑스국립박물관연합
 

봄은 짧고, 해마다 더 짧아진다.

금방 가버릴 봄이지만 
모네의 그림과 함께 충분히 만끽하고 누릴 수 있기를.


[반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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