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우리들의 일그러진 초상, 그녀들의 집

글 입력 2015.05.20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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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이 한창인 도시 외곽 호숫가 
몸이 굳어 죽어가는 아버지가 사는 '그녀들의 집' 
도망쳐 나왔던 그곳으로 그녀들이 돌아온다. 

아버지의 그늘 아래 화석처럼 남아 있는 가족의 흔적 

가족이란 이름의 메말라 버린 혈관 속으로 
죽음의 그림자가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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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아버지가 위독하자 둘째는 그녀들의 집으로 자매들을 불러 
아버지의 마지막을 함께 맞으려 한다. 
실패를 용납하지 않으며 왕으로 군림하던 유년시절의 아버지, 
이젠 늙고 병들어 타인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버지가 계신 그녀들의 집.

무한한 기대 속에 무너져내린 첫째, 
조건없는 복종과 헌신 속에 박제된 둘째, 
아버지의 성스런 존재 막내. 

그들은 가족이 모여 앉았던 식탁에 오랜만에 마주 앉아 
서로의 지난 상처들을 토해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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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연극, <그녀들의 집>을 소개합니다.
연출가 오유경의 우리 되돌아보기/여성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으로, 
서울연극제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한 수작입니다.

<그녀들의 집>은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겪었던 부모자식 간,
그리고 자매들 간의 일그러진 사랑과 상처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자아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부표처럼 떠도는 상처 입은 인간들의 현주소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아들을 갖지 못한 그녀들의 아버지는 
남성중심 사회에서 여성이 성공할 수 있는 무기 하나씩을 딸들에게 강요합니다.
 
첫째 딸에겐 남성이 여성에게 허하는 분야(음악)에서의 능력을,
둘째 딸에겐 가정, 곧 남성을 보살피고 순종하며 희생하는 모성이라는 관습적 여성의 역할을, 
셋째 딸에게는 남성을 사로잡을 수 있는 혹은
남성에게 뽑힐 수 있는 미모와 성적(性的) 매력을 갖추도록. 
세 여성은 자신의 바람과는 상관없이 어릴 때부터 강요된 역할에 충실하지만 결국 모두 실패하고,
자아 정체성의 혼란 속에서 서로의 적이 되며 파멸해 갑니다.

인물들의 세밀한 감정표현과 상징적이고 추상적인 무대가 
작품의 심리적 공포와 긴장을 높이면서 관객을 연극에 빨려들어가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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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그녀들의 집>에서 눈에 띄는 다른 하나는 독특한 무대구조입니다. 
희곡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등장인물들의 숨겨진 행동을 찾아 장면 곳곳에 배치함으로써, 
실제 진행되는 장면과 숨겨진 행동이 교차하여 목격되도록 연출됩니다. 
관객들이 모두 같은 무대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위치에 따라 
특정 장면들이 가까이 혹은 멀리 보이거나 또는 아예 시각 밖에서 들리기만 할 수도 있습니다. 
수많은 관객들이 모두 다른 공연을 경험하는 셈입니다.
이에 따라 관객은 하나뿐인 목격자로서 더욱 연극에 몰입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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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그룹動·시대의 나와 우리 되돌아보기 시리즈는 아직 낯설고 불편하지만 
사회적 관계에서 우리가 함께 목격하고 고민해야할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녀들의 집>은 양성평등이 꾸준히 발전되고 있는 지금에도, 
남성중심사회의 관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제대로 정체성이 성장하지 못한 
세 여자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묵묵히 폭로합니다.    

양성 평등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여성은 남성이 여성에게 원하는 역할로 꾸준히 교육되고 지속적으로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남성과의 갈등을 야기하기보다는 남성이 원하는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생존의 편의를 수월하게 획득하고자 스스로를 재단하는 여성들이 아직도 많이 목격됩니다. 

굵직하고 긴박한 현안들에 밀려, ‘개인사정’이라 쉽게 다뤄지는 여성심리문제. 
작품 <그녀들의 집>은 소외된 여성문제의 또 다른 원인을 짚어보는 연극입니다. 







<캐릭터/출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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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꿈을 자신의 꿈으로 삼았던 첫째. 한번도 최고를 놓친 적이 없었다.
언제나 완벽한 딸이었던 그녀가 커다란 가방을 들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아버지를 마주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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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인정을 갈구하던 둘째.
자매들이 모두 떠난 집에 혼자 남아 늙고 병든 아버지를 돌보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오래 전 집을 떠난 후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자매들을 불러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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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모든 걸 선물 받으며 아버지의 사랑으로 자라났던 막내.
언니의 전화를 받고 왔지만 사실은 하루도 머물고 싶지 않은 지긋지긋한 집이다.
그리고 그 집에서 오래된 상처와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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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의 아버지는 실패를 용납하지 않으며 왕으로 군림한다.
그러나 지금은 타인의 도움 없인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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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와 같이 자란 동네 소꿉친구.
한쪽 다리를 절고 있다.
세 자매의 낡은 집을 고쳐준다.



<공연정보>


일자 : 2015.05.01 ~ 2015.06.14

시간 : 화, 목, 금 20시 / 수 15시 / 주말, 공유일 15시
월 공연없음 

장소 : 소극장 씨어터 송 (2호선 서초역 7번출구)

티켓가격 : 20,000

제작 : 극단 그륩 動시대

후원 : 서울연극협회, 서울연극협회 서초지부

협찬 : 소극장 씨어터 송, Studio B.O.B

관람등급 : 만 15세 이상

예매 : 인터파크 1544-1555 (ticket.interpark.com)
대학로티켓닷컴 1599-7838 (대학로티켓.com)

문의 : 010-3339-8843/070-8843-0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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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여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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