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빅토르 트레티아코프 & 노바야 러시아 스테이트 심포니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글 입력 2015.05.20 19:08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조선비즈 창간 5주년 기념

<빅토르 트레티아코트 & 노바야 러시아 스테이트 심포니 오케스트라>

2015.5.13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전면.jpg


보도자료를 읽기 전 구글에 빅토르 트레티아코프를 검색했다. 트레티아코프, 트레티야코프, 트레챠코프, 여러가지 표기가 나왔다. 그래서 낯선 이름에 교수님께 Третьяко́в의 표기를 물어봤다. ‘빅토르 트레찌아꼬프’라는 표기는 어색해보일 수 있으니 러시아어의 영어 표기인 Tretiakov를 따라 ‘트레티아코프’라고 표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빅토르 트레티아코프.

 

1990년 정부에 의해 창단된 노바야 러시아 스테이트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새로운 러시아 스테이트 심포니 오케스트라라는 뜻이다. 시기를 반영한 네이밍이란 생각이 들었다.

  

보도자료를 보고 솔리스트인 동시에 지휘가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내가 클래식을 모를 뿐,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프로그램 북을 보니 ‘지휘: 유리 트카첸코’라고 적혀있었다. 러시아의 미래를 이끌어갈 신세대 지휘자로, 러시아 연방 정부로부터 공훈 예술가의 칭호를 받은 이력이 있는 인물이었다. 



PROGRAM


Wolfgang Amadeus Mozart

Concertone in C Major for 2 Violins and Orchestra, K.190

Ⅰ. Allegro Spritoso

Ⅱ. Andante Grazioso

Ⅲ. Tempo di Menuetto


지휘: 유리 트라첸코 솔리스트: 빅토르 트레티아코프&나탈리아 리호포이

 

Max Bruch

Violin Concerto No.1 in g minor, Op.26

Ⅰ. Allegro Moderato

Ⅱ. Adagio

Ⅲ. Finale. Allegro Energico


지휘: 유리 트라첸코 솔리스트: 빅토르 트레티아코프


Pyotr Il'yich Tchaikovsky

Symphony No.4 in f minor, Op.36

Ⅰ. Andante sostenuto-Moderato con anima

Ⅱ. Adantino in modo di canzona

Ⅲ. Scherzo: Pizzicato ostinato

Ⅳ. Finale: Allegro con fuoco

지휘: 유리 트라첸코



Mozart Concertone in C Major for 2 Violins and Ochestra, K.190

1774년, 모차르트의 나이 17세 때 작곡된 이 작품은 독주악기를 위해 그가 최초로 쓴 협주곡이었으며,런던과 파리 여행 뒤에 쓰인 것으로 보아 쇼베르트와 바흐 등의 영향을 받은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작품은 만하임에서 발표되어 격찬을 받은 후 Sinfonia Concertante K.364를 후속곡으로 쓰게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모차르트의 높은 완성도와 거장의 연주는 정말 예술이란 표현에 걸맞았다.

빅토르와 그의 아내 나탈리아의 협연은, 나탈리아가 빅토르의 제자이기에 둘의 스타일이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빅토르의 연주는 예술품 같았고 나탈리아의 연주는 풍미가 좋은 음식처럼 느껴졌다.

 



Max Bruch Violin Concerto No.1 in g minor, Op.26

힐러와 라이네케에게 작곡을 사사하였고 작풍은 멘델스존의 영향을 받아 로맨틱한 아름다운 음향을 가지고 있는 막스 부루흐.

이 협주곡의 착상은 브루흐의 고향 쾰른에서의 스케치로 비롯되었다. 완성까지는 약 9년이 걸렸으며, 1866년 1월에 초연에서 브루흐 자신이 직접 지휘를 했다. 1868년 요아힘의 연주 이래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였다.

 

프로그램북 설명에 ‘아름다운 꽃무늬와 같은 전개’, ‘장중하면서도 황홀’, ‘동경과 로맨틱한 꿈’, ‘산꼭대기에 피어난 꽃밭’, ‘현란한 극치’등의 설명이 있어 꽃잎과 같이 예쁘고 고운 멜로디를 예상했다. 들을수록 꽃 한 송이, 꽃 한 다발이 아닌 꽃밭으로 묘사한 이유를 알게 되었다. 말하자면 자카드 직물 같은 느낌이었다. 꽃이라고 하면 쉽게 따라붙는 ‘화사한 아름다움’보다 ‘화려한 아름다움’이 우선했다. 그 때문일까, 섬세하게 세공된 예술작품 같았던 빅토르의 연주가 다르게 들렸다. 극단적인 아름다움을 내보이는 예술작품 같았던 첫 느낌은 거대한 태피스트리를 봤을 때의 감상으로 변하였다.

 

 


Tchaikovsky Symphony No.4 in f minor, Op.36

차이코프스키가 불행한 결혼에 괴로워하던 때를 그린 것으로 당시의 감정이 현실적으로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가운데에서 가장 변화가 많고 열정적인 곡으로 뚜렷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어서 순 음악형식을 취하면서도 표제 음악 요소가 짙으며 고뇌하여 방황하는 인간을 막다른 골목까지 몰아치는 처참한 느낌을 듣는 사람에게 던져준다.

상트 페테르부르트에서 1878년 2월 22일의 연주를 마친 뒤 자신의 친구에게 “이 곡은 내가 작곡한 작품 중 최고”라는 말이 담긴 편지를 보냈다.

 

러시아 오케스트라의 차이코프스키 연주. 1악장에서 퍼커션과 클라리넷 독주와 가창처럼 느껴진 금관악기가 인상적이었고, 3악장에서 피치카토 역시 인상 깊었다. 피치카토의 가벼움을 즐기는 와중에 들어선 심벌이 다시금 몰입을 불러왔다. 4악장은 굉장히 러시아적인 느낌이었다. 작은 종소리 같은 트라이앵글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빨라지고 금관악기가 드러나면서 다시 메인으로 돌아와 끝나는 느낌이었다.

 

 

 

이 날 공연은 무척 만족스러웠다. 관람매너가 좋지 않은 사람들이 있어서 몰입이 깨지는 순간도, 여운이 끊긴 순간도 있었지만 그 모든걸 상쇄하고도 남을만한 거장의 연주였다. 만족감에 만면에 미소를 띄우며 공연장 밖으로 나설 수 있었다.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5.07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