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자신만의 색을 그려가는 작가, A J KIMO를 만나다(2)

글 입력 2016.06.04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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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텐실 기법의) 나의 작품은 서로 조합되어 큰 덩어리의 작품이 되기도 한다. 이는 조금 더 광범위한 표현을 가능하게 만든다. 여러 장의 작품을 모아 하나를 만들면 트렌드화 된 사회가 만들어진다. 이는 개성을 상실한 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 속을 다시 들여다보면 하나하나가 개성적이며 새로운 이야기가 존재 한다."
작품설명 중에서




코카콜라.jpg
Coca-Cola(b) 233.4 X 182.0 cm, acrylic on canvas, 2012




Q. 코카콜라에서 소비와 생산에 대한 이야기가 굉장히 신선했다.

(예술 계통의) 전공 분야가 아니라 접근이 굉장히 달랐을 것 같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접근했을 것 같은데, 내 주변에는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경영전공자로써)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다. 



Q. 소비가 일어나지 않으면 가치가 없어지는 것이 되어버리는, 그것이 너무나 당연해진 사회에서 살다보니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된 계기가 굉장히 궁금했다.

그렇게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이 참 슬프지 않나. 작가들은 남는 게 시간이다. 그러다 보니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이다.
 
현재 작업들은 좀 변하긴 했지만 과거 작품들은 (시장에서 통상 거래되는 작품들의 크기보다 훨씬 컸기 때문에) 팔기도 어려운 작품들이었다. 그러니 다들 ‘(소비되지 않는 것을) 왜 하느냐’고 했다. 하지만 누군가 내 작품을 보고 ‘뭔가’를 느꼈다면 팔리지 않더라도 충분히 그릴(생산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현대인들이 우리(작가)하고 다른 점이라고 해야 할까. 한편으로는 그랬으면 하는 바램이다. 사람들은 너무 ‘여유’가 없다.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없다. 그나마 일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운동이고, 그것도 여의치 않아 주말에 부족한 잠을 보충하고 못 만난 친구들 만나기 바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게 정년퇴임할 때까지 반복되는 것 같다. 반면 앞서 말했듯이 작가들은 하루 종일 생각할 '시간'밖에 없다보니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게 된다.




깡통.jpg
art is not here now, 10.2 x 15.2 cm, Digital C-Print, 2011 



"현대사회의 예술가들은 순수창작이 아닌 상품적 가치가 높은 상품(작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한다. 도대체 작품 하나를 감상하기 위해 혹은 작품의 평론을 이해하기 위해 몇 권이나 되는 전문서적을 더 읽어야 한단 말인가?

(…) 이것은 예술작품이 만들어지기 위해 사용되어지고 버려지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지 않아도 되는 것에 관한 이야기다. 이것은 아무것도 아닌 깡통에 무리하게 의미를 부여한 결과물인 샘이다. 이렇듯 우리는 아무것도 아닌 것에 과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는 아니한가? 그래 봐야 깡통은 깡통일 뿐이다."

< art is not here now >작가의 노트 중에서




Q. 상품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과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시는 것을 보았다.

비단 예술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그렇다. ‘거품’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이 세상 모든 것에 거품이 들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90% 세일을 한다는 것은 가격의 90%가 거품이라는 것이다. 물론 재고처리를 위해 손해를 감수하는 경우도 간혹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우리 주변에 과장된 것들은 너무나 많이 존재한다. 향수를 왜 뿌리나. 향수는 상대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언제부터 향수를 뿌렸을까, 사실 안 뿌려도 상관없는데 말이다. 엄밀히 말하면 이것도 결국은 거품이라는 말이다.


같은 코카콜라라도 레스토랑이랑 마트에서 가격이 다르고, 또 같은 마트라도 마트마다 가격이 제각각이다. 현대에서는 앤디워홀이 말했던 '똑같다(등가교환)'는 개념 자체가 없다. 같은 것을 두고 비교를 하면 분명 같은 값(가치)을 가져야 하는데 절대 같을 수가 없다. 내 입장에서는 이 두 가지의 가치가 같아도, 상대의 입장에선 또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나쁜 의미의 거품일 수도, 자연스러운 거품일 수도 있다.




"본질과 의미는 보는 이의 시선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Q. 조금 더 설명해줄 수 있으신가.

한 때 페이스북에 떴던 영상인데, 굉장히 유명한 연주자가 있다. 그런데 공연장에서 연주할 때랑은 달리 그 사람이 지하철에서 연주를 하는데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내용이다. 결국 본질적인 것보다 부풀려져 있는 것들에 집중한다는 말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도 자꾸만 부풀리게 된다.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다. 사실 예술가의 생각은 며느리도 모른다. 논리적이지도 않고 지극히 주관적이다. 그래서 작가의 생각에 대해 '공감'을 하느냐 못하느냐가 문제가 된다. 대중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여기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은 공감하는 것이고, 못하는 사람은 못하는 것이다. 헌데 대중을 너무 의식해 상대가 좋아할 법한 것들을 굳이 만들어 내는 것을 거부하고 싶다는 말이다. 


작품에서 전달되지 못하는 것이라면 그건 전달되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작품을 보고, 전달하고 전달받고, 관심이 생겨서 지금 이렇게 찾아오는 것 아닌가. 관심이 없으면 찾아오지도 않는다. 결국은 아무리 멋진 말로 포장할지라도 본인의 생각대로 해석하고 행동하는 게 사람이다. 굳이 대중과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억지로 부풀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하는 것이 더 옳다고 생각한다. 




"현대사회가 가장 중요시하는 키워드인 소통이며 그 의미에 대한 재해석이다. 나는 어려운 것을 지양하며 쉽고 간편한 것을 지향한다. 예술은 특수해야 하며 그 방법 또한 특별해야 한다는 시각에서 벗어나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고 누구나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3편에서 계속됩니다.


[박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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