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따스한 일러스트 작가, 나른 (1)

글 입력 2016.07.14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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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차례 비가 퍼붓더니 이제는 열대야로 괜시리 잠을 뒤척이게 된다. 잠이 들기 전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잠들기 전 느끼는 순간의 생각과 감정을 그려내는 작가가 있다면, 개인적으로 좋아할 텐데. 라고 생각했던 게 얼마 되지 않았는데 ART 人 Story 인터뷰를 통해 운명처럼 만나게 되었다. 일상에서의 작은 기쁨, 깊은 슬픔이라는 소중한 순간을 표현하려 하는 나른 작가, 이름만큼이나 포근함을 일러스트로 그려내는 작가이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꿉꿉한 여름밤을 포근하게 해주는 일러스트 작가를 소개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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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어떤 작품 활동을 하시는지요?

 안녕하세요. 춘천에 사는 작가 나른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평범한 일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늘 반복되는 일상이어서 소중함을 놓치고 지나가는 순간들이 많잖아요. 하지만 평범하고도 특별한 것이 일상이라고 생각해요. 일상의 순간순간이 아름답다는 것을 전하고 싶어요. 지금 이 순간은 지나가면 다시 오지 않잖아요. 저와 사람들이 이 순간을 사랑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업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여러 주제로 그림을 그렸지만 주로 ‘우리들의 사랑스러운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연인의 일상을 그려왔어요. 그런데 연인의 이야기 이외에 그리고 싶은 것들이 생겨서 다른 주제들과 병행해서 연재할 계획입니다. 아마 일상 속의 기쁨과 슬픔에 대한 일러스트레이션을 그릴 것 같습니다. 제목도 나름 정해봤어요. ‘아주 작은 기쁨’, ‘아주 깊은 슬픔’.
 사실 사회 이슈에도 관심이 많아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그림도 그리고 싶은데 아직은 인문‧사회적 지식을 좀 더 쌓은 후에 도전해보려 합니다.



Q. 작품 활동 이외의 생활은 어떤 모습인가요?

 평범해요. 먹는 거, 자는 거, 친한 사람들과 얘기하는 거 좋아해요. 하루 중 가장 편하고 나른한 시간은 씻고 누워서 밤 11시부터 올라오는 웹툰을 볼 때에요.
 부모님도 춘천에 사시는데 2015년부터 독립해서 살고 있어요. 춘천에서 춘천으로 독립한 거죠. 다들 왜 집을 나왔냐고 의아해하시는데 한 번도 독립해본 적이 없어서 저 스스로에게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친한 언니, 동생과 같이 살고 있어요. 다들 성격이 둥글둥글해서 큰 갈등 없이 평화롭게 지내고 있어요.
 올해 대학 졸업 후 두 달 정도는 정말 한량처럼 지냈어요. 그림 그리고 싶을 때 그리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먹고 싶을 때 먹고 그렇게 자유롭게 살았죠. 그러다 4월부터 편집디자인을 배우러 매일 서울에 가고 있어요. 학원이 멀다 보니 아침에 일어나 밥 먹고 씻고 학원에 다녀오면 어느새 밤이에요. 그래서 그림 그리기가 빠듯합니다. 그래도 놓지 말아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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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작가 활동을 하면서 경험하신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작가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대단한 에피소드는 없어요. 그래도 작은 에피소드를 말하자면 SNS에서 있었던 일인데요. 저는 활동 초기부터 지금까지 여러 SNS와 웹사이트에 제 그림을 올리고 있어요. 올해 초에도 여느 때처럼 그림을 올렸는데, 어느 외국인이 댓글을 남겨주셨어요. 해석해보니 제 작품을 보고 느낀 것을 얘기하며 칭찬해주는 내용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복잡한 의도 없이 그린 그림이었는데, 저도 모르는 의미를 찾아내서 좋게 해석해주시니 재미있었죠. 얼마 후에 미대 재학 중인 친구도 제 그림을 보고 그런 댓글을 달아주었어요. 차마 그 댓글들에 “사실, 저는 그런 의도를 한 적이 없어요.”라고 말할 수 없어서 그냥 고맙다고 했어요. 실제로 고마웠던 것도 사실이고요. 재미있어서 같이 사는 언니에게 말했더니 혹시 네가 천재인 거 아니냐며 같이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독자님들이 각자의 방식대로 해석하시는 것을 보면서 작가가 그림을 공적인 공간에 내놓는 순간 작품은 작가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죠. 


작품1. 어느 슬픈 날.jpg
어느 슬픈 날


최근에 올렸던 그림이에요. 우울하고 슬픈 때였는데, 이렇게 그리고 나면 스스로 위로가 돼요. 저는 우울할 때 신나는 음악, 밝은 영화를 보면 오히려 더 우울해져요. 우울한 음악, 어두운 영화를 보면 오히려 치유가 돼요. 그림도 마찬가지예요. 슬픈 누군가 제 그림을 보고 위로를 받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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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개의 별


 세월호 사건 2주년 때 그린 그림이에요. 이 큰 아픔을 부족한 제 그림에 어떻게 하면 조금이나마 담아낼 수 있을까 고심하면서 그렸던 기억이 나요.  유가족들, 피해자들의 눈물이 그칠 때까지 기억하려 합니다.



2편에서 계속 됩니다.


[이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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