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7) 분청사기, 무늬에 깃든 마음 [전시,삼성미술관 Leeum]

글 입력 2016.07.14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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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청사기, 무늬에 깃든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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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청사기는 조선 초 약 200여 년에 걸쳐 제작된 자기의 한 종류이다. 고려청자의 제작 전통을 바탕으로 장식의 기법과 소재, 제작방법 등이 새롭고 다양하게 발전하면서 청자와 구분되는 개성과 특징을 갖춘 자기로 탄생하였다. 전통에서 새로운 길을 찾은 분청사기는 바라보는 이로 하여금 즐거움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아름다움을 갖추게 된다. 수백 년이 지난 지금 해학과 파격을 갖춘 분청사기의 현대적 미감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분청사기, 무늬에 깃든 마음>전은 분청사기만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미의 세계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장식기법별로 나누어 구성하였다. 전통적인 격식과 화려함, 새로운 변화와 친근함이 어우러진 분청사기를 통해 생동감 넘치는 한국미의 원형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전시소개 >


새로운 이름, 분청사기
  분청사기(粉靑沙器)라는 용어는 조선시대에 통용되던 것이 아니라, 20세기에 들어 새롭게 정립된 용어이다. 일제강점기에 분청사기는 일본인 학자나 다인(茶人), 골동품 수집가들에 의해 유래나 의미가 불확실한 ‘미시마테[三島手]’로 불리고 있었다. 미술사학자 우현(又玄) 고유섭(高裕燮)은 이에 반대하여 1941년 10월 조선일보사에서 발행하는 잡지 『조광(朝光)』72호의 「고려도자(高麗陶瓷)와 이조도자(李朝陶瓷)」라는 글에서 ‘분장회청사기(粉粧灰靑沙器)’라는 용어를 제안하고, 이렇게 부르는 것이 “그 특색을 잘 보이는 것”이라 하였다. 분청사기는 이 용어의 줄임말인 것이다. 즉, 분청사기는 그릇 표면 전체 혹은 일부에 백토가 얇게 칠해져 있고, 그 색이 회청색을 띠는 사기라는 의미로 청자나 백자와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이 분장임을 알 수 있다.
 
청자에서 분청사기로, 새로운 탄생
  분청사기의 가장 큰 특징으로 표면에 백토를 바른 것을 꼽았지만, 상감기법으로 장식된 분청사기는 백토를 칠하지 않은 것이 많고, 장식기법이나 태토, 유약의 색깔 등 그 특징이 고려 시대 상감청자와 동일하거나 유사하여 구분이 모호한 경우가 많다. 장식소재의 경우 시기에 따라 분청사기의 개성을 드러내는 경우가 있으나, 아직까지 고려 말기 상감청자와 조선 초기 상감분청사기는 명확하게 구분 지을 수 없다. 그래서 보는 이에 따라 청자나 분청사기 어느 쪽으로도 분류할 수 있다는 점은 분청사기 연구에서 커다란 과제로 남아 있다.

소박한 파격, 분청사기의 개성
  1460년대 후반 경기도 광주에 왕실용 백자를 제작하는 관요가 설치되면서, 관요 백자는 눈부시게 발전하였지만, 분청사기는 지역 민수품으로 그 성격이 제한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15세기 후반에 이르면 분청사기는 질과 장식이 거칠어지지만, 한편으로는 장식기법과 소재, 표현방법이 다양해지며, 백자의 영향이 반영되기도 한다.
 
현대미의 또 다른 이름, 분청사기
  분청사기는 질감이나 표현, 문양, 전체적인 분위기 등에서 현대미술의 미니멀한 양식이나 추상적인 표현과 흥미로운 유사성을 보여준다. 고려청자의 전통을 탈피해 점차 서민적 낭만과 파격미를 갖춰간 분청사기의 실험적 경향이 현대미술과 상통하는 공통분모를 만들게 된 것이다. 그래서 분청사기를 의식한 현대미술 작품이 아니더라도 시각적 동질감을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분청사기는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오늘날의 언어로 익숙하게 다가와 잊었던 우리의 내면을 일깨우고 있다.





분청사기, 무늬에 깃든 마음


일자: 2016.3.22~2016.08.07

시간: 화요일 ~ 일요일 10:30 ~ 18:00 (입장마감 17:30)
휴관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 연휴, 추석 연휴

장소: 삼성미술관 Leeum

티켓가격: 상설전시 티켓 소지자 무료
일반 10,000원 / 청소년 5,000원
경로, 장애인, 국가유공자 5,000원
디지털가이드(똑또기) 1,000원

주최: 삼성미술관 Leeum

 


문의: 02-2014-6901





< 상세정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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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청사기상감 연화학문 병
분청사기에는 고려 청자와는 다른 재미있는 문양이나 구성, 장식기법이 나타나는 작품이 다수 전해지고 있다. 이 병은 이러한 변화 과정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특히 장식 문양이 일품인데, 검은색과 흰색을 적절히 혼용하여 선상감을 했으며, 면상감으로 길게 늘어진 버드나무와 활짝 핀 연꽃, 목을 길게 늘인 채 무리 지어 있는 학의 모습을 그림 그리 듯 장식하였다. 구성도 독특하지만, 분위기가 매우 자유로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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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청사기인화 승렴문 자라병
윗면을 두드려서 납작하게 만든 원반형의 몸체에, 측면 한 쪽에 작은 나팔 모양의 주구(注口)가 달린 병으로, 보통 자라병이라 부른다. 편평한 윗면 중앙과 저부 굽 언저리에 연잎 문양을 상감하고, 윗면 가장자리에 인화 기법으로 크고 작은 국화문을 몇 개의 단을 두어 시문하였는데, 인화문 장식은 분청사기 최성기의 깔끔하고도 화려한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광택이 좋고 투명한 담록색의 유약을 고르게 입혔고 광택도 좋다. 당당하고 깔끔한 형태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전성기 분청사기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는 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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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 작품 3-XI-69 #130
작가 설명
한국 추상회화의 선구자 김환기의 예술에는 서양의 조형언어로 우리의 정서와 미감을 가장 조화롭게 표현하고자 한 일생에 걸친 노력이 담겨 있다. 1930년대에 일본에서 유학한 그는 미술대학의 아카데믹한 화풍보다 전위적인 기하추상 양식을 익혔고, 귀국 후에도 신사실파를 조직하는 등, 모더니즘을 바탕으로 한 한국적 추상미술을 추구하며 우리 미술의 현대화에 앞장섰다. 특히 김환기가 뉴욕에서 그린 말년의 ‘점화’ 연작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작가의 확고한 의지가 예술적으로 정점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업이다. 
 
작품 설명
그릇 표면에 도장을 찍은 뒤 백토를 채워 장식하는 인화 기법은 조선 15세기 전중반에 특히 유행하였다. 이 시기에는 문양의 크기가 작고, 간격도 치밀해져 더욱 단정하고 절제된 아름다움을 갖게 된다. 동일 문양의 반복은 분청사기 표면에 시각적 리듬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500년 후의 우리 현대 추상회화에서도 그 유사한 울림을 감지할 수 있다. 김환기의 이 점화는 무수한 점들로 이루어진 정연함 속에서도 변화와 역동성을 느낄 수 있어 옛 분청사기와 시대를 뛰어넘는 조형적 아름다움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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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청사기조화 조문 병
공처럼 둥근 몸체에서 푸근한 양감이 느껴지는 병이다. 분청사기 병의 주둥이는 나팔 모양으로 벌어진 것이 대부분이지만, 이 작품처럼 직립한 예도 일부 제작되었다. 몸체에는 귀얄로 백토를 두껍게 칠하고 선을 그어 문양대를 나누었다. 어깨에는 선문을 비슷한 간격으로 촘촘히 그려 넣었는데, 이 장식은 이전까지 장식되던 연잎이 간략히 변화한 것이다. 중앙에는 하늘을 날거나 땅으로 내려앉는 새의 모습을 과감하고 활기차게 묘사하였다. 몇 개의 간단한 선만으로 표현한 대범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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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청사기 상형제기
코끼리처럼 생겨 ‘상준(象樽)’이라 부르는 중국 고동기(古銅器)를 모방하여 제작한 제기로, 여름의 제사에 술을 담는 용도로 사용되었던 것이다. 몸체 위에 백토를 분장하였으나 표면을 잘 다듬지 않아 물레 흔적이 선명하게 드러나 보인다. 문양은 조화로 그렸는데, 등과 목에 대충 선을 그어 털을 표시하고, 엉덩이 부분에 거북이를 연상시키는 그림을 배치했다. 엄정하면서도 정갈하게 빚어진 백자 제기와는 다른 순박한 맛을 주고 있으며, 투박한 모양새와 대충 그려진 동화적인 그림이 조화로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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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청사기철화 모란당초문 호
몸체가 통형에 가까운 형태로 태항아리로 추정되는 호이다. 표면 전체에 귀얄로 백토를 얇게 발랐는데, 어깨보다는 하부를 더욱 얇게 칠해 무거운 느낌이 덜하다. 몸체 중앙에는 도식화된 당초문으로 연결된 커다란 모란꽃 두 송이를 앞뒷면에 철사 안료로 그려 놓았는데, 평면적이고 단순화된 문양이 매우 이채롭다. 철화 분청사기 가운데 유례없는 크기를 갖춘 기형에 독특한 문양 구성을 보이는 흥미로운 항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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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청사기 귀얄문 개합
뚜껑이 일체형인 합으로 형태도 좋고 예도 드물 뿐만 아니라 귀얄의 흔적에서 대범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뚜껑 위에는 연봉오리 모양의 꼭지가 달려 있는데, 별도의 분장은 하지 않았다. 그 아래로 뚜껑과 합신 전체에 두터우면서도 불규칙적으로 분장을 하였는데 붓 자국이 선명하여 좋은 장식 효과를 내고 있다. 단정하고 안정된 기형, 높은 굽과 붓질에서 느껴지는 시원스러움, 분장하지 않은 꼭지에서 느껴지는 변화로 인해 절제와 과감성이 잘 어우러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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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청사기 덤벙문 탁잔
다소 높은 굽이 달린 납작한 받침과 양쪽에 손잡이가 있는 작은 잔이 세트를 이루는 작품이다. 이 형태는 당시 제작되던 금속기에서 그 예를 볼 수 있어 금속기를 조형으로 하여 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잔과 잔받침 모두 덤벙 기법으로 백토 분장하였는데, 백토가 전면에 두텁게 씌워져 있어 마치 백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잔의 입술 부분이나, 손잡이의 끝부분은 백토가 흘러내려 어두운 흙이 드러나 보인다. 조선 16세기에는 백자의 사용이 확산되면서 분청사기는 백자의 조형미를 따르기도 하는데, 이 탁잔은 그러한 현상을 잘 보여주는 예이다.


[신예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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