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소] 생명의 가치를 더하다, ART제안 -3탄

글 입력 2016.08.1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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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이 더 중요한가, <생명:생명>

  경기에서 스코어를 셀 때 1:0, 2:3과 같이 ':(콜론)'을 사용합니다. 무엇과 무엇을 비교하고 승패를 나타내기 위함입니다. ART제안은 이 콜론을 생명에 들이댔습니다. <생명:생명>이라 이름지은 두번째 전시는 사람들에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던집니다. 사람과 그 이외의 생물은 대등한 생명을 지녔나요? 생명에는 어떤 가치가 있나요? 사람과 사람의 생명에도 계층이 있나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니 각각의 생명도 평등하게 1:1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한 경우를 많이 봐왔습니다. 자본 때문에, 이기적인 욕망때문에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명이 훼손되고 방치됩니다.

  ART제안은 생명의 훼손에 있어 우리 모두는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라고 말합니다. 삶의 근원적 가치인 '생명'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가 가장 성숙한 사회이고 정의로운 국가지만, 이 기조가 무너진 국가나 사회는 폭력적이고 비상식적이 됩니다. 잘못된 구조를 고발하고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ART제안이 전시 장소로 선택한 곳은 (구)질병관리본부의 동물실험실이었습니다.



​─ 특별한 전시 준비 @질병관리본부 동물실험실

  1963년부터 1981년까지 동물임상실험을 위해 사용되었던 동물실험실은 지금은 혁신파크로 이용되고 있지만, ART제안이 사용할 당시에는 미사용건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첫 번째 전시 이후 '생명 존중'에 대한 주제를 강도 높게 다루고자 한 ART제안에게는 적합한 장소였습니다. 인간의 건강과 편의를 위해 존재했던 동물실험실은 생명과 존엄과 실용성 사이의 잘못된 생각을 꾸짖을 기념비적인 공간이었기 때문입니다.

  동물실험실을 전시실로 꾸미기까지는 특별한 과정이 있었습니다.


2015.04.18 : 전시명을 '생명 대 생명'으로 결정
2015.06.18 : 서울 혁신파크 공모제 접수. 심사를 통해 장소 확정
2015.06.27 : 공간 점검. 평면도 작성
​2015.08.03 : 전시 공간 배치 계획. 현장에서 전체 작가들과 협의.
​2015.07.09 : 질병관리본부에 ‘이 공간이 병원균으로부터 안전하고, 위생적인 처리를 하였는가’를 확인
​2015.07.13 : 전기/수도 시설 정비
​2015.08.17 : 전체 작가들과 공간 물청소
2​015.08.20 - 24 : 작품 설치


  동물을 대상으로 병원균 생체 실험을 하던 곳이라 안전문제와 위생문제가 가장 심각했고, 이를 확인하고 해결하기 위해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 역시도 예술행위이며 메시지를 더욱 강하게 전달하기 위한 체험이라 생각하며 기꺼이 감당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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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끼실, 기니피그실, 발열 실험실, 사체 냉장고 등 각 실험방에 작가들의 작품이 설치되었고, 다른 단체와 협력하여 퍼포먼스도 이루어졌습니다. 꺼림칙하고 위험할 수도 있지만 외면하지 않고 준비한 결과, 특별한 공간에서 생명의 존엄성을 앞서는 사회의 인식과 구조를 비판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생명이라는 주제를 진지하게 해석한 <생명:생명>은 사람들에게 반성의 거울을 들이미는 전시였습니다.

  우리는 생명 훼손의 가해자이자 피해자입니다. 하지만 피해자 입장에서 출발하여 스스로가 가해자임을 인정하고 반성할 때, 우리는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ART제안이 꿈꾸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너무 거창한 질문입니다. ART제안은 故신영복 선생님 말씀대로 '변방으로부터' 작은 감동으로 감상자의 마음을 두드려 사회적 변화를 일으키고자 합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잃어버린 중요한 가치를 회복할 수 있는 우리의 미래가 되길 바랍니다.
  예술은 우리 삶의 풍요와 가치를 위한 수단이어야 합니다. 비판과 치유 등 다양한 모습으로 사람과 삶에 다가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 역할이 바로 ART제안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 다가오는 ART제안의 전시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ART제안의 노력은 올해에도 계속됩니다. ART제안의 세 번째 전시는 <전쟁과 여성인권>을 주제로 합니다. 위안부 할머님들을 포함하여, 전쟁 속 성폭력의 대상인 여성들을 위한 작품을 만듭니다. 여러 장르의 예술인들이 모여 전쟁과 여성인권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낼 것이며, 위안부 할머님들께 위안이 되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박수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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