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미학에 대한 의구심을 풀어내는 기획가, 이용준

글 입력 2016.09.1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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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예술계에서 전시와 공연은 하나의 콘텐츠로 소비된다. 콘텐츠 안에는 사람(배우/작가)과 작품, 시간, 공간이 복합적으로 담겨있다. 이러한 콘텐츠는 여러 매체를 통해 홍보되어 회자된다. 그러나 정작 콘텐츠를 기획하고 구성하는 기획자는 콘텐츠에 비해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전시의 홍보물에는 전시의 대상이, 공연의 홍보물에는 공연하는 배우와 시간과 장소에 대한 정보가 빛을 받을 뿐이다.

이렇듯 온, 오프라인 상에서 소식을 접하기 어려운 기획자분들을 찾아 재조명하기 위하여 "기획스케치”를 펼치게 되었다. 앞으로 기획스케치를 통해 다채로운 빛깔로 문화·예술계를 빛내고 있는 기획자들을 만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보고자 한다.



기획스케치 첫 번째 스케치 - 기획자 이용준

                                     



Q.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어떤 기획 활동을 하시는지요?

저의 작업은 기본적으로 미학에 대한 의구심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미학이 미술의 가치 판단을 독점한다는 말에 동의하며, 아티스트가 미적 선택에서 평등한 권리를 부여받는가에 대한 질문에 관심과 초점을 두고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결성! 골드광개토'와 '사랑할 수 없다면 미술 하지 마라' 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아래 링크를 참고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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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기획 활동 이외의 생활은 어떤 모습이신가요?

대학을 졸업한 후, 여러 기관에서 다양한 미술 관계자분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제 무지함을 절실히 깨달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기획 활동 이외에는 새로운 스터디 그룹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보리스 그로이스의 '새로움에 대하여'라는 아티클을 정리하면서 반미학 스터디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여행도 꾸준히 다니는 편인데, 금전적 여유가 없어서 한동안은 못 가고 있네요.


Q. 기획 활동하시면서 경험하신 에피소드를 말씀해 주세요.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가장 곤란한 것은 '어떤 확신을 가지고있는지'에 대한 문제인 것 같아요. 하나의 프로젝트가 시작됨과 동시에 두 가지 딜레마가 생깁니다. 첫째로는 작업에 필요한 리서치 자료를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프로젝트 자체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고요, 둘째는 예산과 시간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더 나은 기획을 준비하다 막상 어떤 액티브한 활동 한번 못 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에요. 이 딜레마는 항상 함께하는 팀원 간의 긴장과 유쾌하지 않은 에피소드를 조장하기도 해요. 과거의 활동은 개인에게 당연히 흑역사가 되기 마련이죠. 전 미술은 생각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크기변환_김성경 프레젠테이션2.jpg


Q. 기획자님에게 영감을 주는 것들은 어떤 것이 있나요?

보통은 프로젝트가 시작할 때마다 멤버가 유동적으로 바뀌는 편입니다. 새롭게 편성된 멤버들 간의 대화에서 개인적으로 많이 깨지고 새로운 영감을 받는 경우가 많아요. 프로젝트 기획에서 전반적인 두께를 만들어 가는 과정과 리서치한 자료 지식,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많은 토론을 하는 편인데, 이런 동료들과의 조언에서 가장 많은 영감을 받습니다.


크기변환_손지훈 프레젠테이션1.jpg


Q. 기획자님과 같은 길을 걸으려는 후배 기획자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시고 싶으신가요?

아직 조언을 받아야 할 처지기 때문에, 섣불리 어떤 제안을 하기에는 너무 많이 부족합니다. 최근에는 큐레이팅과 메이킹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어요. 재단에서도 정기 지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금 형태에 기획과 아티스트의 경계를 두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고요. 보통 기관이나 갤러리에 소속된 학예사나 큐레이터가 아닌, 저와 같은 사회 초년생 기획자에게는 재단의 지원금이 활동에 큰 동력이 될 것입니다. 때문에, 최근 기금 유형을 잘 파악하고 프로젝트를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향후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최근에는 서예원, 노정화 기획자와 함께 경기문화재단 북부 사업단에서 "북부 하이웨이와 업커밍시티"라는 주제로 전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또 아시아 컨템퍼러리와 미학으로 회귀하는 한국 현대미술에 대한 워크숍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Q. 작품 / 콘텐츠를 소개해 주세요.

최근의 미술은 소셜리 인게이지드 아트라는 이름으로 작품이 물질적 결과물로 나오는 것이 아닌, 행위적 실천으로 직접 관람자와 사회 집단에 개입하는 방식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결성! 골드광개토' 는 최근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작가(페미니스트, 건축디자이너, 사운드아티스트, 독립영화감독 등)를 초청하여, 작업을 직접 소개할 수 있는 셀프 마케팅의 자리를 만들고자 한 직관적인 아이디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큐레이팅과 메이킹 사이의 모호한 관계로 전복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실험적 태도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이 프로젝트는 큐레이팅임과 동시에 아티스트로서의 작업이었으며, 참여 작가들에게는 온전히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관람객에게는 동료를 찾으러 온 미술 관계자가 대부분이었는데, 각자의 기대와 역할, 목적이 다르고, 서로의 필요에 의해, 잠시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합집산 형태가 꽤 쿨하게 보였어요. 원하는 형태의 결과물이 나와 제법 만족했지만, 주변에서는 너무 대중적이지 않았느냐, 혹은 프로젝트명이 구렸다. 세속적이다. 라는 다양한 비판이 있어서 감동적인 프로젝트였습니다.


크기변환_쓰리섬크루 프레젠테이션1.jpg


Q. 소개해주신 작품 / 콘텐츠에 담긴 이야기가 있나요?

커뮤니티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한 '결성! 골드광개토' 는 생존이라는 현세대의 원초적 이념에 대한 실천이었어요. 예술 그룹을 결성하고, 제작한 프로그램을 마케팅하며, 프로젝트에 참여한 관람객을 카운팅 하는 행위를 통해 밀레니엄에 대한 기대를 상실한 현세대 아티스트의 생존 이념을 지켜보는 프로젝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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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트인사이트에 대한 한마디 /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트인사이트 독자분들은 미술에 종사하시거나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연이 된다면 함께, 재미있는 기획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더위가 끝나가는 여름밤
작가님과의 소중한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ART insight 이소연 PM
somang9431@naver.com


[이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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