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소] 문화예술공간으로 또 하나의 문화, 그리고 예술을 가꾸다
글 입력 2016.10.0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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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작한 이혹은 등장하는 이의이름, 날짜, 시간, 장소.이들의 공통점은 전시, 공연 혹은 연극 등 우리가 평소 즐기는 문화예술을 대표하는 포스터에 반드시 등장한다는 것인데요, 그 중에서도 이번엔 ‘장소’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전시나 공연, 연극 등의 문화예술 콘텐츠가 대중들 앞에 서기 위해서는 전시회장, 미술관, 공연장, 극장과 같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일반 대중의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 문화공간은 그림자와 같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문화예술과 언제나 함께하지만 그게 너무 자연스러운 나머지 종종 그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이처럼 문화예술의 보금자리가 되어주는 문화공간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만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술의 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처럼 처음부터 문화예술을 선보이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과 초기 그것의 목적과 용도는 문화예술과 거리가 멀었으나 오히려 그 특징을 살려 오늘날 문화예술를 담아내는 신선한 장소로 탈바꿈한 공간. 특히 후자의 사례는 세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요, 그 중 하나로 독일의 쿨투어브라우어라이라는 맥주공장을 들 수 있습니다.'문화 양조장'이라는 의미의 쿨투어브라우어라이는 원래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맥주 제조사 슐트하이스(Schultheiss)의 양조장으로 1887년 독일 베를린에 지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전쟁포로들의 노역이 이루어졌다는 혐의로 1967년 문을 닫게 되었는데요, 이후 20여 년 동안 방치되다 베를린 정부가 공장을 헐고 새 건물을 지으려하자 주변 젊은 예술가들이 개발을 반대하고 나섰고 결국 예술가와 건물 소유주, 정부가 협의를 거쳐 오늘날 문화공간으로서의 쿨투어브라우어라이가 되었다고 합니다.문화 양조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곳 쿨투어브라우어라이에서는 최신 영화 및 예술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과 콘서트홀, 야외공연장 등을 찾아볼 수 있으며 문화예술관련 사회적기업인 람바참바를 비롯한 여러 문화예술단체가 입주해있기도 합니다.재밌는 점은 쿨투어브라우어라이 내의 안내센터엔 '기계실', 악기판매점에는 '마굿간'과 같은 글자를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인데요, 여기서 기존 양조장의 모습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가져가고자 하는 이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한 레스토랑, 상점 등의 상업시설들을 안으로 들여오면서도 문화예술단체에게는 훨씬 저렴한 임대료로 공간을 내어줌으로써 문화 양조장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지금까지 기존 공간의 성격을 매력적으로 승화시켜 오늘날 문화예술공간으로 이용하는 예시로 독일의 쿨투어브라우어라이를 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공간을 비단 유럽이나 선진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움직임은 알게 모르게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으며 때로는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우리 주변에 존재하곤 합니다. 이에 10월 문.단.소는 본래 문화예술과 관련이 없던 장소를 문화예술을 위한 공간으로 가꾸어나감으로써 또 하나의 색다른 문화이자 예술을 만들어가는 이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참고문헌[반채은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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