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소] 존재에서 존재를 보다, ‘춤 창작집단 존재’-下편

인간 실존에 관한 문제를 중심 화두로 작업하는 무용 예술단체! '춤 창작집단 존재'의 문단소 下편입니다:)
글 입력 2016.10.2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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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한다는 것은 존재함을 느껴야만 알 수 있다.
예술을 통해 존재함을 느끼는 ‘' 춤 창작집단 존재’를 만나보자.


2013수정로고.jpg


 ‘춤 창작집단 존재’가 눈길을 두는 ‘존재’가 있다. 이들은 현실에서 만나는 사회적 문제를 ‘고전’을 통해서 새롭게 바라보고 해석한다. 언어의 기호학적 요소와 일상의 리서치를 통한 창작을 기반으로 사회적 불안의 해소와 치료적 역할을 자처하는 ‘춤 창작집단 존재’(이하 ‘존재’)다. 그런 면에서 ‘고전’과의 만남은 다소 특이하지만 그럴싸하게 이해가 간다. 고전이란 것이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교훈과 인간의 모습을 일깨워주지 않는가? 고전을 읽는 데 저마다 이유야 다르겠지만, 아마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 고전을 읽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고전의 특성은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새롭게 재해석 되곤 한다. 인간의 실존과 엮어서 표현된 ‘존재’ 속의 고전은 어떤 존재로 다가올까?



<정말, 아름다운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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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재해석한
'정말, 아름다운 일상' (좌-표지,우-포스터)


 ‘존재’가 재해석을 시도한 고전은 프란츠 카프카의 대표작 ‘변신’이다. ‘변신’은 어느 날 아침 눈을 뜨자 벌레로 변해있는 어느 세일즈맨의 이야기다. 벌레로 변하면서 주변 사람들로 받는 소외감, 스스로 느끼는 무기력 등 오늘날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게 없는 내용으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산 고전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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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고양호수예술축제, 문화역서울 284
11월 오픈스테이지 속 '정말, 아름다운 일상'


 그렇다면 ‘존재’의 변신은 어떤 모습일까? 이들은 ‘정말, 아름다운 일상’이란 작품으로 미니멀한 일상을 카프카의 ‘변신’으로 표현했다. ‘변신’에서, 전작 ‘화부’의 ‘카를 로스만’을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산업과 자본주의의 톱니바퀴 속에서 가족과 사랑이라는 인간의 본질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그레고르 잠자’로 변신 시킨다. 이때 ‘그레고르’의 변신은 그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시대적 현실에 대한 존재의 무의식적 저항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변모한 ‘그레고르’는 사회의 가장 기본 구성단위인 가정을 이루었다.
그럼에도 ‘그레고르’는 집을 나서면 여전히 버림받은 사회인이다. 조촐히 단칸방에서 시작한 이 부부의 일상은 점차 공간이 확장되어 가면서 서로를 외면하게 되지만, 마침내 부부는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서로를 위해 집의 공간을 확장하여 희망으로 달려간다.




 ‘존재’는 ‘변신’의 기본적인 흐름을 가지고 가되, 그들만의 생각과 의미를 덧붙였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문제를 고전보다 더 생생하게 풀어낸 것이다. 현대인의 모습을 솔직담백하게 표현한 ‘존재’의 ‘정말, 아름다운 일상’은 2013년 고양호수예술제에서 처음 선보이며, 그해 문화역 서울284의 11월의 오픈 스테이지로 선보이기도 했다. 총 3회에 걸친 공연은 약 700여명의 관객들 앞에서 ‘변신’의 재해석을 ‘존재’만의 스타일로 표현했다.



<고도에게 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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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반으로 창작 한
'고도에게 뛰다' (조-표지,우-포스터)


 ‘존재’의 무용극 ‘고도에게 뛰다’는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반으로 창작된 작품이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인간의 삶을 단순한 ‘기다림’으로 정의하고, 그 끝없는 기다림 속에 나타난 인간존재의 부조리성을 보여주는 사무엘 베케트의 대표작이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으로 부조리극의 정수로 평가받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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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에게 뛰다' 공연 이미지




 이들은 고도란 존재를 좀 더 적극적으로 찾아가고픈 바람에서 표현을 시작한다. ‘사회에 속한 우리가, 어느 때는 포조의 역할로, 또 어느 때는 럭키와 같은 역할로도 존재할 수 있다’라는 전제에서 발전 된 ‘고도에게 뛰다’가 되겠다. 그리고 여기서 멈추지 않고, 희망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잊고 지내던 어린 시절 꿈에 대한 기억을 찾고자 물음을 던진다. 이들은 우리가 잊고 있던 어릴 적 꿈에 대한 갈망은 곧 사회에 속한 개개인에게 한줄기 단비와도 같은 희망으 시작이라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평등했던 희망의 바램인 어린 시절 꿈을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작품에 빗대어 새롭게 창작한 ‘고도에게 뛰다’가 되겠다.

 이처럼 ‘존재’는 하나의 작품을 보더라도 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사회라는 눈을 통해 작품을 바라보고, 탐구자 혹은 전달자로서 끊임없는 물음을 던진다. 어쩌면 영영 풀리지 않는 질문일 수도 있겠지만, 이들은 물음을 던짐으로 존재를 느끼고 또 하나의 존재를 탄생시킨다.


손짓에서 피어나는 사회를 향한 ‘존재’의 물음과 도전은 오늘도 현재진행형이다. 
때로는 고전을 통해 세상을, 세상을 보며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춤 창작집단 존재’다.





'춤 창작집단 존재(Exist Dancing Project)'



[이다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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