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리

글 입력 2014.06.2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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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홍대를 좋아한다. 인파로 숨 돌릴 틈도 없는 거리도 있지만 바로 옆 골목만 들어가도 휑하니 인적이 드물다. 작고 예쁜 카페들이 많다. 이곳은 사실 평소에 그렇게 한적한 곳은 아니지만, 몇 미터 앞에 있는 별다방보다는 여유롭다.

 약속시간보다 먼저 도착했다. 그러는 법이 없는데. 마포도서관에서 책 한 권 빌려 읽었다. 햇살이 책갈피처럼 책 옆구리로 파고드는 나른한 오후였다. 한 사람이 떠나고 카페에 나만 홀로 남았다. 의자는 앉아있었고 커피잔도 비어있었다.

 빈자리는 그대로 비는 법이 없다. 사람이 없어도 잔상처럼, 흔적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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