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앙상블 선(Seon), 여섯 번째 이야기 "치유(Peace of mind)"

글 입력 2014.06.24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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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악기의 화려한 연주와 깔끔한 테너의 음색
그리고 그 속에서 누리는 삶 속의 여유
 
앙상블 선(Seon), 여섯 번째 이야기 "치유(Peace of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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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년 6월 23일 월요일, 금호아트홀에서 “치유” 라는 부제로 앙상블 선의 여섯 번째 이야기가 연주되었습니다.

  Laetus Ensemble 과 재학 중인 가톨릭대학교 내 클래식기타 동아리와 활동하면서, 2~4인으로 연주회 무대에서 직접 연주를 해보았을 뿐, 순수한 관객의 입장에 서서 이러한 연주회를 즐기는 것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졌습니다. ‘소수의 연주자가 꾸려나가는 공연은 그간 보아왔던 오케스트라와는 어떠한 차이점이 있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공연장 안으로 발을 살며시 내딛었습니다.

  연주회는 인터미션 15분을 포함해 약 100분가량 진행되었습니다. 연주가 시작되자마자 나오는 강약 조절에서부터 온 몸에 전율이 감돌았습니다. 바이올린과 비올라가 어우러져 뽐내는 강약조절의 향연에 감탄하며 두 손 모아 움켜쥐고, 연주자 분들에게 제 귀를 맡겼습니다.

  본래 故 김소월 시인의 “먼 후일” 이라는 시가 낭송되어져야 하나, 시 낭송이 진행되지 아니하여 약간 당혹스러운 감이 있었습니다만, 이는 본 연주회가 끝나는 시점에 연주자 분께서 연주회의 분위기가 너무 무거울 것을 염려하여 부득이하게 당일 날 삭제하게 되었다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앙상블 공연 중간에 삽입된 시 낭송은 어떤 느낌일지 내심 기대했던 저에겐 약간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1부에서는 중간시점에 연주되었으며, 2부의 시작을 알렸던 테너의 맑은 음색과 현악기에서 나오는 울림의 아름다운 조화는 “치유된다” 의 의미에 걸맞게 마음이 평온해졌습니다.
  1부에서 울려퍼진 테너의 소리는 밝고 경쾌한 치유함을 선사했다고 하면, 2부에서의 테너는 이와 반대로, 비장함이 담겨진 치유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1,2부 모두 테너 이후 바이올린 2대, 비올라 1대, 첼로 1대로 이루어진 콰르텟 연주가 이어졌습니다. 두 곡 모두에서 느껴지는 스케일의 화려한 향연에 넋을 잃고 연주회에 푹 빠졌습니다. 오케스트라에서 느껴지는 웅장함과는 다르게 연주자 개개인의 기량을 맘껏 뽐내면서 청중들의 귀를 사로잡는 속주의 향연! 이제 막 기타를 치기 시작한지 2년 남짓 되어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있는 저에겐 신선한 자극제로 다가왔습니다.

  악기와 하나 되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보여주신 연주자분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먼 후일
- 김 소 월(1902-1934)

먼 후일 당신이 찾으시면
그 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 때에 "잊었노라"

'개벽' (1922.8 수록)
[박민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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