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무한도전 '위대한 유산' - 역사를 노래하다 [문화 전반]

글 입력 2017.01.0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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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국민 예능인 무한도전에서 <위대한 유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나라가 어렵고, 혼란스럽기에 우리 국민들이 ‘역사’를 통해 희망을 얻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시작한 프로젝트다. 요즘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힙합이라는 음악장르를 통해 역사를 다루면서 많은 사람들이 좀 더 쉽게 역사에 관심을 갖고, 다가갈 수 있도록 하려는 목적이기도 하다. 처음 이에 대한 소식을 접했을 때 힙합 가사에 역사적인 내용이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어색하거나 따로 노는 느낌이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자칫하면 억지로 끼워 맞춘 느낌이 들어 지루하게 느껴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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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이러한 걱정은 역사와 힙합에 대한 고정관념(固定觀念) 때문이었다. 우리나라의 교육 특성상 역사 공부란 이름과 연도 하나하나 까지 달달 외워야하는, 단순히 시험을 보기 위한 지식처럼 여겨지다 보니 역사 속에 어떠한 지혜와 의미가 담겨있는지 깊게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또한 힙합에 대해서도 역사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미지가 있었다. 힙합은 무언가 세고, 강렬하고, 비판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힙합 또한 팔색조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음악의 한 장르라는 것을 간과했었던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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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이들의 기대 속에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를 담은 ‘쏘아’, 윤동주 시인의 이야기를 담은 ‘당신의 밤’, 역사 속 위인들처럼 살아가자는 포부를 담은 ‘처럼’, 독도에 대한 역사적 근거를 담은 ‘독도리’, 안중근 의사와 열사들의 입장에서 쓴 ‘만세’, 세종대왕에 대한 존경을 담은 ‘지칠 때면’ 이라는 총 6개의 곡들이 발표되었다. 방송을 통해 무대를 보면서 걱정이 무색할 만큼 역사가 힙합에 잘 녹아들었다고 느껴졌다. 어쩌면 교과서를 읽는 것 보다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인상적으로 잘 전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역사책만큼 세세한 내용을 담지는 못하지만 역사에 대한 현대인의 생각과 반성, 지금의 현실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가치가 있다.
 
 

비판이나 비아냥이 싫어 머뭇거리던 입가
뒤돌아 걸어가는 시대 뒤에 고개 숙인 내가 밉다
난 한국인 난 한국사람
근데 난 아직 두려워 촛불위에 바람

잃어버린 이름과 나라 없는 설움과
죄책감이 섞인 철인의 자화상
왠지 모를 위로 덕에
겨우 겨우 일어나 딛는 어린아이의 걸음마
오늘 밤은 어둡기에 당신이 쓴 시가 별이 돼
광장 위를 비추는 빛이 돼

개코, 광희 - 당신의 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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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곡뿐만 아니라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앞서 무한도전 멤버들과 가수들이 함께 역사공부를 하는 시간을 가진 것도 굉장히 의미 있었다. 일종의 강의 형식으로 진행되었지만 예능 속에서 강의를 하니 수업보다 더 재미있게 다가왔다. 위대한 유산 프로젝트는 우리가 잠시 잊고 지냈던 우리의 역사와 민족적 자긍심을 일깨워주었다. 또한 이를 통해 대중문화가 단순히 유흥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역사를 전달할 수 있는 하나의 매개체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셈이다. 무한도전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이처럼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줄 수 있는 다양한 컨텐츠들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시청률을 위해 자극적이고 소비적인 내용이 담긴 프로그램들 보다 훨씬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본보기 삼아 앞으로도 국민들에게 웃음을 주고,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들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송송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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