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당신의 고민은 무엇인가요?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문학]

글 입력 2017.01.26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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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가슴 속에 말 못할 고민 한 두 개쯤은 가지고 있다. 그것은 외모, 성격에 관한 것일 수도 있고, 미래에 관한 것이거나, 대인관계, 연애, 능력, 가정사에 관한 고민일 수도 있다. 이 고민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이유 또한 다양하다. 그 사실을 말했을 때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볼까봐, 혹은 나에 대한 편견이 생길까봐, 나의 고민이 다른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까봐, 나를 얕볼까봐….

 그런데 어느 마을 사람들은 이러한 고민과 걱정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만은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곳이 바로 <나미야 잡화점>이다. 작고 소박한 가게이지만,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편지 속에 꼭꼭 눌러 담아 나미야 잡화점에 보낸다. 모두들 처음에는 편지를 쓰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될까 걱정하고, 반신반의하며 편지를 보내지만, 결국에는 그 속에서 답을 찾고 자신이 내린 결정에 따라 삶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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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나미야 잡화점에서 고민 상담을 해주는 사람은 뛰어난 상담가이자 심리 전문가인 것일까? 책을 읽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빈집털이를 하려다 은신처로 나미야 잡화점에 들른 세 남자는 아동 복지 시설 출신에, 좀도둑질을 일삼으며 살아온 사람들이다. 하지만 우연히 나미야 잡화점에서 편지를 발견하고 그 편지에 답장을 해주기 시작하면서, 의도치 않게 나미야 잡화점의 상담가 역할을 하게 된다.

 그 편지는 과거에서 온 것이었기에 세 남자는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 알려주며 돕기도 하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다그치기도 하고, 따뜻한 말투로 희망을 주기도 한다. 그 내용이 다소 서툴고 앞 뒤가 안 맞고, 친절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별다를 것 없었던, 어쩌면 일반 사람들보다 부족할 지도 모르는 세 남자가 진심을 담아 쓴 답장은 편지를 쓴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어 주었다. 또한 반대로, 이 사실은 세 남자에게도 위로가 되었다. 자신이 아동 복지 시설에서 성장했다는 사실과 함께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자신감을 잃었던 세 사람이 감사편지를 받고, 누군가에게 희망과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답장을 받은 이들은 누군가가 자신의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주었다는 사실만으로 감동하고, 자신의 고민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하게 되었다. 자신이 진정 스스로에게 솔직했던 것인지, 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외면했던 것은 아닌지 말이다. 상담은 내가 고민하는 것에 대한 정확한 해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공감해주고, 스스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었다. 결국 어떠한 선택을 하든 내 인생을 이끌어 갈 주체는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나미야 잡화점 주인 할아버지께서 백지의 편지를 받고 쓰신 답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는 사람들이 보내는 상담 편지를 그가 얼마나 소중히 여겼는지 알게 해주는 부분이면서, 진정한 공감과 소통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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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송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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