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아프지 않게 해주는.

글 입력 2014.06.2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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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날이 있다.
눈을 뜨면 눈물이나고 눈을 감으면 상처가 코옥코옥 박히는.
 
이 날이 바로 그런 날이었다.
온몸에 힘이 없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놈의 멈추지 않는 눈물덕에 참 청승맞다는 표현이 딱 내꼴이었으리라.
딴에는 멍하니 울다 생각하다를 반복하게 힘들었는지 눈이 스르륵 감겼다.
 
콕.콕.콕.
 
갑자기 누군가가 나를 톡톡 치는 느낌에 눈이 번쩍 떠졌다.
조카 셋이 자고 있는 나를 빙 둘러싸고 한명씩 돌아가며 날 건드리고 있었다.
꺄르르 웃는 그 아이들을 보면서 또 다시 주책맞게 눈물이 나오던게 화근이었다.
아이들도 갑자기 당황해 서로 번갈아보다가
자기들 때문인 줄 알았는지 첫째가 자기 동생들을 대표해 사과를 하는 모습에 내가 더 미안해서 눈물이 멈출사이도 없이 더 왈칵 쏟아졌다.
 
'너희들 때문아니야. 그냥 고모 너무 힘들어.'
'고모 마음이 많이 아파서 그래요?'
'응. 마음이 아퍼.'
 
세 아이들을 안고서 애들보다 더 크게 엉엉 울어댔다.
그때 첫째가 우는 나를 한참 바라보더니, 조심스레 나를 달래려 입을 떼었다.
 
 
'고모. 있잖아요. 내가 커서 발명품을 만들어서 꼭 고모한테 선물할게요.
마음을 아프지 않게 해주는 기계 말이예요.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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