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 혼자 본다! - 혼공족의 시대 [문화 전반]

글 입력 2017.02.0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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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하는 것들이 유행하고 있다.


 혼자서 밥을 먹는 '혼밥', 혼자서 술을 마시는 '혼술', 혼자서 영화를 보는 '혼영' 등이 대표적인 예에 속한다. 과거에는 혼자서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영화를 본다는 것은 무언가 부정적인 느낌이 강했다. 특히나 서양에 비해 함께하는 문화가 강한 동양권의 경우, 혼자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좋은 인상을 주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자신의 필요에 따라 행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것으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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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또한 혼자서 하는 것을 즐겨하는 편이다.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도 여러 번 혼자 다녀왔고, 전시회나 연극도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기꺼이 혼자서 보러 간다. 콘서트의 경우 저렴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팬이 아니거나 음악 취향이 맞지 않으면 누군가를 억지로 끌고가기에는 부담스럽다. 전시회나 연극 등도 마찬가지다. 서로 마음이 맞아 같이 보러가면 좋겠지만 내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것을 맞춰서 보기란 쉽지 않다.

 실제로 이제는 혼자서 공연을 보는 '혼공족'이 늘고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보고 싶은 공연이 있을 때 연인 혹은 친구, 가족들과 함께 보러 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같이 갈 사람이 없거나 일행과 시간이 맞지 않으면 아쉽지만 다음 기회로 미뤘다. 혼자서 공연을 보러 가면 공연 전 같이 밥을 먹거나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어 쓸쓸하기도 하고, 공연을 보고나서 바로 이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을 공유할 사람이 없다는 아쉬움이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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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이제는 이러한 고민 없이, 보고 싶은 공연이 있을 때 당당히 혼자서 공연을 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나오는 기사들을 보면 1인 1매를 예매하는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앞서 말했던 것처럼 혼자서 공연을 볼 때의 아쉬운 점들을 상쇄할 수 있는, 혼자보고 싶게 만드는 장점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혼자 공연을 볼 경우, 보고 싶은 공연의 장르나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을뿐더러, 좌석을 선정할 때 한자리만 예매하면 되기 때문에 티켓팅을 할 때의 불편도 덜 수 있다. 또한, 공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누군가와 함께 공연을 보게 되면 일행이 신경 쓰이기도 하고, 잡담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 공연에 몰두하는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 과거에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말처럼 함께하는 집단주의적 문화가 자리잡고 있었다면, 이제는 우리나라도 점차 개인주의 사회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이러한 장점들 때문에 무조건 혼자 공연을 보고,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여건이 맞는다면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같이 공연을 보는 것이 또 다른 행복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남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들을 혼자서라도 마음껏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것에 대해 좋게 생각한다. 또한 문화예술계에서도 작품에 마니아 성향을 띠는 '혼공족'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나 기획 등을 통해서 새로운 방향으로 문화예술이 활성화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혼자라서 소외되고, 홀대받는 것이 아닌, 혼자라서 더 대우받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송송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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