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질문'으로 '차이나는' 세상 만들기 [문화 전반]

글 입력 2017.03.3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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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나는 클라스’는 얼마 전 JTBC에서 새로 시작한 시사/교양 프로그램이다. 평소 썰전을 즐겨보는 애청자로서, 첫 강연자로 유시민 작가가 출연한다고 해서 관심을 갖고 시청하게 되었다. 처음 이 프로그램을 접했을 때는 다소 가볍게(?) 느껴지는 제목과, 예능인들이 포함된 패널들의 구성을 보고 예능적인 요소가 강한 프로그램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차이나는 클라스 - 질문 있습니다’ 라는 제목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깊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



“질문은 모든 새로운 것의 시작”
 
기본적인 질문조차 허하지 않는 불통의 시대.
궁금한 것에 대해 묻지 못했고,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아무것도 몰랐기에 우리의 삶이 무너져가는 것도 몰랐다.
이제 교양을 위한 질문이 아닌, 생존을 위한 질문을 던진다.

 

 나는 이 글을 읽고 무릎을 탁 쳤다. 평소 JTBC가 프로그램을 잘 만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도 한 건 했구나 싶었다. 근래 우리 국민들이 국가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국민 의식이 조금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필요하다는 욕구를 느끼고 있었다. 차이나는 클라스는 부족한 그 2%를 채워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닐까 싶었다. 프로그램을 직접 보고 난 후, 내가 느낀 프로그램의 가치를 두 가지로 정리해보았다.
 
 첫 번째는 ‘질문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정서상 질문을 잘 하지 않는다.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때도, 강연에 가서 강의를 들을 때도 나서서 질문을 하는 이가 많지 않다. 요즘은 분위기가 많이 바뀌고 있지만, 아직도 대부분은 질문 해달라고 요청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어른의 말에 토를 달거나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용납되지 않았던 과거의 강압적인 분위기, 혹은 그것이 상대방에게 실례라고 생각하는 사고가 우리 문화 속에 깊이 배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것, 모르는 것에 대해 접하면서 궁금증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유시민 작가는 첫 방송에서 ‘뭐든지 괜찮으니 언제든지 질문하라. 질문을 하기 때문에 차이가 나는 거다.’ 라고 말했다. 제목이 ‘차이나는 클라스’가 된 이유다. 패널들이 앉은 자리 옆에는 질문을 할 수 있는 물음표 모양의 부저가 있다. 강의를 듣다가 궁금한 점이 생기면 언제든지 부저를 눌러 질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시청자들도 홈페이지에 주제에 대한 질문을 올릴 수 있어, 강연 끝 무렵에 강연자가 몇몇 질문에 대한 답을 해주는 시간이 있다. 과거 소크라테스가 질문을 하면서 답을 찾아갔듯이, 이 프로그램은 주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 하고, 계속해서 질문하면서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게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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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는 우리의 삶과 연관된 중요한 문제들을 다룬다는 점이다. 요즘 우리나라는 더 나은 사회가 되기 위한 진통을 겪고 있다. 그간 국가 운영에 무심했던 국민들조차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자신의 의견을 나타내고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갔다. 과거 우리 국민들은 나 한 몸 먹고 살기 힘겨울 만큼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그저 살기 위해, 앞만 보고 일해 왔다. 그렇게 대한민국은 국민들의 노력으로 유래 없이 빠른 성장을 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었다. 국가에 대한 관심은 삶의 저 편에서 주목 받지 못했다. 어차피 세상은 그리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나 하나로 인해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 촛불시위를 통해 우리는 국민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증명했다. 국민들이 더 많이 알고, 비판하고, 목소리를 내야만 한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모른다고 부끄럽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살기 위한 질문을 해야 한다.

 이 프로그램에서 다루는 주제는 대부분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것들이다. 1-2강에서 ‘민주주의’에 관해 다뤘고, 3-4강에서는 ‘국가’에 대해 공부했다. 아직 프로그램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앞으로 또 어떤 주제를 다룰지 모르겠지만, 다음 강연자가 전 헌법 재판관인 것을 보면 계속해서 중요한 주제들에 대해 다루지 않을까 싶다. 또한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강의 노트’라는 게시판이 있다. 이곳에 강의의 핵심만 간략하게 정리해 놓은 자료가 있어, 강의 내용에 대해 정리하고 싶을 때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TV 혹은 프로그램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여가 시간에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는 사람들도 있지만, 쇼파에 누워 TV를 켜고 채널을 돌리는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TV에서는 수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고, 우리는 무의식중에 그 정보들을 인지한다. ‘차이나는 클라스’는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았을 때, 편히 누워서 강의를 듣고, 공부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프로그램 초기이다 보니 룰이나 소통에 있어서 약간의 미숙한 점이 있기는 하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조금씩이나마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들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면서, 한뼘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조심스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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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송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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