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시즌 3 EP. 09 안녕하신가영 '단편집' 공연 리뷰

다정한 목소리, 섬세한 노랫말, 그리고 좋은 음악으로.
글 입력 2017.04.11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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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인] 시즌 3 EP. 09
안녕하신가영 '단편집' 공연 리뷰
(하나의 공연 둘의 시선)


다정한 목소리, 섬세한 노랫말,
그리고 좋은 음악으로.


안녕하신가영.jpg

 
 안녕하세요, 우.사.인.과 아트인사이트를 찾아주신 독자 여러분. 오늘도 반갑습니다. 다들 안녕하신가영? 오늘 저희가 보내드릴 리뷰는 지난 4월 9일에 있었던 안부형 뮤지션 안녕하신가영의 단편집 콘서트, 그 마지막 공연에 관한 글들입니다. 안녕하신가영의 음악이 궁금하신다면, 그녀의 공연이 궁금하시다면. 나연과 인수가 리뷰합니다.



나연, 리뷰하다


쉽고 좋은 음악, 안녕하신가영

 마종기 시인이 동생을 추모하며 쓴 '동생을 위한 조시'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형, 나도 잘 알아듣게, 쉽고 좋은 시 많이 써."

 더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쉽게 쓰인 시. 안녕하신 가영의 노래는 이런 면에서 마종기 시인의 시와 닮아있다. 쉬운 노랫말과 멜로디지만 결코 쉽지만은 않은 감정들을 전달하는 안녕하신가영. 3월 25일부터 3주 동안 매 주말마다 홍대 벨로주에서 안녕하신가영의 단편집 소극장 콘서트가 열렸다. 벨로주의 세 번째 장소인 홍대에서 열리는 마지막 공연이기도 했다. 안녕하신가영은 매일매일 다른 제목과 다른 셋리스트로 관객들과 만났다. 이번 공연에 얼마나 애정을 들였는지 느낄 수 있었다.

 안녕하신가영은 작년 한 해 동안 계절과 계절 사이를 노래한 네 곡을 차근차근 선보였다. 그리고 왠지 본인에게 힘든 곡이었다는 '그리움에 가까운'을 마지막으로 작업하며 한 장의 CD로 발매했다. 그 이후 첫 공연이었다. 안녕하신가영은 베이스와 보컬을 맡았고 기타, 드럼, 건반 세션과 함께 무대를 채웠다.


다시, 겨울에서 봄

 첫 곡은 사랑의 마음, 사람의 마음을 그릇에 빗대어 표현한 '그릇'이었다. '서투른 마음이 식을 줄 몰라 우린 조각나 버렸었지. 이젠 널 모두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은데'. 담담한 목소리에 첫 곡부터 가슴이 찡하고 울려와 입술을 깨물었다. '비를 기다려'를 이어 부른뒤 안녕하신가영은 첫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신가영에서 안녕하신가영을 맡고 있는 안녕하신가영입니다.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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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공연이라 그런지 유독 분위기가 좋다고 말하자 관객석에서는 더 큰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관객들의 함성이 터지는 순간은 정말 많았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안녕하신가영이 물을 마시는 타이밍이었다. 가수가 물을 마실 때 소리를 질러주는 팬들은 성시경, 아이유 이후 처음이었다. 가수와 팬이 서로 민망해하면서도 그 상황을 즐기는 모습이 귀여웠다. 팬들의 사랑은 입장 후 좌석에 놓여있던 플랜카드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간단한 이벤트 설명 종이와 함께 단편집 CD에 수록된 5곡의 이미지와 제목이 각각 적혀 무작위로 의자 위에 놓여있었다. 플랜카드 이벤트는 참여하는 관객에게도 보는 가수에게도 감동이었다.

 곡에는 운명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본인만 좋아하는 곡 같아 아쉽다며, 이 공연을 기점으로 이 곡의 운명도 바뀌길 바란다며 안녕하신가영은 '3시 15분'을 들려주었다. 그리고 모든 가사 부분이 끝나고 안녕하신가영은 무대 뒤편으로 사라졌다. 준비된 영상이 있는지 궁금해하던 찰나, 안녕하신가영은 '10분이 늦어 이별하는 세상'을 부르며 객석 뒤쪽 통로에서 나타났다. 3박자의 곡에 맞춰 관객과 하이파이브로 박자를 맞추며 더 가까운 자리에서 관객들을 만났다. 가수가 무대에서 내려오는 일은 흔하지 않고 쉽지도 않은 일이기에 자신의 음악과 공연을 사랑해주는 이들을 얼마나 생각하는지, 그런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기호 1번 안녕하신가영입니다'  말하며 선거 유세를 하는 것 같다는 농담도 잊지 않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안녕하신가영이 단편집과 함께 발매한 에세이의 부분 낭독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이어진 '그리움에 가까운'. 왠지 모르지만 작업을 하다보면 감정적으로 너무 힘에 부쳐 미루고 미루어왔던 곡이라고 했다. 그 장소에서는 몰랐지만 집에 온 뒤 이 노래를 들으니 전주가 정말 아프게 느껴진다. 그리고 마지막 공연에서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겨울에서 봄, 그리고 가을에서 겨울까지의 감정을 노래한 네 곡을 이어서 들을 수 있었다. 각각의 노래는 서로 다른 느낌을 지녔지만 이어서 들으니 무언가 완성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안녕하신가영의 곡들 중에서도 널리 사랑을 받는 '반대과정이론',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등을 들려주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우리는 남보다도 못한 사이가 되기 위해서'다. 누구보다 가까웠던 사이에서, 마주쳐도 인사하지 않는-어쩌면 하지 못하는- 사이가 되어버린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듯 목소리도 연주도 모두 묵직했다. 베이스와 기타 솔로가 돋보이도록 편곡된 버전이었는데 각 악기의 연주가 정말 슬프고 아팠다. 몇 곡의 떼창을 지나 앵콜에서는 '편지2(미발표곡)'와 '오늘도 굿바이'를 들을 수 있었다.


여러분, 오늘도 안녕하신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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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시간이 되는 시간동안 안녕하신가영은 흔들림없는 라이브와 연주를 보여주었고 관객들은 손바닥 전부를 부딪혀 마음을 한껏 담아 박수를 보냈다. 홍대 인디 씬에서 혼자 노래하며 연주하는 아티스트들은 점점 많아진다. 그 속에서 안녕하신가영은 조용히, 음악과 공연만으로 차츰차츰 '아는 사람은 아는' 좋은 음악의 아티스트가 되었다. 이는 그녀의 다정한 음색과 가사, 쉽고 좋은 노래 덕일 것이다. 솔직하지만 거칠지 않고, 부드럽지만 정확히 날아와 마음에 박히는 가사와 노래. 꾸미지 않은 음색으로 담담히 말하듯 차근차근 마음을 내보이는 음악. 앞으로도 안녕하신가영이 오랫동안 좋은 음악과 함께 우리들의 안부를 물어주길 바란다.

'여러분, 오늘도 안녕하신가영?'


 

인수, 리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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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삼 느껴지는 포근함과 함께 꽃이 피어나는 계절. 봄과 함께 우리에게 인사를 전하고자 찾아온 안부형 뮤지션이 있다. 바로 안녕하신가영이다. '겨울에서 봄. 봄에서 여름. 여름에서 가을. 가을에서 겨울. 다시 겨울에서 봄'. 계절의 사이사이를 잇는 주제로 5회에 걸쳐 진행된 그녀의 소극장 콘서트 '단편집'은 매 회차 색다른 구성과 연출로 너무나 완성도 높은 공연이 되었던 것 같다
  
 인디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분명 그녀의 음악을 접해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수많은 인디밴드들 사이에서도 항상 대형 페스티벌의 팬 투표에서 상위권에 오르는 라인업 단골손님이기도 하다. 매번 듣고 싶었던 그녀의 라이브였지만 이상하리만큼 기회가 오지 않았었는데 이날 안녕하신가영의 매력을 확실히 알게 된 듯하다.


  5회의 모든 공연이 매진되었던 만큼 공연장은 일찍부터 찾아온 관객들로 붐볐다. 사랑을 알리는 노래를 하기도, 이별을 전하는 노래를 하기도 하지만 안녕하신가영의 음악은 항상 누군가에게 메시지가 되고 힘이 되는 노래인 것 같다. 그 이유는 그녀의 음악이 가진 멜로디도 너무 인상적이지만, 많은 분들이 색다른 시각으로 감성적인 표현을 하는 가사들인 것 같다. 그녀가 직접 쓴 산문집이 있을 정도로 그녀의 가사에 특별함이 존재한다. 개인적으로도 혼자 떠난 해외여행 중에 플레이리스트에 담아 두고두고 들었던 안녕하신가영의 음악들이 떠올랐다.


 
안녕하신가영 – ‘10분이 늦어 이별하는 세상’ 中
 
시계가 없는 세상의 사람들은
약속을 할 때 이렇게 하지
내일 아침 해가 저기 저 언덕 위에 걸쳐지면
그때 만나자
혹시나 네가 조금 늦어도 
시계를 보지 않아도 돼 
혹시나 네가 오지 않아도 
내일 또 기다릴 수 있어서 좋겠다 

...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은 
10분이 늦어 이별도 하지 
시계도 숫자도 다 있는 
이곳에서 우리는 만나 사랑을 하지


 
안녕하신가영 -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中

눈을 뜨면 더 어두운 밤
눈을 감으면 환하게 빛나는 밤
쉽게 잠들지 못하는 밤은 항상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눈을 뜨면 네가 없어서
눈을 감아야 너를 볼 수 있는 밤
너를 생각하면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공연장 벨로주와 너무 어울렸던 안녕하신가영의 산뜻하고 밝은 모습으로 공연은 계속 진행되었는데, 단연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단편집’에 담긴 5개의 곡이었다. ‘그리움에 가까운, 인공위성, 우울한 날들에 최선을 다해줘, 어디에 있을까, 겨울에서 봄’ 이렇게 5곡을 쉬지 않고 이어서 들려주었는데, 그 음악들은 우리의 마음속에 각기 다른 풍경을 그려주었던 것 같다. 연출이 제한된 소극장에서도 너무나 보기 좋게 꾸며졌던 무대 자체도 좋았지만, 그녀의 음악은 단순히 듣고 느낀다는 것보다 그 멜로디와 가사들을 따라 마음속에 저마다의 그림을 그려나가게 만드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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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공연중에 있었던 ‘네가 좋아’, ‘순간의 순간’,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등에서 나온 아름다운 떼창들도 인상적이었고, 직접 무대에서 내려와 노래 박자에 맞추어 관객들 한 명 한 명과 하이파이브를 하던 그녀의 모습에서, 그리고 공연 후 사인을 해주며 관객들의 이름 하나하나를 기억하려 하는 모습에서, 팬들을 생각하는 그녀의 마음을 알 수 있었으며 그녀의 아름다운 노래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지 가늠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 주변에도 항상 자신이 가진 에너지로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가 한 명쯤 있을 것이다. 특별히 말을 잘하거나 외모가 수려하지 않아도 그 존재만으로, 자신이 가진 에너지로 남들을 기분 좋게 하는 이들이다. 내가 느끼기엔 안녕하신가영의 음악이 그러했던 것 같다. 사랑 노래이든 이별 노래이든 그 음악엔 항상 어떤 에너지가 있으며, 누구도 싫어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것들은 물론 안녕하신가영, 본인에게서 시작되는 에너지일 것이다.





다음 우.사.인.에서는
안녕하신가영과의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드립니다!



글 김나연, 선인수
사진 김나연


[김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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