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소] 연극 속의 라이브 영상, 새로운 시도를 하는 그들! '공동창작집단 가온'

글 입력 2017.05.19 13:33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내용 프린트
  • 글 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12631308_977057289048063_9118827061446233367_n.jpg
 

 영상이 활용된 연극, 우리는 종종 보았을 것이다. 우리에게 아직 생소한 장르인 ‘라이브영상연극’ 을 하는 단체가 있다. 바로 ‘공동창작집단 가온’이다. 이들이 하고 있는 라이브영상연극은 우리가 기존에 보았던 만들어진 영상을 활용한 방식이 아니다.

 배우가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함과 동시에 즉석에서 장면들이 만들어져 영상이 나온다. 관객은 라이브영상을 통해서 무대 위 작은 오브제까지 관찰하고, 배우의 시선을 함께 따라갈 수 있다.


IMG_1225.JPG
(왼쪽부터) 서현우(대표/연출), 김미형(프로듀서)


Q ‘공동창작’이기에 갖는 장점과 단점이 있을까요?

서현우- 본격적으로 활동한 것은 작년이고, 올해 2년차 정도 되었어요. 아직까지 공동창작이라고 말하기에 이른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공동창작의 이상적인 모습은 이전에 다른 곳에서 극단생활을 했을 때,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수평적인 관계로 함께 고민하고, 나아갈 수 있는 모습이에요. 

 모티브로 삼고 있는 것이 전 극단에서 작업했던 것 중 배우, 안무가, 한국의 조명디자인, 한국의 연출, 일본에서 온 무대디자이너, 호주에서 온 음악가, 말레이시아에서 온 퍼포먼스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각자 고민을 해와서 두서없이 한번 다 펼쳐보는 작업을 했었어요. 물론, 작업기간은 길어져요. 그리고 배가 산으로 갈 수도 있죠. 그러나 산으로 가는 과정을 잘 넘어가면 정말 멋진 시너지가 이루어지는 종합예술이 나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공동창작집단 가온도 그 길을 향해 가고 있어요.


Q 극 안에서 카메라를 사용하는 것이 독특해요. 이렇게 연출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서현우- 창단하게 된 계기가 오프대학로 페스티벌에서 ‘인생게임’을 올리면서 였어요. 저는 영상과 아예 거리가 먼 순수연극을 하던 사람이었어요. 빈 무대에 오브제 몇 개 가져다 놓고 배우 신체만 가지고 연극을 하는…. 저는 한 평생 이렇게만 연극했어요.
 사실, ‘인생게임’이란 작품을 할 때도 카메라를 오브제로 사용하려고 했어요. 작품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상징성을 갖는 오브제로 카메라를 가지고 놀아볼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카메라 한대를 가져와서 팀원들과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해보다가 각자에게 ‘너가 카메라를 들고 느낌 있게 찍어봐’가 되었죠. 그런데 영상이 굉장히 재미있더라구요. 관객들에게 잘 보이지 않는 무대의 미세한 부분도 보여줄 수 있고, 작은 움직임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고.. 그리고 프레임 속 세상과 프레임 밖의 세상과의 대립에서 오는 연극성도 있어서 카메라(영상)을 사용하는 것을 발전시키게 되었어요. 그래서 아예 영상이 중심이 되는 연극을 해보게 되었어요.


Q 첫 공연 날 관객 반응은 어땠나요?

서현우- 배우들한테는 내색을 하지 못했어요. 왜냐면 연출인 내가 하자고 했으니까 (하하)
 ‘괜찮아!우리 좋아’ 매일 이랬어요. 그렇지만 불안했어요. 경우에 따라 카메라를 든 배우가 연기중인 배우를 가리기도 하고, 무대 시야를 가리기도 하고…. 이렇게 해도 되나 긴가민가 했지만 연출로서 내심 시도해보고 싶으니까 배우들한테는 괜찮다고 했죠. 공연 전날까지 잠이 안 왔어요. ‘내가 잘하는 걸까?’, ‘공연이 이래도 되는건가?’ 이러한 불안감이 있었어요. 불안감을 가지고 딱 공연을 했는데, 반응과 시너지가 너무 좋았어요. 관객, 교수님들, 다른 연출가들이 신선하고, 젊은 감각적인 새로운 연극의 방향성을 보여준 것 같다는 말들을 해주었는데, 너무 듣기 좋았어요. 그 때부터 자신감이 생겼어요. (하하)


작품 <인생게임> 중 한 장면


Q 라이브영상연극을 사용하는 연극이 다른 단체에도 있나요?

서현우- 아마 한 번씩 영상을 쓰는 단체는 있어도 저희처럼 라이브영상연극을 주로 하는 팀은 거의 없을 거에요. 저도 ‘인생게임’을 하면서 장르를 알게 되었어요. ‘라이브영상연극’ 또는 ‘라이브시네마연극’이라고 하더라구요. 라이브영상연극의 선구자들을 찾아보며 뒤늦게 공부를 했죠. 공부를 하며 ‘아! 이게 단순히 나만의 객기가 아니라 이런 연극이 가능할 수도 있겠구나!’하면서 자신감이 더 생겼어요.

김미형- 영상을 쓴다고 하면 선입견이 있어요. ‘녹화된 영상 쓰겠지’라고 생각을 많이 하세요. 기회가 되어서 저희 연극을 직접 보신 분들은 ‘와, 완전 색다르다’라고 많이 말씀을 해주세요. 이 외적으로는 아직까지도 선입견을 갖고 바라보시는 분들도 많아요. 실제로, 영화를 보았을 때 느껴지는 감동과 연극을 보았을 때 느껴지는 감동이 복합적으로 담겨 더욱 시너지가 커요.

서현우- 오히려 기뻐요. 우리의 연극이 상상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니까. 우리가 아직 블루오션을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하하)


HanKu_151116271-78.jpg
작품 <인생게임> 중 한 장면


Q 관람객에게 보여주는 카메라의 영상과 극장의 모습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요?

서현우- 작품마다 다른 것 같아요. 단순히 영상을 가지고 오면 관객은 거부감을 느껴요. ‘난 배우를 보러 왔는데, 왜 카메라맨이 시야를 가리지?’이럴 수 있어요. 그게 아닌, 해석을 먼저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이 영상에 담긴 의미요. ‘인생게임’의 남자 주인공 퀴어만 교수는 인생을 바꾸려 해도 바꾸지 못해요. 자기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에 갇혀있기 때문에 쉽게 바꾸지 못하는 거죠.

 이런 것을 관객에게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프레임 안에는 교수가 바라보는 시각과 관객이 바라보는 전체 무대 시각의 괴리감을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퀴어만 교수가 첫 번째 여자와 결혼하는 장면에서 카메라 프레임 속 여자는 면사포를 쓰고 있지만, 전체로 보았을 때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지 않아요. 오로지 프레임에 담겨있는 부분만 웨딩드레스를 입은 것처럼 담는거죠.  결국, 프레임 속의 진실과 무대 전체의 진실. 이 괴리감을 프레임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보여주려고 했어요.


Q 처음에 카메라를 사용하자고 했을 때, 배우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서현우- 다행이 ‘인생게임’ 당시 젊은 배우들이었어요. 그 배우들이 아니었으면 못했을 것 같아요. 다들 ‘한번 해보자!’라고 말해주었고, 새로운 연극은 무엇일까에 대해 함께 방향성을 찾아보았죠. 저도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 연습 때마다 마인드컨트롤을 많이 하고 갔어요. 한 평생 해왔던 연극과는 다르니까. 계속 ‘이렇게 해도 되나?’이런 불안감이 있긴 했어요. 그래도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사람이 우리작품을 봐주신 것 같아요. 이제는 자신감을 갖고 계속 도전하려고 하죠.


Q 주로 영상공부는 어떻게 하세요?

서현우- 주로 선구자들의 작품을 많이 보죠. 공부하며 자신감도 얻고. 이론적인 것은 논문도 많이 봐요. 그리고 영화를 많이 봤던 것 같아요. 저는 아날로그적인 연극 성격을 가지고 가고 싶어요. 그래서 영상작업도 수작업으로 아날로그로 가려고 해요. 옛날 흑백영화들을 많이 봐요. 저는 작품을 통해서 ‘연극적인 영상이다’라는 느낌을 전달하고 싶어요.
 독립영화나 단편영화를 보면 오히려 연극적인 요소가 많아요. 영화에서 연극적 요소를 쓰면 호의적인데, 연극에서 영화적 요소를 쓰면 거부감을 가져요. 이것에 대해 불만이 조금 있어요.


Q 작품 ‘인생게임’ 처럼 공동창작집단 가온의 바꾸고 싶은 부분이 있을까요?

서현우- 아직은 2년밖에 되지 않아서 전진만 하고 있는 중이에요. 돌아보면 다 좋았어요. 배우들한테 모두 고맙고 그래요. 실험극에 가까운 작품을 과감히 자기 열정과 시간을 투자해서 해주는 것이 고맙죠.
 
 생각 나는 것은 제가 작년에 2인극 페스티벌에 나갔어요. 그 때 영상을 활용하고 싶었는데, 배우들을 설득시키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워요. 나이대가 있는 배우분과 함께 했는데, 그 분이 프레임 안에 갇혀있질 못 하시더라구요. 아무래도 지금까지 해온 연극과는 다르니까. 이걸로 의견차이가 있었어요.
 이 때 많이 서럽기도 했고 그랬어요. 결국엔 라이브영상연극은 하지 못했어요. 이때 ‘내가 더 많이 공부해서 설득했으면 어땠을까’ 라고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 때 이후로 ‘다음부터는 타협하지 말자’라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 것의 전제조건으로 제가 그들을 설득시킬 수 있을 만큼 공부를 많이 해야 하고, ‘무슨 일이 있더라도 한번 해보자!’ 라는 마인드가 있어야 하죠.


Q 작품 ‘인생게임’에서 남자주인공(퀴어만)이 기회가 주어졌는데도 불구하고 계속적으로 쉽게 인생을 바꾸지 못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서현우- 저도 ‘내가 다시 돌아간다면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 라는 것을 생각해보았어요. 바꾸지 못할 것 같아요. 그 이유는 저의 타고난 천성이 걸림돌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그런 말 있잖아요. 한번 헤어진 연인은 또 똑 같은 이유로 헤어져요. 퀴어만이 과거의 기억들을 계속 갖고 있는 것이 독이 되었던 거죠. 똑같은 상황이 다시 와도 퀴어만 한테는 항상 그때 했던 선택이 더 중요한거에요. 그래서 같은 이유로 반복 되는거에요.


Q 작품 ‘인생게임’ 에서 남자주인공과 달리 여자주인공은 미련 없이 인생을 바꿔요. 이렇게 두 주인공이 대비되게 연출한 의도가 있을까요?

서현우- 관객에게 통쾌함을 주고 싶었어요. 권선징악적인 성격을 담고 싶었죠. 퀴어만이 인생을 바꾸게 된 시작도 자신의 부인을 바꾸고 싶어서였잖아요. 계속 자신의 성격 때문에 바꾸지 못했고, 그 여자한테 남아있는 마음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에 계속 재결합이 되는 상황이 만들어졌죠. 특히 여자관객이 보았을 때 퀴어만은 나쁜남자죠. 그래서 마지막만큼은 ‘샘통이다.’처럼 유쾌하게 끝내고 싶었어요. 그리고, 100% 인생을 바꾸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누군가 강한 의지가 있다면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봐요. 그래서 그 여지를 여자주인공한테 둔거죠. 그래도 관객에게 통쾌함을 주고 싶었던 것이 가장 커요.


18519476_1377531509000637_9112055587281071182_n.jpg
작품 <꼰대> 포스터


Q 이번에 공연하는 작품 ’꼰대’에 대해 소개 부탁 드려요.

서현우- ‘꼰대’는 요즘 시국을 담고 싶었어요. 태극기 집회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보며 ‘저들은 왜 저렇게 맹목적이지?’, ’왜 저들은 대통령이 국민을 배신 했는데도 저러지?’ 라고 생각하게 되며 그들에 대해 궁금했어요. 격동의 세월을 지나쳐 오며 왜 이렇게 맹목적으로 되었는지 그들의 이야기들을 한번 들어보고 싶었어요.
‘꼰대’의 내용은 태극기 집회를 하는 할아버지가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이야기에요. 저도 그분들을 100% 호의적으로 바라보진 않지만, 적어도 그들이 왜 그런 생각을 가졌는지에 대해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 작품은 그들을 옹호 하자는 것이 아닌, 단순히 그냥 그들이 갖고 있는 가치관이 형성되기 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사람’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정치적인 내용도 없어요. 순수한 ‘인간’의 이야기에요.

김미형- 항상 믿고 보는 연출이다라는 생각으로 함께 일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저도 반대를 했어요. ‘왜 그들을 이해 해야 하지?’ 라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죠. 이후 대본이 나오고, 연습과정을 지켜보니까 누구를 이해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사람 이야기를 하는 거구나’를 느꼈어요. 판단은 관객이 하는거였죠. 결국엔 일반적인 우리의 부모님 이야기 였던거에요.





 공동창작집단 가온의 새로운 연극을 통해 관객이 더욱 많은 장르를 느껴볼 수 있게 되었다. 이들의 작품을 통해 이야기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해석하는 재미를 얻어갈 수 있다. 경험해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새로운 감동을 느껴보길 바란다.


공동창작집단 극단 소개

IMG_1178kkkk.jpg
(뒤 왼쪽부터) 홍은택 임근혁 서현우 김미형
(앞 왼쪽부터) 원미선 이현제 박민정


공동창작집단 가온은 패기있는 예술가 집단으로 일부 상업문화의 무분별한 확산으로부터 예술의 고유성과 분권화를 이루기 위해 2015년 창단되었습니다. 공동창작집단 가온이 지향하는 새로운 연극언어는 영화적 기법의 절대적 활용을 통해 연극이 가지고 있는 공간적, 디테일적인 한계를 넘어서 새로운 또 하나의 연극성을 발견하는데 있습니다. 이를 통해 예술성을 앞세운 난해하고 어려운 연극이 아닌 대중들이 보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중성과 보편성을 추구하고자 합니다.



공연 연혁

-2016년 11월 제16회 국제2인극페스티벌 <1+1> 76스튜디오
-2016년 10월 제15회 오프대학로페스티벌 <갈매기> (연기상 수상) 청운예술극장
-2016년 4월 서울연극제프린지 창공축제 <갈매기 The miseenscene> 청운예술극장 연습실
-2016년 2월 화학작용페스티벌 <인생게임> 예술공간 오르다
-2015년 11월 제14회 오프대학로페스티벌 <인생게임> (연출상,최우수연기상 수상) 청운예술극장


배우 경력사항

박민정
연극<갈매기> <결혼+전야> <24시청춘블루스> <브라이튼해변의추억> <기묘한가> <파수꾼> <완득이> <우동한그릇>

이현제
연극 <꼰대> <그녀의 이름은 첫사랑>
뮤지컬 <투란도트> <매의아들> <바람처럼 불꽃처럼>

홍은택
연극 <카르멘> <십이야> <칠수와만수> <북어대가리> <진흙> <그녀를 구하라> <브리튼> <클라운타운> <플라스틱휴먼>
단편영화 <똑같다> <기대미소를그리다> <내가너이길>
영화 <가려진시간> <박열>

원미선
연극<홍주성> <달링> <수업> <백돌비가> <플라스틱휴먼>
영화<거북이들> <플랜맨> <관상>

임근혁
연극 <플라스틱휴먼>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아트인사이트 (ART insight)
E-Mail : artinsight@naver.com    |    등록번호 : 경기 자 60044
Copyright ⓒ 2013-2018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