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문화원] 나조차도 잊고 살았던 내 모습은...

글 입력 2017.05.29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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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이란 사회에서 타인들과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존재기에 서로에 대한 배려는 필요한 미덕이라고 생각하였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탓일까? 배려를 넘어선 지나친 친절은 자신에 대한 부담으로 다가왔다. 가끔은 내가 하고 싶은 말 하면서 표현도 해야 하는데 나에게 너무도 어려운 일이 되어가고 있었다. 자신을 이렇게 힘들게 만든 것 역시 나 자신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2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점심에 중국인 동생들을 만나서 놀러 가기로 한 날, 두 번째 만났던 나에게 친구들을 소개해 주었다. 처음 보았는데 불편함 없이 다 함께 웃으며 밥을 먹고 몸짓 발짓 다 사용하면서 즐겁게 대화를 하였다. 신기하다. 한국이었다면 말 한 마디 한 마디 조심스러워 했을 내가 어느덧 적극적인 자세로 그들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네 친구가 내 친구고 
내 친구가 네 친구지"





  어릴 때 이상하게 친구를 너무 좋아했다. 다른 아이랑 놀면 질투가 나서 속상함을 자주 느꼈다. 내 옆에만 있어 주지 왜 다른 애랑 더 친해지려 할까? 지금 보면 괜한 걱정이었다. 그때 내가 친하게 지내고자 했던 친구들 현재까지 연락되는 애들이 없다. 이런 마인드로 어린 시절을 보낸 나에게 이것은 작은 트라우마로 남아있었다. 잊고 싶었던 과거……. 적어도 내가 아는 중국인들은 이와는 반대였다.  

  점심을 함께 먹었던 잠깐의 그 순간은 앞으로의 삶에서 방향성을 잡아주었다. 중국 생활을 하는 동안 만큼만 누군가의 딸이 아닌 누군가의 친구가 아닌 누군가의 언니 누나가 아닌 자신만을 위해서 지내고 싶었다. 한 번쯤은 의식하지 않고 나 자신의 진짜 참모습을 보고 싶었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졸업과 취업준비라는 사회적 압박 그리고 분위기 등이 나를 결정 하지 않을 그런 순간을 당시 중국에서 있을 시기라고 확신했다.

  내가 길을 걷다 음식을 사 먹어도, 냄새가 고약하고 맛없는 과일을 골라도, 혼자 자전거를 타도, 산책하여도 식당에서 혼자서 밥을 먹는다 하여도 누구도 눈치를 주지도 신경 쓰지도 않았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동안 날 누르던 무언가가 가벼워진 기분……. 이것은 나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닌 미래의 자신을 위한 소중한 시간을 투자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주한 문화원에 글을 기고하면서 했던 생각은....


나는 왜 이리 중국을 좋아하는 것일까?
 

  일본은 안가고 칭다오로 가겠다고, 비용 아껴서 중국에서 2배로 먹고 오겠다고 그랬던 나를 지인들은 참 신기하고 이상하게 바라보았다. 사실 나도 왜 이리 중국을 좋아하는지 몰랐다.

  글을 기고하면서 한 가지는 확실해졌다. 오늘의 나를 완전히 만들어 준 것은 중국에서 알게 된 소중한 인연들 그리고 오직 나만을 생각했던 자기애였다고….




윤혜수 네임택.jpg
 

[윤혜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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