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행복한 세계 술맛 기행

글 입력 2017.06.26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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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세계 술맛 기행
- 일본 최고 맛객의 음주 충동 -


술맛기행 평면표지.jpg



최고의 술과 안주를 찾아
지구 한 바퀴






<기획노트>


"무한대로 존재하는 술을 마시며 돌아다녔고 그에 어울리는 다양한 요리를 먹었다. 품성이 좋지 않은 여자의 유혹에 넘어간 순진한 남자처럼 정신없이 마셔댔다. 카메라와 렌즈를 팔았다. 카메라맨이 카메라와 렌즈를 판다는 것은 무사가 칼을 버리는 것과 같지만, 그 정도로 술이 고팠다."
-니시카와 오사무


*
혀와 몸이 기억하도록 마시고 또 마신다


세계에는 나라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술과 술안주가 있다. 계단식 밭의 돗자리 위에서 주고받는 인도네시아의 야자주나, 스웨덴의 세계 제일의 악취나는 통조림과 아콰비트, 포르투갈 해변에서 만끽하는 정어리구이와 레드와인, 서부극을 흉내 내서 단숨에 털어넣는 미국의 버번, 오래될 수록 깊은 맛이 나는  중국의 소흥주, 아버지가 좋아했던 은어젓갈과 니혼슈가 불러일으키는 추억…. 이 책에는 풍부한 사진과 함께 40년간의 명주여행의 기록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특히, 다른 나라의 식생활문화를 우선 받아들여 몸소 체험하는, 저자의 적극적인 사고방식과 도전정신 덕분에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독자들은 신선한 충격과 아울러 색다른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부화 직전의 오리알이든, 벌레가 우글대는 야자술이든 그것을 먹고 마시는 사람들이 있다면, 저자도 직접 그것을 먹고 마신 후에 그 맛을 기술한 다이내믹 맛 견문록이다.

와인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을 얻기 위해 마시기 전에 라벨을 읽고 연대, 산지, 생산자 등등을 노트에 기록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한 잔, 두잔 들이켜며 음주에만 집중하게 되고 혀나 몸이 기억할 수 있도록 마시고 또 마시며 감별력을 키운다. 먹고 마시는 것 자체를 사랑하고 즐기는 저자의 캐릭터가 그대로 글속에 반영되어 있다. 저자는 세계 각국의 여행담과 술의 얽힌 추억을 유니크한 필치로 풀어내고 있는데, 요리․문필․화가․사진작가로 활동하며 감각을 벼려온 저자의 내공이 만만치 않음을 느낄 수 있다.


"수면에서 수많은 날벌레들이 날아다니고 송어가 그 날벌레들을 쫓아 수면을 가르고 튀어오르고 있었다. 송어 낚시를 하면서 스코틀랜드 스카치를 한 잔 마시는 것도 꽤 괜찮은 추억이 될 것 같았다. (22p)"

"런던에 도착하는 순간, 주저하지 않고 퍼브(Pub)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그다지 시원하지도 않은 비터 1파인트짜리 컵을 움켜쥐고 단숨에 들이켰다. 그리고 한 잔 더! 그것도 카운터에 기댄 채 단숨에 들이켰다. 옆에 있던 남자가 놀란 표정으로 바라본다. (25p)"

"25년이 지난 아와모리 소주도 맛을 볼 수 있었다.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까. 물처럼 가벼운 투명감이 아니라 인공적인 손길이 더해져 만들어낸 투명감이 느껴진다. 그 때문인지 가벼움과 예리함과 순수함이 동시에 존재하는 묘한 맛이 풍긴다. 그리고 몸속으로 퍼지는 순간, 뿌듯한 충족감이 온몸을 감싼다. (152p)"

"접시 위에서는 짧게 토막이 난 낙지의 다리가 한 마리 긴 애벌레처럼 여전히 꿈틀거린다. 블랙유머 같은 느낌이 든다. 이렇게 신기한 음식은 본 적이 없다. 살아 있는 도미 회나 홍콩에서의 생새우 회도 멋진 경험이었고 가나자와에서는 그릇 안에서 헤엄치고 있는 투명한 빙어를 산 채로 먹어본 적도 있지만 그보다 몇 배는 더 유머를 느끼게 하는 음식이다. (179p)"

"쉬익, 착, 꿀걱, 바텐더도 기분이 좋아 보였다.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준다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아, 기분 좋다. 정말 유쾌하다. 여섯 잔째를 비운 순간, 나는 보디에 강력한 일격을 맞은 것처럼 남자들의 팔꿈치에 의해 깨끗하게 닦여 있는 카운터에 그대로 엎어지고 말았다. 젊었던 시절의 이야기다. (229p)"


아시아편에서는 그 누구와도 친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유럽편에서는 촉촉한 애수가 흐르며 미국편에서는 희로애락이 뚜렷하게 느껴진다. 아시아, 오세아니아, 유럽, 미국, 한국 그리고 일본 등지에서의 체험을 리얼하게 묘사하고 있어 독자들은 읽는 동안, 마치 저자와 동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만약 애주가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세계의 술을 몽땅 마시고 싶어 환장할 것이고 여행에 미친 사람이 읽는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보따리 싸서 공항으로 향할 것 같다. 전염성이 높고 기묘한 설득력을 가진 글들! 삶의 여행기담이다.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면서 혀로 느끼고 몸으로 즐기는 여유로운 삶보다 더 부러운 건, 아마도 그의 자유로운 영혼이 아닐까!


*
마시지 않아도 행복한 음주 충동
매력적인 묘사


파리의 바에서 서서 마시는 리카르, 로마의 트라토리아에서 배가 터지도록 식사를 한 뒤에 유혹에 못 이겨 들이켠 그라파, 런던의 퍼브로 뛰어 들어가 정신없이 들이켠 1파인트의 비터 맥주, 밀라노에서 할머니에게 배워 부인과 함께 만든 민들레 술, ‘약간 목을 축였을 뿐인데도 뭄이 저리는 듯한 느낌’이 오는 그리스의 우조, 갓 잡은 송어와 궁합이 잘 맞았던 캐나다 위스키…. 술에 대한 묘사도 실로 멋지기 그지 없다.


"목구멍을 넘어갈 때에는 우유를 먹는 듯한 감각이지만 잠시 지나면 위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하면서 피로가 사라진다" (스코틀랜드-스카치)

"시큼하면서 시원한 맛과 함께 발포주의 강렬한 자극이 느껴지는 술이다. 그리고 달착지근한 맛도 함께 어우러져 정말 맛이 좋다." (한국-막걸리)

"글라스에 따라 빛에 비추어 보니 루비를 쥐어짠 붉은 액을 모아놓은 듯하다." (포르투갈-포르토 와인)


마셔 본 적이 없는 술도, 아니 술을 마시지 않는 분들이라도 자기도 모르게 강렬한 음주 충동을 느끼게 만드는 매력적인 묘사다.


*
술안주는 마음을 보양해 준다


4살 때 위스키를 마시고 병원에 실려갔으며, 초등 4학년 때 설날 마시는 세주(歲酒) 맛을 알았다. 고등학교 들어 전골을 안주삼아 한 되 들이 술을 마셨다. 성인이 되어서는 술에 어울리는 안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돈이 떨어질 때까지 마시다 무사가 칼을 버리듯 카메라와 렌즈를 팔고 술을 마셨다. 오랜 경험을 통해 저자는 술 마시는 법, 술을 사랑하는 법, 술을 제대로 마시는 법을 터득하였는데, 그것은 "안주가 맛이 없으면 오히려 술 쪽이 맛있는 것처럼 느껴져 과음을 하기 쉽다. 그러니 반드시 술에 어울리는 안주를 곁들이라!"

'안주가 있어 술도 있다'는 그의 술철학이 이 책의 밑바탕으로 흐르고 있다.

"밥반찬은 몸을 보양하기 위한 것이다.
술안주는 마음을 보양해 준다.
술안주는 밥반찬과 다르다.
술안주는 술맛을 도와준다.
안주가 있어야 술도 있다.
잔들 비우고 안주를 집는다.
술만 몇 잔씩 들이켜면 혀가 마비된다."

요리연구가이기도한 니시카와 씨는 술에 어울리는 안주를 감별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우리는 이 지방 햄과 양상추를 끼워넣고 잉글리시 머스터드를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듬뿍 바른 샌드위치와 스카치 병을 손에 들고 히스 언덕 아래로 흐르는 강을 향해 나아갔다." (스코틀랜드-스카치)

"젓갈을 더 삭힌 듯한 강렬한 맛, 게다가 엄청나게 짜고 맵다. 나는 아콰비트를 한 모금 들이켜 입 안의 냄새를 제거했다." (스웨덴-아콰비트)

"눈앞에 놓여 있는 검붉은 라압을 집어 입 안에 넣는 순간, 귀 뒤쪽에서 불꽃이 터지는 듯한 감각이 느껴졌다. 나는 서둘러 다른 접시에 담겨져 있는 오이, 양배추, 그리고 팍치를 입 안에 쑤셔 넣었다. 그리고 즉시 메콩위스키를 입 안으로 흘려 넣었다." (타이-메콩위스키)

"찐 오리알의 가벼운 유황냄새와 간의 고소한 맛이 느껴진다. 찔 때에 배어 든 즙과 느억맘이 섞여 썩 괜찮은 맛이다. 아니, 최고의 수프다. 빗론은 상상 이상으로 맛있다. 아, 또 먹고 싶다. 비아 허이를 마신다. 도수가 정말 약하다. 이스트균의 향기가 희미하게 풍기는 하지만 어딘가 부족한 느낌이다." (베트남-비아 허이)


아시아 편에서는 비위가 상하는 장면이 눈에 띄기도 하지만 그 나라 사람들이 먹고 마시는 대로 마시고 즐기는 저자의 체험담을 따라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술 한 잔을 걸친 듯한 기분으로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행복한 세계 술맛 기행
- 일본 최고 맛객의 음주 충동 -


글, 사진 : 니시카와 오사무(西川治)

옮긴이 : 이정환

펴낸곳 : 나무발전소

분야 : 여행에세이

규격 : 신국판 무선

쪽 수 : 266페이지

발행일
2011년 3월 2일

정가 : 13,000원

ISBN
978-89-962747-6-6(13980)




문의
나무발전소
02-333-1962





저자 소개


니시카와 오사무
(西川治; Nishikawa Osamu)

1940년 와카야마현(和歌山縣) 출생. 와세다(早稻田) 대학 중퇴.

사진가․문필가․화가․요리연구가로 60권 이상의 저서가 있다.
『한식한채대전』, 『마리오의 이탈리아요리 전 6권』, 『이탈리아 반도 ‘음식’의 방황』, 『즐거운 식사, 즐거운 땀방울-한식체험』, 『쾌락남의 요리-내장』, 『쾌락남의 요리-힘줄』, 『세계 아침식사 기행』, 『술이 있기에 안주가 있고 안주가 있기에 술이 있다』, 『남자, 주방을 즐기다』 사진집으로 『바라보는 개』, 『miao』등이 있다.


옮긴이 : 이정환

전문 번역가. 경희대학교 경영학과와 인터컬트 일본어학교를 졸업, ㈜리아트 통역 과장을 역임했다.

주요 역서로 『손정의 21세기 경영전략』,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인간경영』, 『오다 노부가와의 카리스마 경영』, 『적을 경영하라』, 『도쿄대학 학생들은 바보가 되었는가』, 『준비된 행운』, 『면역혁명』 등 다수가 있다.



추천의 글


네 살 때 처음으로 술을 마시고, 직업이 사진가라면서 카메라를 팔아 술을 마시고, 밀라노에 체류했던 단 500일 동안 무려 1400가지의 비노(아탈리아 와인)를 마신 사람. 소주와 막걸리의 맛을 한국인보다 더 운치 있게 묘사하는 멋쟁이 할아버지. 40년 동안 세상의 거의 모든 술을 마신 남자, 니시카와 오사무. 천진난만함 그 자체로 그는 진정한 주당이다. 술에 관한한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열정을 가진 그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가슴 속으로부터 뭔가가 강하게 치밀어 오른다. 자유롭고 멋진 인생에 관한 동경, 바로 그것이다.
-김성신(출판평론가)

이 대가의 음식 비평은 등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게 만든다. 전세계를 돌며 체험한 맛의 신천지를 고스란히 우리에게 전한다. 음식에 관한 맛 비평이 유행인데,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서 고작 "대박이야!"밖에 외칠 게 없는 당신이라면, 니시카와 씨의 음식과 술 접근법을 배워도 좋겠다. 그리스 우조에 곁들이는 문어요리, 비오는 베로나에서 마시는 마티니, 지상 최악의 음식이라는 스칸디나비안 정어리절임에 독주 아콰비트를 곁들인 통쾌한 목넘김이 절묘한 까닭 등이 쉼없이 펼쳐진다. 까칠한 게 대세인 요즘, 인류 문명의 아름다운 소산인 지역 음식과 술에 대한 저자의 따뜻한 시선이 더욱 가슴에 꽂힌다. 또한 한국 포장마차에서 맛본 산낙지 체험기는 진정한 음식 애호가의 질박한 시선이 들어 있어 더욱 반갑다. 누구도 이 책을 단숨에 읽어내지는 못할 것이다. 갈피마다 샘솟는 당신의 강렬한 음주 충동을 어찌하리.
-박찬일(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차례>


프롤로그 수줍은 남자의 40년 술사랑 이력


제1장
유럽 편-스콜! 슬론체! 상테!

스카치를 마시며 송어 낚기-스코틀랜드*스카치(Scotch)
퍼브에 죽치다-영국*맥주(Bitter)
쓸쓸한 우유빛깔, 리카르-프랑스*리카르(Ricard)
오늘 저녁 키스는 사양-스웨덴*아콰비트(Aquavit)
그리스 감색 바다, 문어와 우조-그리스*우조(Ouzo)
타파스는 셰리와 함께-스페인*셰리(sherry)
정어리 1다스는 13마리-포르투갈*와인
가슴 밑바닥에서 끓어오르는 노래 ‘파두’를 들으며-포르투갈*포르토(Porto) 와인
피에타처럼 투명한 그라파에 곤드레만드레-이탈리아*그라파(grappa)
가죽부대를 들고 한손으로 들이켜다-이탈리아*와인
베니스는 비-이탈리아*드라이 마티니(Dry Martini)
민들레 술-이탈리아*민들레 술(Dandleion Wine)
혀와 몸이 기억하도록 마시고 또 마신다-이탈리아*와인


제2장
아시아 편-건배! 요우! 마부헤이!

고압전류가 흐르는 듯한 라압의 여운-타이*메콩위스키(Mekong Whiskey)
바나나 숲속 센미 음식점-타이*라오 카오(Lao Khao)
무더운 방, 안타까운 거리감-필리핀*산미구엘(San Miguel)
꿈틀거리는 하얀 벌레와 함께 야자주를 "꿀꺽!"-인도네시아*뚜악(tuak)
부화 직전의 오리알 ‘빗론’을 먹다-베트남*비아 허이(Bia Hoi)
코끝이 찡, 독쏘는 맛이 일품 베트남 쌀 막걸리-베트남*르우껑(Ruou can)
술 익는 마을 오키나와 아와모리의 풍요로움-일본*아와모리(泡盛)
염소찌개는 정말 맛있어!-일본*워커(Walker)
장마철에는 소금뿐인 우루카-일본*니혼슈(日本酒)
나도 "막걸리"하고 외치고 있었다-한국*막걸리
생일날 꼭꼭 씹어먹은 산낙지회와 미역국-한국*소주
마귀를 쫓는 술, 마유주-몽골*마유주(馬乳酒)
노주 향기 가득한 곳, 소흥을 가다-중국*소흥주(紹興酒)
왕희지의 ‘난정’은 소흥에 있다-중국*소흥주(紹興酒)


제3장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편-치어스! 비바비바! 살루!

"파티에 오십시오"-오스트레일리아*맥주
3년 만의 재회, 5분 간의 침묵-뉴질랜드*와인
간발의 틈을 주지 않고 마신다-미국*버번위스키(Bourbon Whiskey)
커다란 글라스, 세 개의 빨대-미국*마가리타(Margarita)
맥주에는 감자튀김이 최고-미국*맥주
갓잡은 무지개송어로 푸짐한 안주를-캐나다*위스키(Whiskey)
마실수록 마음이 가라앉는 '카바의식'-피지*카바(Kava)


에필로그-맛있는 술과 안주가 인격을 육성해 준다
추천의 글-세계 술맛에 취하다-우메다 미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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