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My Body, My Choice [문화 전반]

글 입력 2017.06.2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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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외적인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우리 사회에서 여성과 ‘아름다움(美)’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현대 사회에서 여성의 몸과 얼굴은 끊임없이 타인에 의해 평가되고, 여성 스스로가 자기검열을 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있다. 이렇게 사회적으로 규정되어진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은 젊음과 나이 듦, 날씬함과 뚱뚱함, 예쁨과 못생김 등등 극단적으로 ‘미’에 대한 단어를 개념화하고, 경계를 구분지음으로서 더욱 여성의 아름다움을 세분화하여 평가한다. 또한 그렇게 평가당하는 시선을 의식하는 여성들은 언제나 우월감과 열등감을 동시에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는 사회적 숙명을 당연하게 요구받고 있다. 특히나 20대 여성의 경우 젊은 시기에 외모를 꾸미지 않는 것은 자기 계발에 게으른 사람이라고 여겨지며, '아름다움'에 대해 더욱 가혹한 잣대가 들이대어 진다. 어쩌면 이렇게 아름다움은 여성에게 있어 생애의 족쇄가 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남성에 비해 더욱 세분화된 여성에 대한 '아름다움'의 기준들, 이상적인 기준을 학습하게 하는 각종 SNS와 대중 매체들. 그리고 '아름다움'만이 여성의 경쟁력이라는 담론에 스스로 편승하게 되는 여성들의 모습. 오늘날 많은 한국 여성들이 마주한 현실이다. 성형, 시술, 다이어트 등 쉽게 이상적 아름다움에 도달할 수 있는 장들이 많아진 만큼, 여성은 아름다움에 대한 소비의 주체가 되도록 강요받고, 순응하기도 한다.

이 책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는 아름다움의 신화를 이용한 정치적, 상업적 음모와 흠 없는 미인이라는 사회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정신과 신체가 파괴되어 가는 여성들의 현실을 담고 있다. 요즘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읽게 된 책인데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까지, 사회와 대다수의 사람들이 기존에 요구받았던 '아름다움'에 대한 상식적인 관념들, 가치들에 대해 생각을 뒤바꿔주었다.

우리가 평소에 흔히 쓰는 ‘예쁘다’라는 말은 칭찬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사실 ‘예쁘다’라는 말 또한 개인의 기준에서 누군가를 평가하는, 언어 그 자체로서 권력을 가진 폭력적 언어였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이전의 나, 그리고 여성 대부분은 “예뻐야”한다는 것을 매우 당연하게 여기면서도 ‘왜’ 예뻐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은 “그저 예뻐야 하니까”였다. 그러나 결국 현대의 아름다움의 기준과 그에 대한 시각들은 학습된 문화적 구성물의 결과일 뿐이었다. 그렇게 여성에게 차별적으로 작용하는 요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여성들이 이에 반기를 들지 않는 이유는 여성의 경쟁력을 ‘아름다움’에서 찾는 것에 대한 암묵적 동의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여성은 아름다움 신화의 인질로 전락해버렸던 것이다.


“진짜 문제는 여성이 화장을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몸무게가 늘고 줄고, 수술을 하고 안 하고, 옷을 차려입고 대충 입고, 얼굴과 몸매를 예술품으로 만들든 아니든 이런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진짜 문제는 우리에게 선택권이 없다는 것이다.’


이제 여성은 ‘아름다움’의 허상을 깨고, 주체적인 여성의 권리와 가치를 되찾아야 한다. 여성이 아름다움의 수단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이 온전한 여성의 선택이도록. 추리닝을 입었다고 해서, 입술에 립스틱을 바르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이 여성의 ‘흠’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 그러한 사소한 것들이 여성의 주체적 선택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여성 공동의 유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성들 스스로도 ‘아름다움’의 잣대로 서로를 구분 짓고 밀어내는 것은 더 이상 여성의 경쟁력을 쟁취하는 일이 아니라, 그 이면은 사회의 불합리한 요구에 굴복하는 것이라는 것을 많은 여성들이 인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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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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