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시즌 3 EP. 23 라이브 클럽 데이 - O.O.O, 아이엠낫, 리차드파커스

잠들지 않는 불금의 홍대에서 클럽공연을 외치다
글 입력 2017.07.07 23:3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우.사.인] 시즌 3 EP. 23
라이브 클럽 데이 - O.O.O, 아이엠낫, 리차드파커스
잠들지 않는 불금의 홍대에서 클럽공연을 외치다


main.jpg
 

 안녕하세요, 아트인사이트와 우.사.인을 찾아주신 독자 여러분. 이번 주도 반갑습니다. 한 주 잘 지내셨나요? 폭염에 호우주의보에.. 지난 일요일 밤에는 하늘에 구멍 뚫린 듯 쏟아지던 비가 올 듯, 안 올 듯 대기 중에 습기만 잔뜩 뿌려놓은 채 약올리는 듯한 일주일이었어요. 지금도 비가 오는 듯, 오지 않는 듯, 다시 내리고 있어요. 걸어만 다녀도 습기가 차는 듯한 요즘입니다. 지난 주 금요일만 해도 이렇게 덥지는 않았었는데 말이에요.

 지난 주 금요일 밤, 우.사.인 에디터들은 불타는 금요일 밤의 정석처럼 홍대를 방문했습니다. 저녁 6시보다 11시 반이 더 뜨겁고 사람이 많았던 홍대. 간판과 가게의 불빛 덕에 한밤중에도 홍대는 환한 빛을 뿜어내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열기 속에서 펼쳐졌던 28번째 라이브 클럽 데이!

 라이브클럽데이는 홍대의 라이브클럽협동조합에 속한 클럽들이 힘을 합쳐 개최하는 페스티벌 형식의 실내 공연입니다. 걸어서 10분 내외에 있는 공연장(CJ AZIT 광흥창 제외), 클럽에서 각자의 공연장 분위기에 맞게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공연을 펼칩니다. 저는 모든 공연장 중 총 3곳의 공연장을 방문했고, 총 4팀의 공연을 볼 수 있었어요. 이번 리뷰에서는 저와 함께 클럽 프리버드, 상상마당 라이브홀, 그리고 에반스라운지까지 함께 방문해볼까요! 라이브클럽데이 리뷰 출발합니다.



O.O.O - 클럽 프리버드


첫 공연은 8시에 시작했습니다. 상수역과 홍대입구역 사이 쯤, 그릴5타코 건너편에 있는 클럽 프리버드에서 O.O.O의 공연을 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자주 보는 웹페이지에서 O.O.O의 라이브 영상을 몇 번 본 적이 있었고 지인들의 추천도 있었습니다. O.O.O는 4인조 밴드로 짙은이 소속되어있는 파스텔뮤직 소속의 아티스트입니다.


o.o.o.jpg
▲ O.O.O

 
 클럽 프리버드는 공간 가운데의 큰 나무(!)가 인상적인 공연장으로 벽쪽으로는 테이블이 있어서 음료를 마실 수도 있고, 반대편에는 무대가 설치되어 공연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이 날은 테이블이 있는 발코니 느낌의 2층 출입을 제한해두었습니다. 관객들은 각자 계단에 앉아서, 혹은 스탠딩으로 공연을 즐겼습니다. 약 100명이 수용 가능한 공간으로 보였고, 작은 공연장이지만 음향도 꽤 훌륭했습니다. 많지 않은 사람들로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꽤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함께 즐기고 있었습니다.

 O.O.O의 공연을 실제로는 한 번도 보지 못했기 때문에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때문일까요, 공연들이 정말 좋았습니다. 세션 및 보컬의 연주력, 합, 폭발력이 엄청났어요. 쏜애플이 떠오르는 나른함과 몽환이었지만 조금 더 선명하고 솔직한 느낌이었어요. O.O.O는 거짓말, 잔, 숨바꼭질 등의 노래를 들려주었고 곧 발매할 앨범에 수록될 노래도 함께 들려주었습니다. 팬들은 '잔'에 맞추어서 구호를 외치기도 했고, 이에 O.O.O 멤버들(특히 보컬)은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공연장도 작고 관객수도 많지 않았지만 언젠가, 이 날의 이 공연이 회자되겠구나 생각한 날이었어요. O.O.O는 더 많이 알려질 것이고, O.O.O의 음악도 반드시 대중들에게 사랑받으리라 확신한 공연이었습니다. 빨리 다음 앨범이 나오고, 더 많은 공연장에서 O.O.O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각 공연에서 인상적이었던 곡을 여러분과 공유하려고 합니다. O.O.O의 곡 중에서는 '잔'을 공유할게요. 이젠 나의 모든 생각을 꺼줘(줘!) / 끝없는 외로움 다 지워줘(줘!) 함께 외쳐볼까요!






아이엠낫 - KT&G 상상마당


아이엠낫.jpg
 

 아이엠낫은 O.O.O.보다 오히려 더 신인(!) 밴드에요. O.O.O는 2014년에 데뷔했지만, 아이엠낫은 2015년에 데뷔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엠낫의 멤버들에 익숙함을 느끼셨다면 이 또한 정상입니다. 메이트의 멤버에서 솔로로 활동하던 임헌일, 프로듀서 양시온, 밴드 스픽아웃의 김준호가 함께한 밴드이기 때문입니다. 세 사람은 홍대 씬에서 브레멘(Bremen)으로 활동한 적이 있었지만, 아이엠낫에서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보여줍니다. 브레멘이 모던락이었다면 아이엠낫은 블루스 리듬을 기반으로 한, 보다 원초적인 느낌의 음악입니다. 각 멤버들은 활동하던 이력을 바탕으로 아이엠낫의 음악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아이엠낫의 무대를 보기 위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상상마당을 가득 채웠고, 아이엠낫은 오랜 활동으로 쌓인 노련미와 연주력으로 사람들의 열광을 이끌어냈습니다. 세 명이 전부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꽉 찬 무대, 터져나와서 데일 것 같은 열기의 밴드였습니다. 듣다보면 절로 무릎을 굽혀가며 몸의 리듬을 타게 되는 밴드. 락이면서도 블루스이고, 일렉트로닉 같다가도 힙합이었습니다. 아이엠낫의 밴드 이름은 자신을 설명할 때 '나는 ~이야'보다 '나는 ~가 아니야'라고 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때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규정짓기를 거부하는 밴드. 아이엠낫의 노래 'HEIYHEIY'의 가사처럼 '네가 한번도 보지 못한 새로운 것들 보여'주는 밴드였습니다.


아이엠낫2.jpg
▲ 열광하는 사람들과 흔들리는 카메라(...)
 

 O.O.O의 음악에서 풋풋한 신인의 꽉찬 연주력을 만날 수 있었다면 IAMNOT의 음악에서는 잔뜩 노련한 선수의 폭발하는 에너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관객들은 손을 머리 위로 높이 들고 각자의 방식대로,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몸을 흔들기도 하며 아이엠낫의 음악을 즐겼습니다. 압도적인 밴드의 에너지와 분위기였지만 그만큼 강렬한 관객들도 인상에 남습니다. 밴드에 어울리는 관객이었고, 관객에 어울리는 밴드였어요. 아이엠낫의 음악은 끝없이 도전적이고 실험적이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음악 중 제가 가장 뛰어놀고 싶었던, FIREWORKS를 여러분과 함께 공유할게요.






리차드파커스 - 클럽 에반스라운지


리차드파커스.jpg
▲ 리차드파커스
 

 지금까지와의 음악, 공연과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에반스라운지는 라이브 클럽 데이에서는 밴드, 락 음악만 연주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완전히 깨준 곳이었습니다. 에반스라운지는 관객들이 무대 앞 9개 정도의 테이블과 옆쪽 소파에 앉아 공연을 관람합니다. 테이블에는 예쁜 초가 빛나고, 사람들은 각자 음료를 마시며 공연을 관람합니다. 이 공연장에서는 타 공연장의 밴드 중심, 락 중심  음악과 달리 보다 잔잔한 음악들, 보컬리스트의 역량에 집중할 수 있는 무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리차드파커스의 무대 전에는 '그대만의 것'으로 유명한 소울맨의 무대가 있었고, 에반스라운지 이외에도 재즈 음악을 만날 수 있는 공연장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라이브클럽데이의 공연을 채우는 음악들은 장르에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리차드파커스는 아시듯, '라이프 오브 파이'의 호랑이 이름이었습니다. 예전에 리차드파커스라는 이름을 듣고, 대체 왜 이런 이름을 지었을까 궁금해하며 우연히 리차드파커스의 'Psychic (사이킥)'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저는 몽환적이면서도 소울이 느껴지는 보컬에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더 이상의 정보 없이 라이브클럽데이 마지막 순서로 리차드파커스를 찾아갔습니다. 리차드파커스는 여성 솔로 보컬리스트로 귀여운 웃음와 호소력 짙은 공기 섞인 목소리, 사소한 일상들을 담은 가사가 특징이었습니다.

 리차드파커스는 밴드 세션과 함께 자신의 음악들을 차근차근 들려주었습니다. 대표곡 'Psychic' 외에도 '자러간다', (비가 내리지 않아 아쉽다던) '밖에는 비가 내려', '오늘부터 굿바이' 등을 불러주었는데, 저는 '끝도 없이'가 정말 좋았습니다. 이 곡은 tvN 드라마 '비밀의 숲' OST로, 리차드 파커스의 목소리와도 드라마의 이미지와도 잘 어울리는 곡입니다. 행복한 곡들도 많았지만(Be Your 등) 저는 리차드파커스의 목소리와는 이렇게 깊고 몽환적이고, 한 편으로는 우울하기도 한 곡이 잘 어울린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은 곡은 '끝도 없이'에요. 우울한 저녁 버스창가에 기대서 듣다보면 여러분이 바로 배두나, 조승우, 리차드파커스!








 라이브 클럽 데이는 저에게 여러모로 도전이었습니다. 거의 알지 못하는 아티스트들을 찾아가야 하는, 결정할 거리가 많은 공연이었고 홍대의 작은 클럽에서도 공연을 본 적이 없었거든요. 아티스트도 공연장도 불금의 홍대도 모두 낯선 것들 투성이였지만 정말 행복했고 즐거웠어요. 게다가 홍대-상수는 맛집의 메카 아닙니까! 저는 공연 사이사이 경성팥집의 팥빙수와 함께했고 공연 전에는 홍대조폭떡볶이를 먹었어요. 여러분이 라이브 클럽 데이, 라클데에 오신다면 어떤 음식을 드시고 싶으신가요? 타코? 쌀국수? 떡볶이? 막창? 무엇이든 좋아요. 좋은 공연의 기운과 맛있는 음식이라면 금요일 밤은 더없이 완벽할테니까요.


먹은것.jpg
▲ 홍대조폭떡볶이, 경성팥집 팥빙수, 라이브클럽데이 지도
 

 오늘의 리뷰도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낯선 공연이었지만 익숙한 행복감을 찾을 수 있었던 마지막 금요일 밤의 홍대. 여러분도 꼭! 함께하실 기회가 있길 바라요. 아마, 있지 않을까요?(의미심장) 이번 주도 고생 많았어요, 우리. 긴 리뷰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우.사.인과 좋은 음악 하세요!

 선인수 에디터의 라이브 클럽 데이 리뷰로 이어집니다!


글-사진 김나연


[김나연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