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여름을 떠올리는 애니메이션 [영화]

글 입력 2017.07.13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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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떠올리는 애니메이션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어서 이 증오스러운 더위의 계절이 가끔 그리울 때가 있다. 그 단단한 오해는 대게 여름의 싱그러움에 대한 일본 애니메이션들의 훌륭한 묘사에서 비롯된다. 나는 누구보다 더위에 약하다. 그리고 누구보다 이 애니메이션들의 열렬한 팬이다. 다음 세 편의 작품들은 나를 비롯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오늘의 더위를 기억하지 못하고, 다음 여름을 문득 기다리게 할 최면도구가 될 것이다. 물론 이건 이번 여름이 지난 후의 이야기다. 당분간은 해당 사항 없음!







시간을 달리는 소녀
(The Girl Who Leapt Through Time,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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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시간을 달리는 소녀> 스틸컷


<시간을 달리는 소녀>만큼 여름의 청춘이 갖는 싱그러움을 잘 보여준 작품이 있을까. 영화는 여름의 아름다움을 전달하기 위해 따로 애쓰지 않는다. 그저 여름이라는 계절 동안 마코토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넘치는 에너지, 그리고 청춘의 사랑과 고민을 보여줄 뿐이다. 그런데 그 이야기가 여름의 푸름에 대한 어떤 묘사보다도 청량하고, 싱그럽다. 그들의 활기와 고민을 따라가다 보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쯤 어느새 그 시절의 여름, 그 시절의 고민을 떠올리고 있는 우리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썸머 워즈
(Summer Wars,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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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썸머 워즈> 스틸컷


여름은 체험을 통해서 변화하는 계절이다. 그래서 여름이 더 아름답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로부터 3년 후, <썸머 워즈>로 돌아온 호소다 마모루는 말했다. 여름의 싱그러움을 표현하는데 있어 호소다 마모루는 정말 천재가 아닐까. 나가노 우에다 시를 배경으로 한 이번 작품은 전작 <시간을 달리는 소녀>보다 여름의 싱그러움을 나타내는데 공들인 모습이다. 작품 속 우에다 시를 보고 있으면 여름은 사실 청량한 계절이 아니었나 하는 착각마저 들곤 한다. 전작을 통해 청춘의 사랑과 개인의 고민을 담았던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는 현대 사회에서 디지털 시대에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위험을 이야기하고, 그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공동체의 유대 간계와 전통적 가족애를 이야기한다. 밝은 가족관계를 그리고 싶었다는 감독의 가치관과 여름의 청량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언어의 정원
(The Garden of Words,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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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언어의 정원> 스틸컷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듯한 인상을 준다. 실사만큼 정교한 배경 묘사, 개인의 일상에 대한 섬세하고, 서정적인 연출로 유명한 그는 이번 작품에서는 ‘비’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비 오는 날, 공원에서’라는 특별한 약속을 통해 감독은 다수의 기피대상인 여름 장마에 누군가의 기다림을 선물했다. 작품을 통해 계절을 떠올리는 것을 넘어 나는 이번 장마를 통해 <언어의 정원>을 떠올렸다. 이번 여름만 지나면 어김없이, 다음 여름에 속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김우식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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