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리포트] Silver Trend (2)

글 입력 2017.07.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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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Silver Trend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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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가 하얗게 센 노인을 소비 주체로 보는 시각에서 출발하는 실버 트렌드(Silver trend)는 급격하게 증가하는 노인 인구비율과 같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면서 실버 세대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실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들이 생겨나고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실버 트렌드가 생겨나기 이전에 실버 세대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강풀 작가의 웹툰 '그대를 사랑합니다(2007년 작)'는 영화와 드라마, 연극으로 다시 탄생해 웹툰으로 연재된 기간보다 더 오랜 시간 회자되고 인기를 끌었다. 이 작품이 대중적으로 사랑받은 이후로 실버 세대의 사랑 이야기가 우리 사회에서 낯설지 않은 것으로, 청춘의 사랑 이야기와 같으면서도 다른 것으로, 여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 등으로 생각해 볼거리가 되었다.

 한편 독립영화 사상 최다관객을 동원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2014년 작)'는 실버 세대의 사랑을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76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온 실제 노부부의 아름다운 사랑과 삶의 이야기를 담아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이 영화는 고령임에도 현재 진행형인 '사랑'에 대해서,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는, 다가오는 죽음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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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세대의 사랑을 다룬 작품
그대를 사랑합니다 /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청춘의 사랑 이야기와 달리 실버 세대의 사랑 이야기는 전해져 오는 역사가 짧은 만큼 낯설었고, 그로 인해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나 점차 대중문화로 자리 잡아가는 실버 세대의 사랑 이야기 덕분에 이제는 실버 세대의 생각과 일상을 그린 이야기까지 자연스럽게 비추는 경향이 생겼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 노희경 작가가 집필한 ‘디어 마이 프렌즈’라는 드라마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8명의 중견 배우들이 주연으로 등장하는 이 드라마는 실버 세대의 생각과 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해 낸다. 그 어디에서도 온전히 듣지 못했던 실버 세대의 이야기를 드라마를 통해 듣다 보면, 자연스레 실버 세대와 실버 트렌드에 대한 반감은 줄어들고, 이해는 늘어나게 된다.



끝나지 않았다, 살아있다.
황혼기 청춘들의 인생찬가
어른과 노인의 차이가 대체 뭘까?
이 질문은 이 드라마의 출발점이었다.

본 드라마를 위해,
우리는 청춘들의 어른에 대한 시각을 취재했다.
그들은 가차없이 자신의 윗세대를
어른 아닌 다만 노인으로 폄하하며,
몇몇 부정적 단어로 그들을 규정지었다.

꼰대, 불편, 의무, 부담, 뻔뻔, 외면,
생색, 초라, 구질, 원망, 답답 등등.
사회적 관계에서 만나는 어른은
그렇다 쳐도 부모 조차도 가차 없었다.
말은 완곡했으나 ‘조용히 살아주셨으면’은 공통된 견해였다.

우리는 이런 부정적 시선이
어디서 기인했나 고민했다.
청춘의 인색함일까?
역지사지 못하는 무지일까?
다만 싸가지가 없어서 일까?

우리는 청춘들의
이러한 시각이 어른들에 대한
정보의 부재, 관찰의 부재에서 온 것이라 결론지었다.

어른들이 청춘의 아픔에 갖는
무지 역시 같은 이유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드라마 속과 언론 속 시니어는,
참으로 재수 없지 않은가.

돈에 목메고,
남의 자식 상관없고 내 자식에만 목메고,
기존의 질서에 목메고 변화를 두려워하며,
결코 사회적 문제를 약자의 편에서 사고치 않으며
(사회복지를 노인복지로 국한 지어 규정하는), 사유치 않으며,
젊은이를 경쟁상대로 여기거나 방해하며,
자기만 옳다고 주장하면서 나이로 권력으로 생색내는 자,
끝없이 훈계만을 늘어놓는 지혜 없는 다만 늙은 자.

본 드라마에서 우리는
노인의 이야기가 아닌
어른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그래서, 제목처럼 청춘과 어른이
‘친애하는 친구’가 되는
관계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 드라마 기획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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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
2016.05.13 ~ 07.02 방영
노희경 극본 / 홍종찬 연출


나는 얼마나 어리석은가.

왜 나는 지금껏
그들이 끝없이 죽음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다고 생각했을까

그들은 다만
자신들이 지난날 자신들의 삶을
열심히 살아온 것처럼,

어차피 처음에 왔던 그곳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거라면

그 길도 초라하지 않게 가기위해
지금 이 순간을
너무도 치열하고 당당하게 살아내고 있는데.

- 디어 마이 프렌즈 16회 中


 기획 의도에서 밝히듯이, 드라마 제작진은 어른들이 청춘의 아픔에 무지한 것과 같이 청춘이 어른들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쉽게 '꼰대'로 단정한다고 말한다. 또한, 노인의 이야기가 아닌 어른의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마음과 청춘과 어른이 친구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했다고 고백한다.

 실버 트렌드는 청춘보다 느리고, 힘이 부족한 노인도 경제적 주체로 보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이 과정의 밑바탕에는 실버 세대를 제대로 알고 이해하는 것이 깔려있다. 이런 의미에서 문화콘텐츠는 트렌드를 생성하고, 확산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세대에 대한 의미를 심어주고, 나아가 세대 간의 간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데에서 큰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실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데, 실버 트렌드가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고착화 되는 사이에 조금 더 다양한 실버 세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문화콘텐츠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처럼, 우리는 아직 직접적으로 경험해 보지 못한 실버라이프를 다채로운 문화콘텐츠를 통해 간접 경험하여 알게 될수록 실버 세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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