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

시작하는 글, 자처하는 글,
글 입력 2017.07.16 22:34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
_시작하는 글, 자처하는 글,
 

ㅇㄹㅇㄹ.jpg
 

낯선 무엇인가가 –다른 사람의 얼굴이-
내게 다가와서 나의 무관심을 끊도록 강요한다.
나는 방해되고, 나만의 인생에서 깨어나고,
독단적인 잠에서 일어나고,
무죄의 왕국에서 추방되어,
타인의 침입에 의해서 내가 선택하지도 않았고
원하지도 않았던 책임감을 느끼도록 요구된다.
 
사랑의 지혜 중
 

그를 향한 사랑에 나는 일찍이 무기력했고 그래서 패배를 선언했는지 모른다. 그를 향한 나의 모든 언어는 지나치게 솔직했고 그만큼 나약했다. 이미 그는 나를 점거하고 그의 멋대로 나의 세상을 철거하고 무너뜨리며 무죄의 왕국에서 나를 멀리 추방했다. 나는 이 모든 게 그를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걸 알 수밖에 없었다. 나의 사랑의 서사가 이미 시작되었음을, 나는 어떤 방식으로라도 이 사랑의 서사를 책임져야 함을 알 수밖에 없었다.
 
 
더 이상의 사랑 이야기에 냉소적인 웃음을 지어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에게 사랑은 유치하고 이제 그만쯤 하면 된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에게, 그러니까 적어도 나에게는 사랑 이야기는 도무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끝낼 수도 없는 그런 종류의 것이다. 그래서 난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더,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지는데 ‘나는 너를 사랑해’로 시작하는 이야기들과 그 이야기에 할애하는 수많은 시간과 존재들에 대해 따져보고 싶은 것이다. 사랑에 대해, 타자에 대해, 사랑 ‘하는’ 일에 대해, 그것들이 돌고 돌아 이어지는 지점이나 그 안에서만 발생하는 것들에 대해.
 
우리에게 발생하는 사랑의 순간들을 크게 들이 마시고 그 순간들이 우리의 몸을 한 바퀴 돌고 다시 내뱉어지는 때에, (내가 ‘나’라는 말을 가장 숭배할 때는 그 말이 당신의 귀를 통과하여 당신의 온 몸을 한 바퀴 돈 후 당신의 입을 통해 ‘너’라는 말로 내게 되돌려질 때입니다. _ ‘나’라는 말) 그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핵심적인 것이 되어버린 이야기를 어울리는, 좋은, 형태와 문법을 골라 풀어내고싶다.
 
사랑이 재발명되어야 한다던 랭보의 말을 잠언으로 삼아. 난해하고 혼란스러웠거나 또는 무가치하게 느껴지던 것들, 혹은 아프게 공감하고 완벽히 내면화되었던 것들에 대해. 재발명하여 재발생할 이야기에 대해.
 
    
사랑 이야기에 전적으로 할애된
온갖 종류의 영화나 소설, 노래 따위가
왜 우리를 사로잡는지에 대해서
물어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것, 그것은 온갖 고독을 넘어서
세계로부터 존재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모든 것과 더불어 포획되는 것입니다.

“나는 너를 사랑해”는 내 존재를 위해
네가 있는 그 원천이 이 세계에 있다는 것이 됩니다.
이러한 원천에 담겨 있는 물속에서 저는 우리의 기쁨을,
그러나 무엇보다도 너의 기쁨을 봅니다.
 
사랑예찬 중
 
 
너를 사랑하는 나의 이야기, 그러므로 사랑 ‘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관찰하고 탐구하여 은밀하게 숨어있던 사랑을 철학하고자, 아무도 호명한 바 없으나 스스로 지명된 임무를 수행하고자.


ㅇㄹㅇㄹㅇㄹㅇㄹ.jpg
 

사랑'하는' 이야기, 전개해나가겠습니다. 





첨부된 이미지는 서울시립미술관 전시회 작품 활영 사진 입니다.


[양나래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4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