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ring Heart] 여행, 가장 설레는 순간
글 입력 2017.08.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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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장 설레는 순간illust. by 정현빈여행지에서의 경험은 대개 즐거운 기억들을 많이 안겨준다. 집 앞의 건물과는 다른 양식의 독특한 건물들, 길을 잘 몰라 우연히 접어든 거리에서 마주친 야외 공연, 작은 소품 가게에서 산 아기자기한 기념품들, 분위기 좋은 음식점에서 여독을 풀며 먹는 한 끼, 동선이 겹쳐 친해지게 된 사람들, 사진으로 다 담기지 않아 아쉬운 멋진 야경, 일행이 찍어준 인생 사진 등 추억은 셀 수도 없다. 그러나 언제나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는 상황만이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투박한 돌길에 계속 끼는 캐리어 바퀴 때문에 진을 빼며 간신히 숙소에 도착한다거나, 야외 활동을 생각했는데 하필 그 날 비가 온다거나,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베드 버그에게 당해 가려움을 호소할 수도 있고, 귀중품을 도난 맞아 속상한 기분이 들 수도 있다.
이와 달리 여행 과정 중 걱정 없이 가장 즐거운 순간을 꼽으라면 여행을 기다리는 시간이 아닐까? 힘들고 바쁜 일상 속 곧 있을 여행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캐리어에 짐을 싸면서 휴양지에서 입을 예쁜 옷을 고르는 재미가 있다. 공항에서 여행에 대한 기대로 들떠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덩달아 두근거리게 된다. 여행에서 가장 설레는 순간은 여행 전이다.[정현빈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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