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리포트] O2O 서비스와 문화예술

글 입력 2017.08.0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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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O2O 서비스와 문화예술


 올해 2017년은 아이폰이 출시된 지 10년째 되는 해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스마트 폰'의 첫 모습이 2007년 출시된 첫 번째 아이폰과 거의 일치하는 만큼 아이폰과 스마트폰의 역사를 같이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스마트폰이 상용화되면서 우리의 일상은 많은 부분 변화하였다. 10년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스마트폰이 있어 가능한 우리의 일상은 무엇이 있을까.

 배달 음식을 손쉽게 주문부터 결제까지 하고, 택시를 잡고, 숙박시설을 예약하고, 매물로 나온 원룸을 알아보고, 원룸 이사를 맡길 업체에 예약하는 것까지 스마트폰 하나로 가능해졌다. 직접 발로 걸 어다니면서 조금이라도 좋은 정보나 서비스를 얻는 '발품을 팔던' 시대는 가고, 이제 손가락 터치(온라인)로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오프라인의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었다. 이것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다는 뜻으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라고 부르고 있다. 

 해외여행을 준비한다면 꼭 알고 가면 좋을 우버(택시 서비스)와 에어비앤비(숙박 서비스)를 비롯해 국내의 배달의 민족(배달음식 서비스), 카카오 택시(택시 서비스), 여기어때(숙박 서비스), 짐카(원룸이사 서비스), 쏘카(카셰어링 서비스), 직방(부동산 서비스) 등 오프라인에서 누리는 서비스를 스마트 폰으로 미리 알아보고, 결제도 할 수 있는 일련의 과정이 10년 전에는 상상도 못 한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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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O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와 카카오택시


 O2O 서비스는 단순히 서비스와 사람을 이어주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 간의 연결고리가 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도 한다. 좀 더 구체화된 설명을 위해 2012년 스타트업으로 설립된 페인트나이트(PaintNite)라는 기업의 사례를 들어본다.

 페인트나이트 사는 그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맥주나 와인 등을 즐기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레스토랑이나 술집을 빌려 미술교실을 여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때,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대학생부터 직장인,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로 하루 2시간 동안 미술을 취미활동으로 즐기고 싶어 하는 이들이다. 그리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은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강사이고, 젊지만 가난한 예술가나 은퇴한 미술가 등 경제적인 여건으로 미술을 하지 못했던 사람들이다. 한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또 있다. 바로 장소를 제공하는 해당 지역 소상공인이다.

 여기에서 페인트나이트는 다른 소셜 페인팅(사람들이 칵테일을 마시며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며 어울리는 활동)을 제공하는 기업과 차별을 둔다. 피놋츠 팔레트는 미국 대도시에 100여 개가 넘는 매장이 있고, 와인앤 디자인도 50개가 넘는 매장이 있다. 이 두 회사의 경우 미술 강사들이 매장 임대료를 프랜차이즈 비용과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반면에 페인트나이트는 미술강사들의 부담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프랜차이즈 비용과 매장을 없앴다. 미술 교실로 사용되는 공간은 매장을 따로 내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바나 레스토랑을 빌려 손님이 많지 않은 평일 저녁 시간대에 빌린다. 이 과정에서 미술 강사들은 임대료를 낼 필요가 없고, 레스토랑 주인들은 술과 음식을 팔아 수익을 올린다. 페인트나이트는 사람들이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 창작의 욕구, 그 과정에서 사람과 연결되고 싶은 친교의 욕구, 그리고 예술가들과 소상공인들을 공동체로 묶어준다는 점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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펍이나 레스토랑에서 열리는
페인트나이트의 미술 교실


 미술 강사들과 고객들 그리고 소상공인들의 니즈까지 모두 만족시킨 페인트나이트의 O2O 서비스 모델을 보고, 우리나라의 젠트리피케이션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젠트리피케이션이란, 도시 환경이 변하면서 중·상류층이 낙후됐던 구도심의 주거지로 유입되고 이로 인해 갑작스럽게 주거비용이 상승하면서 비싼 월세 등을 감당할 수 없는 원주민들이 내몰리는 현상을 이른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상업공간, 뜨는 골목을 중심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이 문제가 되고 있고, 이미 서울의 홍대, 망원동, 상수동, 경리단길, 삼청동에서 벌어지고 있다. 최근 tvN '알쓸신잡' 프로그램에서도 경주의 뜨는 골목인 황리단길을 다루며 젠트리피케이션을 언급하기도 했을 정도로 이제는 대도시뿐만 아니라 지방의 뜨는 골목에서도 젠트리피케이션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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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트리피케이션을 언급한 tvN 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하지만 예술가와 동네의 소규모 사업자까지 만족시키는 선순환 구조의 페인트나이트의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지역의 예술가와 소상공인, 그리고 그 지역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묶여 경제적 자립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면, 영세업자와 지역 원주민이 밀려나면서 지역 정체성마저 상실하게 되는 젠트리피케이션의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스마트폰이 일상화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어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시대에서 서비스와 사람을 이어주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지역공동체를 살릴 가능성을 보면서 사람을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O2O 비즈니스 모델이 국내에서도 더 많이 생겨나 지속가능한 지역 경제와 문화가 이어지길 바란다.





참고 자료 출처


[이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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