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당신은 '나'로 살고 있습니까? [문학]

글 입력 2017.08.3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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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로 살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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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점에 가보면 자존감, 자아 정체성, 자아 찾기, 자신감 등의 단어가 유달리 관심을 받고, 관련된 책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살필 수 있다. 한 편으로는 그만큼 삶이 팍팍하고, 자존감에 흔들리는 어른들이 많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김수현의 신작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역시 이와 비슷한 맥락의 책이다. '내게 친절하지 않은 사람에게 친절하지 않을 것', '비참해지려 애쓰지 않을 것', '인생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상처받지 않을 것', '삶이라는 모호함을 견딜 것' 등 이미 목차만으로도 이 책이 무엇을 이야기하려 하는지를 어렴풋하게 느낄 수 있다.

다만 세상에 나온 많고 많은 자기 계발서와 자아 찾기를 울부짖는 에세이들을 제치고 이 책에 유독 집중되는 이유를 꼽으라면 (매우 주관적인 선정이겠으나) 단순하지만 통찰력 뿜뿜하는 일러스트레이션과 거침없는 필담 때문이다.


개인이 계층을 이동할 기회를 찾기 어렵고
공정한 능력주의의 전제 조건인
'기회의 평등'은 지켜지지 않은 채
부모의 자산, 배경, 계층의 이어달리기가 진행 중이다.

물론 노력이 경시될 수 없으나, 
노력은 성고으이 마스터키가 아닌
성공의 여러 요인 중 하나일 뿐이고,
노력만으로 큰 성공을 거둔 이가 있다 해도,
소수의 예외가 전체를 대변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노력=능력=성공]이라는 등식은 
[게으름=무능=가난]이라는
등식으로 자동 연산되어
가난의 이유를 노력이 부족한 개인의 탓으로 돌리고
차별과 계급을 정당화한다.

무한한 기회가 열려있는데도
가난한 것은 너의 탓이니
억울하면 출세하라고,
그래서 사람들은 가난하면 쪽팔리다.
그러니 가난해 보이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본문 22p 中 
 

정답은 어디에도 없다. 각자 생김이 다른 만큼이나 살아가는 방식도 제각각이다. 그러나 '나는 나답게 살고 있는가' 하는 물음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어른은 과연 몇이나 될까. 어쩔 수 없는 사정과 상황이라는 것도 물론 있다. 때로는 알면서도 참아야 하는 견딤의 시기도 있다. 그러나 삶에 대해 그저 '남들 살듯이 살면 된다'고 생각하는 당신, 그래서 어제보다 오늘이 부단히 더 힘든 당신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에이린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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