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4] FEATURE. 스위스 바젤의 JAZZ CAMPUS

유럽에서 만난 음악 ① JAZZ CAMPUS @Basel, Switzerland
글 입력 2017.09.11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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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인 4] FEATURE.
스위스 바젤의 JAZZ CAMPUS


유럽에서 만난 음악 ①
JAZZ CAMPUS @Basel, Switzer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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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트인사이트와 함께한지도 어언 3년차. 이젠 공연을 보지 않는 생활이 더 이상합니다. 언제나 문화예술 공연들을 찾아다니며 함께했고, 보고 글을 썼으며, 다음 공연을 기대하곤 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유럽에 와있습니다. 암스테르담에 본거지를 두고 6개월 동안 인생의 역마살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돌아다니리라 다짐했습니다. 여정 속에서도 항상 음악을 들으며 좋은 공연을 찾고 있습니다. 

 우.사.인 시즌 4 첫 특집 기사(FEATURE)은 유럽에서 만난 음악의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한국의 인디 뮤지션 노래들을 소개해드리지는 못하지만 우.사.인의 모토에 맞는, 자신만의 음악을 찾아 연주하고 노래하는 뮤지션들의 음악이라면 얼마든지 여러분께 소개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유럽에 살고 유럽을 여행하며 만난 다양한 음악 이야기들을 들려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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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간의 스위스 여정, 그 마지막은 바젤이었습니다. 바젤은 독일, 스위스, 프랑스 3국의 경계에 있는 문화예술의 도시입니다. 조각가 팅글리는 바젤 시내 곳곳을 팅글리 특유의 조형물로 꾸며두었고 바젤 시내에는 수십 개의 박물관이 있어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의 관광지로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바젤을 가로지르는 라인 강을 따라 유유히 수영을 하기도 하고, 바젤 미술관에서 현대 미술과 스위스 작가들의 작품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여유로웠던 바젤의 일정 속에서 공연이 보고 싶었습니다. 'live music concert in Basel'이라고 구글에 검색했고, (이 방법은 정말 강력 추천합니다. 장소만 바꿔서 검색하시면 되거든요!) 'JAZZ CAMPUS'라는 곳에서 마스터 콘서트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홈페이지의 설명은 독일어라서 읽을 수 없었지만 그 다음 날 저녁에도 재즈 공연이 있다는 것 정도는 읽을 수 있었어요. 마침 스위스 여행의 마지막 밤이라서 좋은 마무리가 되리라 기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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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시가지에서 라인강을 향해 걷다가 다리를 건너서 구글맵이 시키는 대로 따라가다보면 하늘색 집과 바닥에 쓰인 빨강 알파벳, JAZZ CAMPUS를 만날 수 있습니다. 공연 시간이 다가오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고, 공연장 입구에서는 간단한 음료를 마실 수 있도록 바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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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노 한 대, 콘트라베이스 한 대, 드럼. 제가 볼 공연은 L.B.T. - UNIT의 공연이었습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옆 테이블의 여자 분과 눈이 마주쳤고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짧게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Christine이에요."

"이 공연은 어떻게 알고 오셨나요?"

"저는 재즈 보컬리스트인데, 바젤에 이사온 후로 더 많은 재즈 뮤지션들을 만나기 위해 JAZZ CAMPUS를 찾아 왔었어요. 합창 수업이 있어서 들었었고, 피아노 수업도 들었지만 적성은 솔로 보컬리스트였는지 금방 그만 두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재즈 뮤지션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이 공연의 베이시스트와도 공연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자신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어떻게 변화했는지 공연에 와서 봐달라고 하더라고요."

"JAZZ CAMPUS에는 어떤 사람들이 오나요?"

"프랑스 사람들도 많이 오고, 독일 사람들도 오고, 스위스에서는 꽤 유명한 재즈 학교이기도 해요. 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오는 것 같아요."

"이 콘서트는 그럼, 학생들의 졸업 공연인가요?"

"그런 셈이에요. 졸업 이전에 이 공간에서 함께 재즈 공연을 꾸미는 거에요. 학생들이지만 프로이기도 하고요."


 사실 저는 재즈를 잘 모릅니다. 무슨 음악 장르를 잘 아느냐고 묻는다면, 그 또한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장르가 없지만 재즈는 정말 잘 몰랐어요. 어떤 음악을 들으면 아, 이 음악 jazzy하다-라고 느낄 수는 있지만 재즈가 뭘까 항상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재즈가 무엇이다 알려주는 팟캐스트도 들어봤지만 2회만에 잠드는 바람에 실패하고 말았죠..

 그래서 저는 궁금했습니다.

"왜 재즈를 좋아하세요?"

 그리고 제가 들어본 대답 중 가장 완벽한, 행복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어요.


"재즈가 주는 풍부함(richness)과
그것이 만들어내는 하모니(harmony) 때문이에요.
모든 밴드의 멤버들이 만들어내는 불협화음같은
즉흥연주 속에서 맞아가는 코드들,
그 음악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색깔들이 좋아요.
기존에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펼쳐가고 넓혀가는 기분이거든요.

 그리고, 재즈는 문화적으로도 정말 풍부해요.
(richness of culture)
예를 들어, 컨트리 음악은
어쩌면 백인 위주의 음악일수도 있어요.
하지만 재즈는 훨씬 더 다양한 사람들,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이고
연주할 수 있는 음악이에요.

재즈를 연주하는 사람, 재즈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인종차별주의자(racist)가 될 수 없어요.
연주하는 사람들도 다양하고 듣는 사람들도 다양하니까요.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되어서 좋아요."


*


 스위스도, 네덜란드도 백인의 비율이 월등히 높은 국가입니다. 직접 와서 생활하다보면 여기 얼마나 아시안이 적은지, 유색인종이 적은지 느낄 수 있어요. 그리고 아주 가끔은 인종차별주의자도 만납니다. 무작정 Ni Hao를 던지고 가는 사람들부터 칭챙총이라고 외치는 무식한 사람들까지요. 공연 전날 스위스에서도 한 명을 만나 기분이 언짢았었는데 Christine의 이야기를 듣고, 공연은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재즈가 이미 너무 좋아져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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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네 곡을 들려주었는데, 곡 소개와 멘트가 독일어라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곡 제목들은 beginning of the journey, Searching for Jupiter, Coffee break, Fish Bus 같았습니다. 아무래도 좀 이상한 것 같지만요.. 각각의 곡은 피아노, 베이스, 드럼이 골고루 돋보였습니다. 그리고 두 곡에서는 기타리스트도 합류해서 더욱 풍부한 음악을 들려주었습니다.

 각자 자신의 악기에 심취해있으면서도 눈빛을 주고 받으며 하나의 음악, Christine이 말한 Harmony를 만들어 갔습니다. 피아니스트는 건반을 두드릴 뿐 아니라 줄에 손을 대서 가야금처럼 막힌 듯한 현악기의 소리를 연출하기도 했고, 기타리스트는 이펙터로 모던락밴드에서 많이 듣던 기타소리를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기타의 속주를 베이스와 피아노가 번갈아 받아서 멜로디라인을 연주했고 드러머는 내내 웃으며 전체 음악을 받쳐주면서도 챤챤-하는 특유의 재즈 드럼 소리로 곡을 채웠습니다. 특히 베이시스트가 검은색 지판의 끝에서 끝까지 달려가듯 연주했던 Beginning of the Journey 곡이 기억에 남습니다. 45분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고, Christine을 포함한 관객들은 연주자들의 솔로가 끝날때마다 환호와 박수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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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바젤에 가신다면 재즈 캠퍼스에서
좋은 공연을 보고 오세요!
대부분의 공연은 무료이며
 제가 참석했던 공연도 무료였습니다.

유럽에서 만난 음악 첫 이야기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우.사.인과 좋은 음악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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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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