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나만의 바다 [문학]

글 입력 2017.09.15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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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pecific Ocean
나만의 바다

나만의 바다 이야기 / 이상적인 사랑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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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의 내용은 단순하다. 나는 바다에 가고 싶지 않았지만 가족들이 가기에 어쩔 수 없이 갔다. 처음에는 나가기 싫었으나, 셋째 날 마지못해 바다를 보러 갔다. 바다는 너무 차가웠다. 하지만 그 이후 바다를 사랑하게 되었다. 고요의 바다를 고유의 바다로 나만의 이름으로 부르며, 바다의 고요를 사랑했다. 너무 좋은 나머지, 바다를 갖고 싶어졌다. 하지만 오빠가 바다는 무한하지 않기 때문에 가져갈 수 없다고 말했다. 너무 아쉬웠다. 그리고 마지막 날, 바다를 떠나 집으로 가야 하지만 마음이 불편했다. 생각 끝에, 나는 바다를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도시의 집에 돌아왔어도, 이제는 언제나 고유의 바다를 느낄 수 있다.

이 동화책을 읽고 나는 두 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다. 하나는 나만의 바다 이야기이며, 다른 하나는 이상적인 사랑에 관하여 들려주고 싶다. 전자는 동화책의 주인공과 같이 나도 나만의 바다 이야기를 하고자 하며, 후자는 동화책을 보고나서 떠오른 은유를 말하고 싶다.



1. 나만의 바다 이야기

나는 바다를 좋아한다. 내가 나고 자란 곳은 육지 한가운데이다. 그래서 바다를 보는 것은 어려웠다. 내가 사는 곳은 반도의 가운데여서 동해, 남해, 서해 어디를 가도 최소 3시간은 걸렸다. 나에게 먼 여행은 언제나 ‘바다’였다. 부모님이 언제나 바쁘셔서 가족여행을 자주 못간 나로썬 여행을 간 가족, 특히 바다를 간 가족이 부러웠다. 몇 번 가본 적 없는 바다. 나는 여전히 꿈을 꾼다. 나만의 바다를.

1) 아주 어렸을 때 놀러간 동해바다. 해수욕장의 따갑고 까끌까끌한 모래가 기억난다. 모래가 자꾸 묻어 불편했으나 바다에서는 신나게 놀았다. 그리고 살이 너무 타서 따가워서 항상 팩을 했었다.

2) ‘밤바다’에 관련한 노래는 많다. 너무나 낭만적이고 서정적이었다. 밤하늘의 별, 그리고 어두운 밤, 들리는 파도 소리, 아름다운 밤바다. 그래서 밤바다를 너무나 겪고 싶었다. 드디어 밤바다를 마주하게 되었을 때, 기대했던 감동보다는- 두려움이 일었다. 아무 불빛도, 조명도 없는 구석 바다여서 그런 걸까. 빛 하나 없는 밤바다는 너무나 무서웠다. 낭만적인 바다는 무슨. ‘칠흑 같은 어두움’이었다. 내게 그 밤바다는 그 자체로 충격이었다. 보이지 않는 공포 속에서 들리는 파도소리는 묘한 기시감을 불러 일으켰다.

3) 우울해서 혼자 바다를 보러간 적이 있었다. 큰 맘 먹고 간 바닷가에선 평화롭거나 평온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 우울 속으로 잠식되었다. 얇게 입고 가서 그런지 바닷바람이 좀 차갑기도 했고, 가족이나 친구 혹은 커플과 온 사람들을 보면 괜시리 부러워졌었다. 혼자 다녀온 것 치고 별 소득 없이 온 기억이 난다. 대신, 우울감을 마음껏 맛보아서 그런지 돌아올 때는 그저 멍했었다.

4) 이번 여름에 바다를 가지 못했다. 그래서 속상하다. 친구들과 다 같이 바다를 놀러간 적이 별로 없다. 단체로 MT 형식으로는 갔어도 절친한 친구들과는 간적이 없다. 그래서 이번에 친한 친구들을 모아서 가려고 사람을 모았으나, 결국 일정이 맞지 않아 취소되었다. 아쉽다. 대신 바다 말고 계곡을 가긴 했지만, 나는 바다 언제 보려나 아쉽긴 하다.

많지 않은 나의 바다. 그래서 더 그리워하고 애정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아무 것도 막히는 것 없이 확 트여있는 바다. 바다보고 싶다. 조만간 바다 보러 가야겠다. 동화책에서 주인공이 느끼는 바다 사랑을 나도 충분히 느끼는 바이다. 갖고 싶다. 하지만 가질 수 없으니 마음껏 상상한다. 나도 나만의 바다를 꿈꾼다. 언제나 그린다. 갑자기 바다 사는 사람은 어떻게 느낄까 궁금해진다. 해안가에 사는 사람은 숲을 그릴까?



2. 이상적인 사랑에 관하여

‘나’는 처음에 바다 보러 가자고 했을 때 꺼려했다. 우리가 느끼는 사랑도 같지 않을까. 그래서 ‘바다’대신 ‘사랑’을 대입해서 읽어보았다. 처음에는 접근하기 무섭다. 알지 못하기에 더욱 더 꺼려진다. 처음 다가가는 것은 언제나 어렵다. 하지만 사랑을 알게 되면서 점차 물들어간다. 상대의 존재 그 자체로 나는 느낀다. 바람과 파도를 느끼며, 햇빛과 바닷물을 온몸으로 느낀다. 갖고 싶어. 하지만 나는 그 사랑을 소유할 수 없다. 나는 나의 사랑에 이름을 붙인다. 헤어지기 힘들지만, 내 안에 그 사랑이 있기에 벗어날 수 있다. 떨어진 후에도 나는 그를 생각할 수 있다. 내 안에서의 사랑은 살아 숨 쉬니까.

아, 역시 너무 어렵다. 이상적인 사랑이란 그 존재로 느끼면서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놓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 안의 나만의 사랑으로 상상하며 간직하는 것이 가장 좋은 모습이 아닐까. 마음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비단 바다, 사랑뿐만이 아니다. 단순한 이 동화는 우리의 삶 어느 곳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처음이 어려우며, 알게 된 후 나중에는 욕심을 부리게 된다. 하지만 이를 놓아주고 내 안에서 살아 숨 쉴 수 있게 한다. 이 보편적인 스토리를 <나만의 바다>는 소재를 바다로, 그리고 포근한 일러스트와 문구들로 그려내어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동화를 읽으면서 같이 바다를 생각해도 좋고, 혹은 그 이외의 자신이 사랑하는 다른 것들을 적용해도 좋을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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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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