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ring Heart] '라피키'로부터 배운 삶의 태도

뮤지컬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배우와 교육자는 닮은 점이 꽤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 입력 2017.09.16 21:36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라피키'로부터 배운 삶의 태도


illust. by 정현빈


나는 지난 여름 뉴욕 브로드 웨이에서 본 뮤지컬 <라이언 킹>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 뮤지컬은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통찰을 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원숭이 ‘라피키’ 역을 맡은 배우처럼 살고 싶다.

8월 8일 저녁은 뉴욕 여행 중 가장 기다리던 순간이었다. 뮤지컬 <라이언 킹>을 예매해두었기 때문이다. 비록 8월 8일이 나에게는 특별한 날이었을지라도, <라이언 킹>의 배우들에게는 근무가 이뤄지는 수많은 날 중 하나였을 것이다. 배우들은 몇 년간 같은 노래를 부르고 동일한 순서로 소품을 사용해왔다. 뮤지컬의 흐름은 그들이 애를 써서 기억해야 하는 일이라기 보다는, 자연스러운 습관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설령 온 마음을 다하지 않더라도 그들은 능숙하게 연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복되는 일상은 매너리즘을 느끼게 하기 딱 좋은 환경이다.


rafiki_600.jpg
 

뮤지컬이 막을 오르는 순간, ‘라피키’ 역을 맡은 배우는 내가 앉은 통로 옆 복도로 등장하였는데, 놀랍게도 그녀의 표정은 굉장히 행복해 보였다. 그녀의 얼굴엔 ‘직업 만족도 100%’라는 글이 적혀져 있는 것만 같았다. 활짝 웃으면서 여유롭게 시원한 발성으로 음을 뽑아내는 모습은 나에게 충격을 주었다. 안정감 있는 노래와 그녀의 신난 표정은 나에게, 그리고 그 자리에 있던 다른 관객들에게 좋은 추억을 선물했다. 내가 지금도 뮤지컬을 추억하듯, 각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 또한 뮤지컬을 봤던 밤이 곱씹을 만한 기억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edu_600.jpg
 

뮤지컬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배우와 교육자는 닮은 점이 꽤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가 대본을 숙지하고 있듯 교육자 또한 교육과정에 익숙하다. 배우는 공연장이라는 자신의 공간이 있으며 교육자에게는 교실이 있다. 배우는 날마다 새로운 사람들을 관객으로 만나 소통하며, 교육자 또한 일정한 기간을 기준으로 새로운 학생들을 만나 그들과 상호작용하게 된다. 배우의 열연이 관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을 안겨주듯, 교육자의 진심은 학생 삶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순간을 제공한다. 교육계에서 몇 년 간 거의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다루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모든 것들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라피키’와 같은 마음으로 모든 것이 새롭게만 느껴질 학생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일생 동안 나와 부딪히는 모든 사람들이 나의 재능과 꾸준함, 일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아갈 수 있었으면 한다.


[정현빈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