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그 모든 걸 바치고, 연극 고발자들

글 입력 2017.09.24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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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자들_포스터.jpg
 


Preview


  우리 사회는 끊임없는 고발로 유지되어 왔다. 고발을 통해 잘못 지어진 것들이 무너지고 새로운 것들이 세워지며, 혹은 잘못 지어진 것들에 대한 인식이 잊혀지기를 기다리며. 잘못은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고 해도 언젠가는 세상에 밝혀졌다. 세간은 잘못에 대한 비난으로 떠들석하지만 사실 그것은 잠시뿐. 곧 잠잠해지고 만다. 이따금 무너지는 것들도 있지만 그 뜨거운 이슈 속에서 고발자들은 보호 받지 못한다. 잘못에 대한 올바른 행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잠잠해진 틈을 타 인생이 망가지거나 무너진다해도 다른 빌딩 어딘가로 다시 들어가지 못한다. 아무리 그들의 행동이 정의로웠다해도 고발자는 결국 밀고자로 낙인찍히기 때문이다.

  다수는 고발자를 지켜주지 못하면서 사회정의를 주장하고 정작 개인의 범위 내에서는 그런 고발자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고발자는 분명 정의를 택했고, 그와 함께 그간의 묵은 비밀과 짐을 내려놓았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새로운 짐을 떠안게 된다. 동료들에 대한 배신과 자책감, 앞으로 삶에 대한 공포, 실제로 다가오는 삶의 무게. 과연 우리는 내부 고발자에 대한 모든 것을 정의로만 이해할 수 있을까. 그들이 내면에 담고 있는 짐들은 '상처'라는 단어로는 표현하기 힘들다. 사회가 지켜주지 않는 그들이 겪어야했던 "화"를 이 연극이 담아냈다고 한다. 기대되는 바다.





고발자들_장면사진4.jpg

 

시놉시스

거대 비자금관리장부를 발견한 대기업 임원,
목사의 부정축재와 성범죄를 알게 된 교회집사,
혈액관리 부실로 희생자의 발생을 알게 된 적십자사 직원…

처음에는 혼자 고민, 그 다음은 믿는 동료와 함께
조직 안에서 어떻게든 문제를
바로잡으려 해보지만 역부족.

마침내, 용기를 내 조직의 문제를
고발 폭로하는 사람들.
이제 됐겠지 싶은 순간, 그것은 다시 시작일 뿐.

그 후로도 오랫동안, 지쳐 널부러질 때까지
그들의 투쟁은 계속되는데…






작품설명


말로만 듣던 그 소문, 그 풍문이
갑자기 켜진 화면처럼 내 눈 앞에서 펼쳐졌을 때,
내 심장은 아프도록 뛰었다.


내부고발자들은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며 영웅이 되지만 그것도 잠시. 조직의 책임자들은 사실을 부정하고 고발자들을 음해한다. 동료들은 배신자를 보듯 그들을 멀리하고, 언론은 사실을 비틀고, 이해당사자들로부터 노골적인 압박이 가해지고, 도리어 조직으로부터 고발되고…… 결국 그들은 조직에서 추방되고, 건강을 잃고, 가정은 붕괴되고, 홀로 남겨진다.

“그래도 고발자로 나설 것인가?” 이 연극은 이 질문을 객석에 던지기 위한 공연이다.

 
내부고발자의 고뇌과 고통, 그 순간순간의 마음 길을 따라가 보는 작품
내부고발자들이 문제를 발견하고 고민하다 동료들과 공분하고, 내부에서 항의하고 바로잡으려다 실패하고, 증거 자료를 수집한 후 가족과 동료들의 지지를 확인하고 마침내 문제를 고발하고 폭로하기까지……많은 이들이 포기하고, 다시 용기를 냈다가 또 돌아서고, 양심과 정 의감에 다시 결심했다가 마지막에 또 다시 주저하고, 그랬다가 마침내, 드디어, 피 토하듯 결행한 이들의 마라톤 레이스 같기도 하고, 서바이벌 게임 같기도 한 이야기, 라기보다는 그들의 목소리와 몸짓, 떨리는 숨소리를 담은 연극이다.
 

모든 배우가 몇 십 명의 역할을 번갈아 연기,
파편을 모아 하나의 질서와 구조를 드러내는 구조적 글쓰기가 돋보이는 작품
이 연극은 특정인물을 특정 배우가 전담하지 않는다. 다수의 내부고발자와 그들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을 13명의 배우가 번갈아 연기한다. 내부고발자가 문제의 단초를 발견하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는 시작부터, 어렵게 어렵게 폭로를 결심한 후 그들에게 가해지는 상식적이지 않은 비난과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을 경험하기까지… 그리고 투쟁에서 이기거나 진 이후의 고통스런 현재까지… 여러 인물을 둘러싼 얽히고 섥힌 관계와 상황, 사건을 박상현 작가는 그의 주특기인 구조적 글쓰기로, 교묘하게 파편들을 직조해 커다란 작품 하나를 완성시킨다.


내부고발자들의 육체적 고통에 주목, 불감시대에 신랄한 비판의 칼날을 들이미는 작품
<고발자들>은 내부고발자들이 겪는 분노와 불안, 긴장, 공포, 배신감, 자책감, 울화 등이 어떻게 육체적으로 나타나며, 육체적 고통을 주는가를 표현하는 데 큰 비중을 둔다. 배우의 숨 소리, 심장 박동 소리, 신음 소리, 비명 소리, 울음, 웃음, 울부짖음 등 대사를 통해 전달되는 것 이상의 다양한 소리들이 극 전체에 드리워진다. 이는 가슴보다는 머리가 더 앞서는, 타인의 아픔보다 내 손톱 밑 가시에만 예민한 불통, 불감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예리한 칼날을 드리미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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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리뷰는 아트인사이트 문화초대를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이주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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