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아르곤 : 드라마에 현실을 녹이다 [문화 전반]

배우 덕질하다 발견한 인생 드라마
글 입력 2017.09.24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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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배우는 김주혁이다. KBS2 1박 2일에 출연해 ‘구탱이형’이라는 별명을 얻을 때까지만 해도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영화 ‘좋아해줘(2015)’를 보고 그대로 ‘입덕’해버렸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게 완벽한 사람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김주혁과 닮은 일반인을 짝사랑하기도 했다. 그렇게 마음을 간직하던 중 ‘공조(2016)’를 보며 다시 한 번 덕심(心)을 불태웠다. 김주혁에겐 작품이 끝나도 자신의 역할을 곱씹어보게 만드는 엄청난 능력이 있다. 그가 영웅이든 악당이든 나를 포함한 많은 관객들은 그의 강렬한 존재감을 잊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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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혁은 현재 tvN 월화드라마 ‘아르곤’에서 기자다운 기자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 기자라는 직업에 늘 환상과 동경을 품고 있던 터라 이번 작품은 특히 눈여겨보고 있다. 탐사보도팀 ‘아르곤’의 팀장을 맡은 김주혁은 투철한 직업 정신을 지녔다. 때론 억 단위 소송에 휘말리기도 하고 고위층에게 협박을 당하기도 하지만 기자 정신을 놓지 않는다.
 
사실 아르곤을 보게 된 건 순전히 김주혁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작 매주 월요일, 화요일 11시에 TV를 틀게 한 주요 원동력은 지극히 현실적인 대사와 상황, 이를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드는 배우들의 연기였다. 언론에 관심 있는 사람, 언론인을 꿈꿨거나 꿈꾸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말에 공감할 거라 생각한다.
 
다음 주면 아르곤이 막을 내린다. 김주혁과 천우희, 팀 아르곤의 모습을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속상하지만 오랫동안 기억될 좋은 작품을 알게 됐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다음은 그간 아르곤을 보며 특히 인상적이라고 느꼈던 대사들이다. 혹 당신이 아르곤을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라면 이 대사가 당신을 아르곤으로 인도해주길 소망한다.
 




#1
김백진(김주혁 분, 이하 김)과 이연화(천우희 분, 이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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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 제보자 누구야, 믿을만한 사람이야?

이 : 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긴 한데요

김 : 아니 그 사람 인격 말고 그 사람 지위

이 : 제가 말씀드리기가 좀...

김 : 제보자가 전과자야?
아님 네 전 남친이라도 돼?

이 : ...
     

#2
이연화(이하 이)와 계약직 동료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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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이제 너만 남았어.
여기 사인하면 국장님께 전달해드릴게.

이 : 이게 뭔데?

A : 우리 공식적으로
유명호 국장님을 지지하기로 했어.

이 : 뭐?

A : 국장님이 우리한테 정직원 약속 하셨거든.

이 : 이거 꼭 내야 돼?

A : 무슨 뜻이야?

이 : 남들이 다 우리 낮춰 봐도
스스로 낮아지진 말자
계약직에 용병 소리 듣는 것도 서러운데
이건 좀 아닌 것 같아.

A : 취재 좀 다닌다고 배가 불렀네.
너 네가 1달 뒤에 잘린다고 해도 그런 말 할 수 있어? 
이거 우리 전체 이름으로 나가는 거야.
너 빠지면 안 돼. 무조건 사인해.
 

#3
신철(박원상 분, 이하 신)과 채수빈(신현빈 분, 이하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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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 지들 살겠다고
10년을 일한 동료를 똥통으로 내몰아?

채 : 육 작가님 어차피 그만두잖아요.
드라마로 가면 여기서 어떻게 그만뒀는지 아무도 신경안써요.

신 : 뉴스 한다고 자기 청춘 다 바친 애한테 네 눈엔
꿈을 위해서 스스로 관두는 거랑
일 잘못해서 쫓겨나는 게 똑같냐?
맨날 밤새고 나 같은 또라이한테 욕 들어먹고 겨우 밥값하다
걔가 왜 뉴스를 했겠냐고. 
걔네한테 남는 건 이름하고 보람뿐이야.




* 사진 출처 : tvN '아르곤'


[이형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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