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독서문화 부재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 '독서경영 가을독서호'

글 입력 2017.10.04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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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 동안 읽은 잡지는 미용실에서 읽었던 여성중앙, 우먼센스 등 종류나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단을 하며 격주마다 받았던 '캠퍼스 잡앤조이' 잡지가 전부였다. 그래서 '독서경영'이라는 잡지가 있는지도 사실 잘 몰랐다.
  
처음으로 월간 독서경영 잡지를 찬찬히 읽어 나가는데, 내용들이 알차고 우리나라 독서의 현실을 제대로 꼬집어주고 있어서 좋았다. 항상 '책' 보다는 '스마트폰'에 길들여진 시대라는 문제에 대한 뉴스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이것에 대한 제대로된 해결책과 고민점들을 제기하는 곳은 없어서 좀 답답했다. 그런데 '독서경영'잡지에서 전문가들이 나와 '독서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과정들을 잘 알 수 있었다. 그들이 생각하는 독서란 무엇인지, 현재 저조한 독서량에 대한 문제점, 그리고 해결방법을 제대로 전달해주고 있는 것이 바로 '독서경영'이라는 잡지가 아닐까싶다.

현재 우리는 책 보다는 더욱 더 재미있는 콘텐츠들이 많이 늘어났다. 게임, 영상 등등 무엇이든 IT기기이면 뚝딱, 해결되는 세상이 되었다. 그러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사실 '책'이란 소홀할 수 밖에 없는 도구이기도 하다. 하지만 점점 이대로 책에 소홀해진다면 우리는 '알고 싶은 것'만 아는,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한계에 다다른 세상이 되어버릴지도 모를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책을 접한다면 미처 알지 못했던 지식까지 향유할 수 있어 그것이 바로 자신이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독서도 논술을 위해 읽는 도구가 아닌, 다른 세상을 배우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독서를 많이 한다하더라도 자신이 좋아하지 않으면 결코 그 내용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결국 자신의 마음이 가는 책을 읽어야 그 내용이 기억에 오래남으며, 울림이 전달된다고 생각한다. 이번 가을엔 자신이 좋아하는 책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과정을 경험해보길 권유하고 싶다.





'마음에 드는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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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대세인 시대, 책이 스마트폰으로 대체되고 나무의 체온이 멀어질 때 생각을 키우고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고 공감하는 독서와 사색의 시간은 먼지처럼 흩어진다. 공감은 타자에 대한 나의 생각이 익어가는 숙성의 과정이어서 느리고 시간을 요한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시대에 느림이 만들어 내는 가치는 오히려 중요해진다. 한 동안 말을 탄 후 내려 명상하며 자기 영혼이 따라 올 때까지 기다리던 인디언의 지혜는 이 시대 깊이 돌아볼 메시지다. 쉬지 않고 움직이고 명멸하는 파편화된 뉴스와 정보의 소용돌이에 한 가운데에 있다. 필요한 정보는 활용 하되 휩쓸려 함몰되지 않고 중심을 잡는 것, 그것은 인식 아닌 느린 시간의 가치를 찾는 행동의 문제이고 실천의 문제다. 기실 뉴스를 훑고 정보를 서핑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할 수 없다. 스마트 폰을 통한 단순한 정보는 대부분 진정한 앎이 아닌데, 안다는 착각을 부르고 정말 깊이 알아야 할 것들을 놓치게도 한다. 여름날 반딧불같이 명멸하는 가벼운 관심의 파편들을 넘어서는 사색의 시간이 필요한 이유다. 가치 있는 모든 것은 시간을 요한다.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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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무는 어려서부터 스물한 살이 될 때까지 단 하루도 손에서 책을 놓아본 적이 없다고 고백했을 정도로 어린 시절부터 글 읽기를 좋아했다. 하루는 집안사람들이 그가 어디로 갔는지를 몰라 난리가 났는데 저녁 무렵에 대청 벽 뒤에 있는 풀 더미 사이에서 그를 발견했다. 벽에 적힌 옛 글을 보다가 넋이 빠져서 날이 저문 줄도 몰랐던 것이다. 남몰래 벽에 해시계를 그려 놓은 후 친구들과 즐겁게 놀다가도 일정한 시간이 되면 서재로 달려가 책을 읽곤 했다. 집이 가난해 책을 빌려보곤 했는데,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덕무가 책을 빌려달라는 말을 하기도 전에 빌려 주면서 "자네의 눈을 거치지 않으면 그 책을 무엇에 쓰겠는가?"라고 했다. 책을 빌리면 반드시 보고 나서 베껴 썼는데, 베껴 쓴 책이 수백 권을 넘었다. 여행할 때에도 반드시 책을 소매에 넣고 다녔으며, 심지어 붓과 벼루까지 함께 가지고 다녔다. 여관에서 묵거나 배를 타고 갈 때도 책을 덮은 적이 없었다. 비록 집에는 책이 없을지언정, 그의 머릿속에는 수만 권의 책이 있었다. 평생 동안 읽은 책이 2만 권이 넘었다고 한다. 오로지 책만 읽었던 그는 스스로를 책만 보는 미치광이, 곧 간서치(看書痴)라고 불렀다. (p27)


이덕무는 평생 가난했으며 툭하면 끼니를 걸렀다. 사흘 동안 굶주리다가 집에 있는 물건 가운데 가장 값나가는 ≪맹자(孟子)≫ 7책을 팔아 쌀로 바꿔 밥을 해먹은 적도 있었다. 이웃집에서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려서 자신의 가난한 삶이 너무 슬퍼서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지르며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을 느낀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마음을 고쳐먹고 가난을 원망하지 않기로 했다.

"하늘이 우리들을 생겨나게 했을 때 이미 가난할 빈(貧)자 한 글자를 점지해 주었으니 거기서 도망할 길도 없거니와 원망할 것도 없습니다."

가난이 운명이라면 이를 원망하기보다 적극 끌어안고 살아가겠다는 다짐이다. 집은 비좁은 단칸방이어서 햇빛이 들지 않아 낮에도 어두컴컴했다. 다행히 동쪽, 서쪽, 남쪽으로 창이 나 있었는데 해가 동쪽에 뜨면 동창 아래서 책을 읽고 해가 서쪽으로 기울면 서창 아래에서 책을 읽었다. 글을 읽다가 새로운 깨달음을 얻으면 벌떡 일어나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깍깍 소리를 질러댔다. 혹 집안사람들이 그가 웃는 것을 보면 그것은 그가 희귀한 책을 구한 날이었다. (p29)


차가운 냉기에 잠 못 이루면서 그는 충분히 서러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서럽다고 말하는 대신 여유롭게 받아쳤다. 모진 추위도 그의 자존을 깎아내리지는 못했다. 가난한 선비의 겨울은 몹시도 혹독했지만 그는 굴하지 않고 여유로 받아쳤다.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그가 포기할 수 없는 한 가지는 책읽기였다. 매서운 바람이 방안으로 쳐들어와도, 눈이 펑펑 쏟아내려도 그는 오직 책을 읽었다. (p30)


책만 읽었던 이덕무는 마침내 능력을 펼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정조가 서얼 우대 정책의 하나로 규장각에 검서관(檢書官)을 설치하여 네 사람의 서얼을 뽑았는데, 그 중 이덕무가 으뜸으로 뽑혔다. 검서관은 책을 필사하고 편찬, 교감하는 일을 맡은 직책이다. 검서관은 정규직이 아닌 잡직이었으며 박봉이었다. 하지만 책을 가장 사랑했던 그는 무척 행복했을 것이다. 백동수를 도와 최초의 무예서인 ≪무예도보통지≫를 편찬했으며, 그 자신이 방대한 저술을 남겨 훗날 33책 71권 분량의 ≪청장관전서≫를 남겼다. 가난한 자는 책으로 부유해진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부귀하지 않은들 어떠랴? 책이 주는 이 익은 돈에 있지 않다. 모진 고난, 깊은 시련에도 자오자락(自娛自樂)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이덕무의 삶이 이를 보여주었다.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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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주에 하나는 "생각을 많이 하라"였다. 그런데 산업간 경계가 사라지고 기술 변화의 속도가 생각의 속도를 초월하고 있는 작금의 환경에서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이 더 이상 미덕이 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생각을 많이 할수록 악수(惡手)를 둘 가능성이 높다. 생각한다는 것이 이미 알고 있는 것들과 과거 경험의 범주를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생각을 많이 할수록 정해진 틀 안에서 맴돌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이 점점 더 짧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생각만 하고 있을 때 이미 경쟁자는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여 시장을 선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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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적인 시각은 어떤 부분인가요?
지금은 36학점만 따면 사서자격증을 다 줘요. 문헌정보학과가 아니어도요. 대학에서 학생들이 부전공으로 문헌정보학을 많이 해요. 그럼 현장에서 전공이 아닌 36학점 따고 들어온 사서까지 인정해줘야 하는 건가. 그러다보니까 전체적으로 사서의 질이 하향되고 문헌정보학에 대한 비전, 미래 방향에 대한 컨센서스가 없어요. 이러다보니까 현장에 있는 사서들의 불만, 젊은 교수들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사서는 비정규직이 많아요. 1년에 사서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이 약 4천 여 명 배출돼요. 그 중에서 정규직으로 취업을 하는 비율이 10% 미만이에요. 얼마나 심각한 문제입니까. 연세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 서울에 있는 문헌정보학과 졸업생도 정규직으로 취업을 못하고 있어요. 하물며 지방대학의 문헌정보학과 졸업생들은 어디로 취업하겠어요. 취업을 하더라도 일용직, 계약직으로 해요.


인력의 문제가 도서관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요?
이렇게 되면요. 당장 대학입시시장에서 문헌정보학과가 메리트가 없어져 버려요. 부모들이 문헌정보학과에 가서 비정규직으로 취업하면 누가 좋아하겠어요. 국내 대학들의 문헌정보학과 전체가 활로를 찾지 않으면 더 어려워지게 되어 있어요. 다행히 문재인정부가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데 관심이 많은데, 공공도서관은 공무원이에요. 따라서 사서의 정규화는 곧 공무원이거든요. 그런데 국가가 그만큼 공무원인력 채용을 내 줄 것인가. 지금 여야에서 논란이 있잖아요. 그럼에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줄인다는 것에 희망을 가지고 있어요. 현재 어려운 시기에 한국도서관협회가 해결방안을 모색해 보는데 일조를 해야 한다고 보고요.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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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는 완성된 사람을 만들고, 토론은 부드러운 사람을 만들고 글쓰기는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
동종성 프로가 가장 좋아하는 말로 익히 알려져 있는 프란시스 베이컨의 명언이다. 베이컨의 어록은 그를 독서토론과 행복한 책 독서모임을 만들게 한 동기가 되었다. (p55)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세상의 모든 경험은 다 해볼 수 없기 때문에 책을 통해 간접경험을 하고 이를 통해 배우고 성찰하며 나를 성장시키는 거라고 생각해요. 따라서 책을 통해서 실천해보는 게 중요해요. 예를 들어 ≪아웃라이어≫를 읽고 1만 시간의 의미를 깨달았다면 내가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잡고 꾸준히 해보자는 실천항목을 적어보는 거에요. 저는 ≪나를 확 바꾼 실천 독서법≫이라는 책을 읽고 '책에 밑줄 긋기', '아이디어 간단히 정리해보기'라는 실천항목을 생각했고 실천해보았어요. ≪다산의 독서전략≫이라는 책을 읽고 질서와 초서법을 실행해 보자는 실천항목을 도출하고 독서노트를 만들었죠. 실천항목은 거창한 것보다는 아주 간단한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아요. 실천은 생각보다 10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천주제를 너무 무겁고 거창하게 잡을 것이 아니라 가볍고 사소한 것으로 잡아야 해요."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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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9명은 하루 독서시간이 10분도 안 되고,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성인은 4명 중 1명이라고 한다. 한국인들은 '독서문화 부재의 시대' 속에 있는 것이다. 20여 년 전 대입에서 논술 과목이 도입되면서 독서는 사교육 시장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 그렇게 우리의 독서문화는 안타깝게도 대입이라는 목적에 의해 피동적이고 수동적 성향이 강해졌다.
오랜 시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독서와 글쓰기 지도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대부분의 아이들이 '독서논술'이라는 말에 치를 떤다는 것이다. 그나마 시간적 여유가 있는 초등학생들은 덜한 편이다. 하지만 고학년이 되면 중요 과목에 밀려 독서 수업을 중단하게 된다. 그들에게 독서는 숙제이며 논술을 위한 평가수단일 뿐인 것이다.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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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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