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기억하다 [공연]

글 입력 2017.10.0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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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기억을 기억해서 기억이는 기억기억.. 기억의 <기억하다> 연극은 기억 이라는 단어의 끝없는 말장난과 같았다. 처음에는 겉만 훑었으나 점점 더 파고들면서 혼란스러워지는 느낌을 주었다. 물론 내용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지만. 60분밖에 되지 않는 짧은 연극 속에 간단하면서도 임팩트있는 내용을 담아서 쉽게 기억이 되었다. 미니멀리즘처럼 딱 요점만 모은 알찬 구성이었다. 

PD, 외국인 노동자 꼬르끼, 사라진 벙어리 엄마, 고등학생 기억이, 공장 소장, 치매 할아버지, 사춘기 딸, 다방 여자. PD를 제외한 마을 사람들의 이미지는 '사회적 약자'의 대표 표본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인물 설정을 참 잘했다. 대표성을 지닌 캐릭터들. -딸과 치매 할아버지는 대사 하나를 하기 위해 존재하는 느낌이어서 조금 아쉽기는 했다. 좀 더 다양한 역할이 있었어도 됐을텐데- 그리고 배우들이 연기를 소름돋게 너무나도 잘해서 연극이라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고, 나도 극 속에 존재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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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 시점으로 기억이의 엄마를 찾아가면서, 마을 사람들과 접하는데 시점 또한 좋았다. 외부인이 들어와서 마을의 이상한 점을 찾는 점에서 웹툰, 영화<이끼>도 생각났다. 섬마을 이야기 같기도 하고. 외부인이 접근할 수 없는 작은 마을 특유의 폐쇄성과 집단주의가 잘 드러났다. 그래서 있을법하면서도 조금 기괴한 느낌도 들었다. 같은 외국인이어도 하얀 피부면 좋아하고, 까만 피부면 멸시하는 우리나라 사람의 인종차별적인 모습도 잘 보여서 반성하게 되었다. 

약자는 우리 주위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마치 없다고 생각한다. '차별이라고? 무슨 소리야. 내 주위에는 없는데?' 제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일처럼 여겨지는 약자 멸시, 그리고 인권 유린 등의 온갖 부조리들. '보여지는 극'으로 끌어올려 다시금 생각을 하게 해준 <기억하다>연극. '기억'의 특징을 살려서 전개가 되며 '뻔하지 않게' 소외 계층에 관한 이야기를 내보인 성공적인 연극이다. 참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런 연극이 더 생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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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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