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정거장33

질문하다
글 입력 2017.10.27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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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너무 지친다 그냥 지친다
왜 지치는지 생각 할 이유조차 모르겠을 정도로

책상에서 잠시 멀어져
매일 밤 나를 반강제로 안아줘야 하는 이불에 쓰러지며 중얼거렸다


...


나만 알 수 있을 이불에 배어있는 냄새를 음미하다
눈을 잠시 감아보다가
온갖 걱정 뒤섞인 한숨을 내뱉고
천장을 향해 시선을 꽂았다
세상에서 가장 무기력한 뾰족함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해놓고
지친다고 외치는 내가 모순 같다고
도장부터 찍어버린다

너무 심한 도박이었나
과거의 나에게 질문도 던진다

내가 나에게 정직해지는 것
아직은 모순이고 모순이고 모순이다. 그런 것만 같다
온갖 모순의 방해를 받아 태어난 것은
버티겠다는 몸부림이었고

...

그래 그래도 나 나름 열심히 버텨온 것 같아
아무도 모를 나만 내릴 수 있는 정답아닌 정답을 중얼거린다

그리고 허공에 찍어버린 도장을 다시 바라본다


아직 원하는 만큼 모든 것을 받아내기엔 약한 내가
언제쯤 넓어질까
언제쯤 행복 할 수 있을 만큼 단단해질까


2017-10-27-22-18-48.jpg
 

알 수 없는 우주를
끝이자 도착으로 둔 나의 시간의 길에게 묻는다
내가 꿈꾸는 우주를 언제쯤 온전히 담아낼 수 있을까
라고

-질문-


[오예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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