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아이엠히스레저 [영화]

글 입력 2017.10.30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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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우리는 이제부터 여행을 떠날거야.
나랑 같이 갈래? 가게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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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잔한 음악과 장난스럽게 웃고 있는 히스레저의 모습이 담긴 영상으로 시작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아이엠히스레저’. 여행을 떠나게 될거라는 그의 말이 마치 “이제 내 이야기를 듣게 될거야.” 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고 이제는 볼 수 없는 그의 모습을 스크린을 통해 다시금 보게 되니 감회가 새롭기도, 슬프기도 했다. 90여분간 이어지는 히스레저의 영상, 지인들의 인터뷰 그리고 그가 살았던 삶에 대한 이야기는 잔잔히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다.
    
  그를 처음 보게 된 건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 라는 작품에서였다. 조금은 유치한 제목을 보며 미국의 흔한 로맨스 코미디 영화겠지 하며 기대감 없이 보기 시작했고 끝날 때쯤엔 본명도 모르는 이 남자배우의 팬이 되어있었다. 당시 좋아하는 남자배우상이 확고했던 나에게 히스레저의 첫인상은 ‘매력적인 얼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나 영화의 중반부에 다다랐을 땐 그가 가진 특유의 매력에 흠뻑 빠졌고 특히 히스레저가 운동장을 돌며 여자주인공을 위해‘Can’t take my eyes off you‘를 부른 장면은 한동안 그 장면만 돌려볼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흔한 소재와 흔한 대사를 담고 있는 영화였지만 히스레저의 연기는 특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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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연기를 보며 무언가 특별함을 느꼈던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아이엠히스레저’ 에 나오는 그의 지인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그는 특별했다고. 그의 가족과 지인들을 통해 듣게 된 그의 삶은 정말 영화 같았다. 그는 넓은 세상을 겪고 싶다며 망설임 없이 자퇴를 했고 집을 떠나 닥치는 대로 오디션을 보며 연기자의 꿈을 이뤄갔다. 호주에서 크고 작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던 그는 ‘너를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 의 남자주인공 오디션에 붙게 되면서 할리우드에 입성하게 되고 어린나이에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청춘이라면 누구라도 꿈 꿀, 하지만 모두가 무모하다고 말했던 길을 히스레저는 묵묵히 자신만의 길로 만들었다. 정말 비범한 용기를 가지지 않는 이상 이뤄낼 수 없는 일임이 분명하다.

  이후 그에게는 ‘너를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 와 비슷한 하이틴 로맨스 영화 주인공역만 쏟아 졌다고 한다. 그는 분명 이른 성공에 안주하고 그에게 주어진 인기와 부를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식상한 것을 지양했고 새로운 것을 도전하길 원했다고 한다. 그가 남긴 유작들만 봐도 그가 항상 새로운 도전을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성애자인 카우보이, 껄렁거리는 스폰서, 마약중독자, 그리고 소름 돋는 악당 조커 까지.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꾸준히 새로운 것에 도전했던 그의 열정과 용기가 느껴진다.
 
  그가 특별했던 제일 본질 적인 이유는 예술에 있다. 그의 인생은 예술 그 자체였다. 그는 항상 카메라를 옆에 두고 그의 생활, 지인들, 풍경 등등을 기록해왔고 촬영방법을 홀로 연구하고 독학했다. 또한 카메라로 자신의 표정, 움직임, 시선 등을 기록하며 렌즈 너머로 보일 연기자로서 갖춰야할 점을 끊임없이 연구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따로 연기교육을 받거나 연기학교를 다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고 진중한 연기를 선보였다. 사진, 영상, 연기 뿐만아니라 그는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음악을 만들기도 했다. 그는 예술 그 누구보다 예술을 사랑했고 예술 그 속에서 살아갔다. 그의 인생 어느 한곳도 예술이 닿아있지 않은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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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매 순간 열정적이었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갈구했다. 영화, 사진, 음악, 영상 등 무엇이든지 아이디어가 생기면 그 일을 망설임 없이 추진했고 이뤄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이 없어서 지금 한다고. 그래서였을까? 그는 알 수 없는 불면증에 시달렸다. 그런 와중에도 그는 끊임없이 창작 활동을 지속해나갔다. 예술적 창작활동에 대한 집착만큼 연기에 대한 집착도 강했다. 그가 연기의 정점을 찍은 다크나이트의 ‘조커’역을 맡게 되었을 땐 런던의 호텔방에서 6주 동안 나가지 않고 ‘조커’에 대해 연구할 정도로 역할에 대한 끈질긴 열정을 보여주었다.
 
  그의 노력에 따른 당연한 결과처럼 그의 연기를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팬이 되고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아쉬운 것은 이제 그만의 매력을 담은 연기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불면증으로 인한 약물오남용으로 인해 2008년 1월 22일,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거의 10년이 다되어가는 지금까지도 그의 죽음은 안타깝고 슬프다. 그러나 우리는 그의 작품으로 그리고 그를 담은 <아이엠히스레저> 이 영화로 그를 추억할 수 있다.

     



이미지출처: 네이버 영화 


[박윤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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