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파비오칼베티, 그가 건네는 위로의 모습

글 입력 2017.11.02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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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베티의 방은 가슴을 울리는 음악으로 가득 차 있는 영혼의 휴식처이다. 그 안에는 자기 자신, 사랑했던 여인, 추억 등 여러 생각과 명상의 조각들이 하나의 소리가 되어 음악처럼 떠다닌다. 그 내부는 우리 내면의 양심, 감정을 보여준다. 이 공간은 단지 외로움, 인생의 적막함, 영혼의 공허함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그 고요함 자체가 바로 삶이다. -엘비오 나탈리 (작가, 시인, 예술가)-



파비오 칼베티, 그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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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이태리에서 태어나 피렌체 미술대학을 졸업한 후 외국에서 전시 활동을 시작하면서 화가로서 경력을 쌓아갔다. 외국에서 첫 전시회를 한 이유는 당시 이태리는 젊은 예술가 보다는 상업적으로 검증된 작가들을 선호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1987년에는 미술비평가들 사이에서 ‘최고의 재능을 가진 이태리 화가’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칼베티의 작품에서는 왠지 모를 쓸쓸함과 공허함이 느껴진다. 텅빈 기차역, 한밤 중에 활짝 열려있는 창문, 꿈인지 현실인지 모호한 표정으로 어딘가를 응시하는 사람들. 칼베티가 그리는 인물들은 건물이나 방 안, 사람들. 칼베티가 그리는 인물들은 건물이나 방 안, 도로 위 등 사실적으로 표현된 도시 어딘가에서 무거운 마음, 어둠에 잠긴 듯한 모습으로 드러난다.

그는 작품을 넘어서 관객들에게 다가가는 예술가이다. 단순 감상을 넘어서 기차표, 다이어리, 엽서, 항공권영수증 등을 콜라주 형식으로 부착해서 관객과 소통하기 때문이다.(동성갤러리 홈페이지 참조)



1. 위로

Fabio Calvetti, Consolazione 파비오 칼베티, 위로를 건네다

‘깊어 가는 가을, 우리의 삶을 잠시 되돌아보고 현실 속에서 여유를 찾아볼 수 있는 전시회가 개최된다. 특히 외롭지만 자신의 삶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는 따뜻한 위로가 될 만 하다.’ (동성갤러리 홈페이지 참조)

요즘, 서점을 가면 '위로'를 주제로 한 책들이 많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위로를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고, 그만큼 삶이 힘들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책으로 위로를 받을 수 도 있지만, 우리는 저마다의 방법으로 무엇으로 부터, 혹은 누군가로부터 위로를 받을 수 있다.

오늘 나는, 파비오 칼베티로부터, 그의 그림으로부터 위로를 받고자 한다. 그가 그리는 위로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2. 여자

그의 그림에서 혼자 있는 여자를 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녀는 고민을 하고 있거나, 슬픔에 빠져 있는 듯 하다. 여자는 나의 모습 혹은 우리 모두의 모습을 나타낸다. 방 안에 홀로 앉아 생각 하는 내 모습, 깊은 고민에 빠진 내 모습. 그림들을 보며 익숙한 느낌을 받은 이유도 이 때문일까.

그림 속 고독, 혹은 고민에 빠진 여자를 보니 위로가 된다. 내가 그림 속 외로운 여자를 바라보는 것처럼, 누군가 외로움에 빠진 나를 바라보며 위로해 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여자와 나는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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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의자

그의 그림에서는 의자의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의자는 누군가를 앉히기 위해 존재한다. 의자는 누군가를 앉힘으로 그 존재를 다한다. 하지만 그림 속 의자에는 아무도 앉아 있지 않다. 홀로 덩그러니 놓인 의자와 그 의자를 바라보는 내가 동질감을 느낀다. 내가 저 의자에 앉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서로를 채워주며 위로하고 위로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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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액자

하나의 액자 안에 작가의 메시지가 담긴 작품들. 하지만 파비오 칼베티의 작품은 다양한 프레임이 존재하고 있었다. 개별적인 메시지가 담긴 공간들을 한 곳에 모아 놓기도, 여러 하나의 메시지를 여러 공간에 나누기도 하며 신선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는 서로 다른 이야기를 담고있어도 하나가 될 수 있고, 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도 각자가 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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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갤러리가 주관한 ‘파비오칼베티, 위로를 건네다’는 수백점의 그림, 몇시간을 보내야 다 볼 수 있는 그런 대형 전시는 아니지만, 잔잔한 음악과 좋은 글귀들 그리고 파비오 칼베티의 작품을 통해 받은 위로만으로 위로 자체가 되는 인상깊은 전시로 기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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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정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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