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독립서점의 매력 [문화 전반]

대전에 있는 독립서점 3곳을 찾아가 봤다.
글 입력 2017.11.13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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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나온 책들이 슬슬 진부하다고 느껴질 때쯤, 독립출판 서적을 알게 되었다. 독립출판은 출판사의 도움 없이 개인이 스스로 제작, 편집, 출판, 유통까지 진행하는 것이다. 때문에 독립출판 서적은 작가의 개성과 감성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소재나 내용, 디자인이 신선하다.

  최근 독립출판 서적과 함께 이를 유통하는 독립서점도 주목받고 있다. 독립서점 또한 개인이 직접 운영하는 서점으로 대형서점과는 달리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이러한 독립서점은 점차 늘고 있으며 서울에는 벌써 80개가 넘는 독립서점들이 생겼다.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독립서점의 바람이 불고 있다. 내가 사는 대전에도 많은 독립서점들이 문을 열었다. 나는 그 독립서점들을 살펴보기 위해 문을 연 곳 중, 가장 유명한 3곳을 찾아가 봤다. 찾아간 독립서점 3곳은 책을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휴식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으며, 지역민의 문화생활에 큰 도움을 주고 있었다.


 
1. 도어 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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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 대전 중구 테미로 48 1층
영업시간 : 매일 13:00~20:00 월~토요일, 일요일 휴무
번호 : 042-626-6938


 도어 북스가 위치한 중구 대흥동은 대전의 원도심으로 현재 개발 사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다. 이에 발맞춰 대흥동에는 아날로그적이고 감성적인 가게들을 많이 들어섰는데 도어 북스도 그중 하나다.

 도어 북스는 2014년 6월에 문을 열었으며 이곳은 대전에서 첫 번째로 문을 연 독립출판서점이다.  도어북스의 대표인 박지선 씨는 "대전에 남아 재미있는 일을 기획하고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청년들에게 생각의 쉼터를 제공해 주고 싶었다"며 "독립출판물을 통해 청년들이 영감받고, 위로받아 더욱 활발히 활동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도어 북스 운영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개인적으로는 가족과 함께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동생과 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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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란 조명에 이끌려 도어 북스에 처음 들어가면 빼곡히 진열된 독립출판 서적들이 눈에 들어온다. 진열된  독립 서적 위에는 깨알같이 책에 대한 소개가 적혀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개인이 만들었다고 보기 힘든, 완성도가 높은 서적들이 많이 보인다. 반면에 살짝 조잡하면서도 단순하게 만들어진 책들도 있는데, 대형 서점에서 볼 수 없는 신선한 책들이다. 책 분량은 얼마 안 되지만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작가의 아이디어가 엿보인다. 공감 가는 소재를 쉽게 풀어쓴 작품이기 때문에 어렵게 생각 안 하고 편히 볼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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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도어 북스는 크게 두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한쪽에서는 독립출판물을 판매하고 있으며, 다른 한쪽에서는 이벤트 및 세미나, 공연, 수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공간은 지금까지 청년들의 문화 공간으로 유용히 사용돼 왔다.

  현재(2017년 11월)는 '일상 뭉클'이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벤트 참여시 엽서 1장을 증정하고 있으니 독립 서적과 함께 예쁜 엽서를 얻어 가길 바란다.

 

2. 도시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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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 대전 중구 보문로260번길 17
영업시간 : 평일 12:00~22:00 주말 13:00~21:00
번호 : 010-9430-2715


 도시 여행자 또한 중구 대흥동에 위치해있다. 이곳은 문을 연지 7년이 됐다. 1층은 서점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2층은 작가와의 만남, 여행 모임, 워크숍 등 많은 이들이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문화 공간을 조성해 제공하고 있다.

 도시여행자는 처음에 부부가 카페부터 시작했지만 4년 전부터 여행서적 및 독립출판물을 판매하게 됐다. 지금 운영 인원이 6명으로 늘었으며, 독립출판물뿐만 아니라 다양한 출판사의 책들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서점에 진열된 책들은 운영진들이 엄선해서 고른 책들이다.

 도시 여행자를 운영하는 신승리씨는 서점과 카페를 겸하게 된 이유에 대해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표현하기 위해 적합하다고 판단한 수단이 카페와 서점이었다"며 "사람들이 우리 가게를 이용해 자발적인 커뮤니티를 형성하길 원했고, 그들이 삶에 필요한 영감과 자극을 얻어 갈 수 있도록 우리가 돕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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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을 열고 도시 여행자에 들어가면 오른쪽에 독립출판물이 진열돼 있다. 예상외로 수가 적어 이유를 물어보니 작가들과의 정산이나 독립출판물의 질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 그리고 도어 북스와의 공존 등을 이유로 독립출판물의 수를 줄였다고 했다.

   작가가 직접 서점에 출판물을 유통하다보니 가끔 작가와 서점 사이에서 정산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때문에 도시 여행자는 독립출판물을 직접 매입해 판매한다고 했다.  또한 독립출판물의 질적인 부분도 중요한 문제다. 책은 공공재이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출판사에서는 몇 번의 감수를 거쳐 대중성 있는 책을 세상에 내놓는다.) 하지만 독립출판물은 작가의 개인적인 성향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대중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책도 간혹 있다. 도시 여행자는 책을 선정할 때 이러한 부분을 중요하게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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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기 때문에 이 곳에 진열된 독립출판물들은 디자인부터 시작해 내용까지 알차다. 모두 완성도가 높으며,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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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문화공간이 조성된 2층에서도 서적을 볼 수 있으며, 원한다면 도서관처럼 책을 빌릴 수도 있다. 음료를 마시며 여유롭게 책을 읽고 싶다면 도시 여행자에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3. 구름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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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 대전 동구 대동초등2길 21
영업 시간 : 매일 14:00~21:00
번호 : 042-332-1109


  구름 책방이 위치한 동구 대동도 대전의 원도심이다. 구름 책방은 올해 5월부터 독립출판 서적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구름책방의 대표인 송봉규 씨는 "원래는 이 곳은 지역 아이들의 쉼터 역할을 했던 공간이자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소개해주는 공간이었다"며 "이 후에 아이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독립출판물을 유통하는 책방을 만들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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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방 안에는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예술적이고 내용이 재밌는 독립 서적들이 많이 비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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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구름 책방은 원래의 취지를 생각해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을 따로 진열해놓았다. 독립 출판 동화책뿐만 아니라, 여러 출판사의 동화책, 외서 동화책도 함께 비치되어 있다.
  
  구름 책방에는 독창적이고 기발한 서적이 많았다. 아이들과 함께 문화 활동을 하고 싶을 때, 예술 활동을 하는데 좋은 아이디어를 얻고 싶을 때 찾아가면 좋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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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동안 독립서점 3곳을 돌아 보았다. 찾아간 독립서점들은 서점의 기능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행사와 이벤트를 열고 사람들에게 문화공간을 제공해줌으로써 복합문화공간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또한 독립출판물을 유통하여 자칫 딱딱해 보일 수 있는 서점을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친근한 분위기로 만들었다. 세 독립서점은 원도심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었다. 원도심의 문화명소로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원도심으로 인구를 유입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소개한 독립서점 말고도 앞으로 많은 이들이 전국에 있는 모든 독립서점을 활발히 이용했으면 좋겠다. 영국의 유명 독립서점인 '돈트북스' 매니저 브렛 울스튼크래프트씨는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다양한 형태의 서점이 유지될수록 책 문화가 융성해진다"고 말했다. 많은 이용으로 독립서점들이 유지되어 작가를 꿈꾸는 이에게는 출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독자들은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책들과 만나 풍요로운 문화 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불황 속에서도 꿋꿋이 독립 서점을 운영하는 책방 주인들을 응원한다.

   


참고자료
"조악해? 그것도 매력"… 난 '독립서적'을 읽는다, 머니투데이, 2017.11.04


[정바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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