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07. 음악을 통해 늘 위로받고 있어요 : 송송이

글 입력 2017.11.15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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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當身)


1. 듣는 이를 가리키는 이인칭 대명사 
2. 문어체에서, 상대편을 높여 이르는 이인칭 대명사

....


음악을 통해 늘 위로받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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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담소에 들어간다. 작은 방 한 가운데 테이블이 있고 그 위로 녹음기가 놓여있다. 안내해 주는 사람은 없는 건가 싶어 고개를 두리번거리는데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그냥 기다리면 되겠지. 의자를 빼 앉았다. 뻘쭘하게 혼자 서있으려니 괜히 민망한 기분이 올라와서. 음, 고민이 있다. 남들에게 말하는 것이 민망할 정도의 문제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굳이 친구에게 연락해 약속까지 잡고 시간을 내는 것도 어렵고 어색했다. 그래서 혼자 조용히 찾아본 것들이 뭐 이런 상담 같은 거. 그런데 상담센터, 따위의 것들을 써칭했을 때 올라오는 수많은 고민들을 구경할수록 내 문제는 너무 사소한 것이 아닌가? 굳이 이런 걸 말해야 할 필요가 있나? 하는 마음들이 밀려들었던 것 같아. 혼자 오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이 정도로 관두는 게 낫겠지’ 생각할 즈음, 우연히 '음악상담소'라는 것을 알게 된 거다. '음악'이 들어가는 거 보면 딱딱한 자리는 아니겠지. 

  침을 꼴깍 삼킨다. 침소리가 크게 들린다. 손을 무릎 위로 올려놔 봤다가 허벅지 사이로 끼워도 보고 핸드폰도 만지작거린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점심시간은 아닌 것 같은데. 아무도 없는 상담실의 적막감 때문인지 어깨가 더 무거워지는 기분이다. 괜히 왔나. 녹음기를 슬쩍 봤다. 핸드폰 녹음기능 정도만 써본 터라 이렇게 따로 기계로 접하는 건 처음이다. 상담고객과의 대화를 녹음하려는 모양이다. 신기해서 손을 대본다. 여러 가지 작은 버튼이 있다. 전체적으로 까만 몸체인데 그 중에서 하나의 버튼만 흰색이다. 이건 뭐지? 
  
  재생. 음악이 흘러나온다.
  
"글과 음악으로 답해드립니다! <음악상담소 song's>입니다."
"...?"
  
  긴 서론. 소설도 아니고 뭣도 아닌 글인데. 7번째 인터뷰이의 글을 읽었을 때 종종 떠올랐던 장면이다. 처음 <음악상담소>를 접했을 때, 라디오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하나 하나 그 사연들과 대답들을 읽어보면서 라디오와는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처방전이 있고 그것이 음악과 글이라는 것. 게시물로 남겨지다보니 여러 번 반복해서 읽을 수도 있고, 음악이 한데 모아져 있어서 힘겹게 스스로 찾아 들을 필요도 없다. 이런 친절한 카운슬링이 있다니. 그렇다. 이번에 우리가 만난 '당신'은 에디터 송송이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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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씨가 대학생활 때 몸 담았던 음악 동아리. 그 무대.


Q. 아트인사이트 구독자분들이 알 수 있게 간략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트인사이트에서 음악 에세이 ‘공간X공감’을 연재했고, 현재는 시즌2로 ‘음악상담소’를 연재하고 있는 송송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Q. 아트인사이트 페이지에서 즐겨 보는 글이나 작품이 있을까요?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게시물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음, 저는 그때그때마다 눈에 띄는 글들을 읽는 편인데, 요즘에는 오피니언의 글들을 자주 읽어요. 갈수록 다양한 소재들이 나와서 재밌게 보고 있어요. 작품 중에는 순간을 기록하다를 좋아해요. 그림체가 너무 귀여워서 자꾸 보고 싶더라고요. :)
  
Q. 자신을 색깔로 표현한다면 무슨 색일까요?
  
음, 검은색? 개인적으로 검은색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검은색은 편안함, 보호감, 신비감을 준다고 해요. 사람들이 느끼는 저의 이미지와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Q. 인터뷰 답신을 하는 기간 동안 송이씨 하루 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이었나요? 인터뷰가 끝나고 나면 무엇을 할 예정인가요?
  
요새 개인적으로 너무 바빴던 터라, 정말 오랜만에 휴일을 누렸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오랜만에 요가매트를 깔고 편안한 마음으로 요가를 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네요. 체력이 약한 편이라, 몇 년 전부터 요가를 시작했거든요. 인터뷰가 끝나고 나면, 음악상담소에 필요한 음악을 선곡하기 위해 또 열심히 음악을 듣고 있을 것 같아요. :)
  
Q. 송이씨에게 13월이라는 비현실적인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살아보고 싶은가요?
  
13월이라...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고민이 되네요. 정말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재즈피아노를 꼭 배워보고 싶어요. 평소에 재즈 음악 듣는 걸 좋아하는데, 들을 때마다 ‘저렇게 피아노를 치면 얼마나 재밌을까.’ 싶거든요. 한편으로는 연습실에서 하루 종일 노래 연습만 하고 싶기도 해요. 노래 부르는 걸 아주 좋아하는데, 집에서는 못 부르니까 친구들이랑 노래방에 자주 가서 불러요. 상상만 해도 행복하네요. :)




  검은색을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순전히 내 마음대로 해석해보자면, 검정이나 회색 같은 무채색에 민감하다는 것은 빨강이나 노랑, 파랑처럼 그 자체로 선명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색상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특징을 규정짓기 어려운 색상들을 마음에 들어 한다는 것이다. 즉, 단언할 수 없고 표현하기 어려운 대상의 ‘기운’에 훨씬 열려있는 존재들이라는 점. 강렬하지 않아도, 발랄하지 않아도, 은근하게 밀려드는 기운들에 대해서. 그래서 더 잘 느끼고, 그래서 더 구체적으로 말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지 않을까. 적어도 내 주변에서 어두운 색상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면 항상 그랬다. 음악을 좋아하는 감각이 남다르다고 생각했는데, ‘당신’이 검정을 좋아한다고 했을 때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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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끼는 장소와 관련된 사진을 요청했을 때 이 사진을 받았다.
그녀의 제주도 앓이를 달래줄 플레이리스트가 궁금해진다.
 

Q. 고민을 들어주는 진행자분들은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내 마음 따라 즐겨 듣는 노래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참여해왔던 외부 교육 과정을 마치고, 대학생활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 다시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강선비 씨는 직장인이라 주말도 없이 열심히 일하고 계세요. 저는 장르 안 가리고 다양한 음악을 듣는 편인데요. 요즘에는 팝을 많이 듣고 있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켈리 클락슨의 새 앨범이 나왔기 때문이죠. 강선비 씨는 요즘 알레시아 카라라는 뮤지션에게 빠져서 이 분 노래를 자주 듣고 계신다고 하네요!
  
Q. 글을 읽으면 제가 라디오 청취자가 된 기분이에요. 음악을 좋아하는 두 사람의 열띤 대화를 구경하는 재미도 있구요! 선곡에 대한 감각은 두 분 다 탁월하시긴 하지만 아무래도 '상담소'이다보니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이 제일 중요할 테죠. 사연을 보내주시는 분들은 많이 계시나요? 글이 포스팅 되고 나서 그 분들의 답신을 받은 적이 있나요??
 
아직까지 사연이 많지는 않아요. 5화까지 연재한 상태라, 어쩌면 당연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음악상담소가 어떤 공간인지를 충분히 보여드려야 할 테니까요! 그래서 초기에는 여러 지인들에게 사연을 보내달라고 부탁을 해놨어요. 덕분에 지인들의 몰랐던 이야기들을 알게 돼서 신기하기도 했죠. 지금으로서는 더 좋은 음악과 글로 음악상담소를 알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Q. 사연을 받고 선곡을 하고 글을 게시하는 '음악상담소'는 익히 알고 있던 상담의 방식보다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간차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도 있나요? 안 그래도 마침 선곡하신 음악을 그 분이 듣고 있었다던가. 실시간 소통이 아닌 '음악상담소' 만의 상담의 역할? 궁금해집니다 :)
  
아직까지 시간차로 인한 일들은 없었어요. 대신 초기에 사연을 보내주셨던 분이 글을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보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문제에 대해 고민이 될 때마다 다시 글을 읽어보며 마음을 정리하게 됐다고 전해주셨어요. 음악상담소는 글로 기록되어 있으니까, 언제든 다시 글을 읽어보고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 아닐까 싶어요. :)
  
Q. 음악을 정말 좋아하는 분이니까 꼭 질문 드리고 싶어요. 정말 진부한 물음이긴 한데 음악이 삶의 매 순간에 선사하는 선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음악의 힘을 믿으시기에 '상담소'라는 타이틀을 걸고 진행하시는 것 같아서요! 진행자로서 갖고 있는 음악에 대한 신뢰와 동경 같은 것을 저희에게도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공간X공감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게 된 이유이기도 한데요. 음악은 사진첩과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진첩을 보면 그 때의 순간이 떠오르게 되는 것처럼,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음악을 들었던 그 시절을, 공간을, 감정을 떠올리게 되니까요. 그래서 단순히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추천하는 것보다, 어떤 주제를 가지고 누군가의 기억 속에 담겨 있는 것들을 끄집어내서 음악과 연결시켜주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번에 상담소라는 주제로 글을 쓰게 된 것도, 말보다 음악이 담고 있는 스토리를 통해 답을 해드리고 싶었거든요. 음악이라면 말보다도 더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서요. 그것이 음악이 가진 힘이 아닐까요? :)




  누군가와의 인상 깊은 대화를 녹음해 뒀다가 글로 기록하면 좋겠다고 종종 생각하고는 한다. 그런데 다른 내용도 아니고 ‘상담’ 내용이 텍스트로 남게 된다면? 대화의 의미를 다시 곱씹어보고 싶을 때, 납득이 되지 않았던 지점을 다시 확인해보고 싶을 때, 당시의 내 상황을 다시 공감해보고 싶을 때. 그때마다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 아닌가? 어떤 의미에서 보자면, <음악상담소>는 카운슬링인 동시에 선물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제보자의 사연에 ‘음악’을 입혀주고 진행자 각각이 현실을 받아들이는 자세와 감정들을 이야기 나누는 것. 그 마음들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는 거니까.




Q. 처방전은 질병마다 정해진 약이 있고 그 약을 먹어야만 낫잖아요. 음악상담소는 두 분의 선곡과 따뜻한 메시지가 그 역할을 할 텐데, 사연에 딱 맞는 곡을 찾기가 마냥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두 분이 처방을 내리기 위한 선곡 원칙 같은 것이 있다면 궁금합니다!
  
그 점은 저희도 항상 고민하는 부분인데요. 보통 두 가지 기준으로 곡을 선택해요. 가사가 사연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는지, 저희가 음악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을 담고 있는지. 하지만 정확하게 딱 맞아떨어지는 곡은 거의 없기 때문에 개인적인 해석을 함께 담아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다양한 사연들을 다루려면 더 폭넓게, 다양한 음악을 많이 듣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매번 깨닫고 있죠. 그래서 요즘은 음악을 들을 때 가사에 더욱 집중해서 듣게 되는 것 같아요.
  
Q. 고민 상담을 위해서는 조언보다도 '공감'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본인의 경험'과 비슷한 경우였다면 더욱 공감이 가겠지요. 어쨌든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들은 막연할 때도 있고 정말로 현실적일 때도 있을 텐데, 이런 경우에는 어떤 식으로 도움을 주시나요?
  
아무래도 제 경험과 비슷한 사연일 경우, 그때를 떠올리면서 제가 느꼈던 감정이나 해결책들을 최대한 사연자 님의 입장에서 풀어내려고 노력해요. 하지만 그게 정답인 것처럼 보이지는 않도록요. 또, 사연에 따라 답변이 현실적이게 되기도, 가끔은 좀 이상적인 답변이 되기도 하는데요. 사연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가지고 글을 보내주시는가를 생각해보다 보면 달라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혼자 쓰는 것 보다 누군가와 의견을 나누는 방식이 좋다고 생각했고, 지인이신 강선비 씨의 도움을 받아 다양한 시선이 담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음악으로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기획 의도에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공감이 타인의 이야기를 나의 이야기처럼 느끼는 것이라면, 위로는 공감 혹은 그 이상의 것을 전달해줘야 할 텐데요. '음악'이라는 매체가 두 분에게 위로를 준 경험이 있었기에 이런 기획이 나왔을 거라 생각합니다. 두 분은 언제 음악으로부터 위로받으셨나요? 소개해줄 수 있는 경험이 있으신가요?
  
저는 음악을 통해 늘 위로받고 있어요. 때로는 음악 속의 이야기가 나 같아서 위로를 받기도 하고, 때로는 ‘나’에서 벗어나 음악 속 화자의 감정을 공유하기도 하면서요. 음악을 들을 때만큼은 현실에 놓인 고민에서 벗어나 온전히 음악 자체에만 집중하게 되거든요. 제가 음악과 떨어질 수 없는 이유기도 해요.

Q. (릴레이질문) 이전 인터뷰이님이 주신 질문입니다. 마침 딱 음악이네요! 블라인드로 진행되는 건데 송이씨에게 정말 적절한 질문이 될 것 같습니다. ‘작업할 때 자주 듣는 노래는 무엇인가요? 없다면 지금의 자신을 제일 잘 표현하는 노래는 무엇인가요?’ 여기에 답변을 해주시고 송이씨도 다음 인터뷰이에게 질문을 던져주시면 됩니다.
  
저는 작업할 때 가사가 없는 음악들을 듣는 편이에요. 가사가 있는 음악을 들으면 자꾸 따라 부르게 돼서요. 작업에 방해가 되지 않게 재즈 피아노곡이나 클래식을 많이 듣는 편이에요. 마음이 편해지거든요. 다음 인터뷰이에게 하고 싶은 질문은 ‘평소 몇 시쯤 잠에 드시나요? 그 시간에 잠드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입니다. 저는 되게 일찍 자는 편이라, 다른 분들은 언제쯤 주무시는지 궁금해요.




늘, 이라는 표현을 확신하듯 쓸 수 있는 사람. 늘 위안을 받는다는 것은, 늘 감사하는 자세로 음악의 결을 만져본다는 것이겠지. 그런 사람이기에, ‘당신’에게서 음악은 정말로 ‘친구’ 같은 존재일 수 있겠다. ‘당신’의 상담소에 더 많은 사람들이 기웃거렸으면 좋겠다. 누군가의 아주 사소한 고민과 중대한 결정을 앞둔 마음들이 ‘당신’에게로 배달되었으면 좋겠다. ‘당신’은 음악을 듣는 것과 마찬가지로, 북적이는 사람들의 마음을 두 손으로 받아 귀를 기울이겠지. 그 모습을 상상해본다. 옅은 미소가 번진다.




[김해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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