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그녀의 삶은 어떤 색깔일까, 마리로랑생展-색채의 황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017.12.09 - 2018.3.11
글 입력 2017.12.05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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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로랑생포스터-02.jpg
 


마리 로랑생展 색채의 황홀
Marie Laurencin

 
 
지루하다고 하기보다 슬퍼요
슬프다기보다
불행해요

불행하기보다
병들었어요.

병들었다기보다
버림받았어요.

버림받았다기보다
나 홀로.

나 홀로라기보다
쫓겨났어요.

쫓겨났다기보다
죽어 있어요.

죽었다기보다
잊혀졌어요.


  <잊혀진 여인>으로 더 잘 알려진 이 시의 원제는 <진정제>라고 한다. 시간이 약이듯, 망각을 마음의 진정제로 표현헸다는 생각에 미치자 죽음보다도 더 슬프게 느껴졌다. 이를 노래한 시인은 오늘 전시의 주인공, 마리 로랑생이다. 마리 로랑생은 프랑스의 대표적 여성 화가로, 1·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섬세하고 미묘한 색채 운용으로 주목을 받았다. 포스터에서도 보이듯 회색조의 무채색을 기반으로, 본인의 색을 살린, 윤곽선 없는 화풍은 화가의 이야기를 더욱 듣고 싶게 만들었다.




 
*
피카소와 샤넬을 그린 황홀한 색채의 화가

  마리 로랑생은 피카소와 아폴리네르는 물론 장 콕토, 앙드레 지드, 마리아 릴케, 코코 샤넬, 헬레나 루빈스타인, 서머셋 몸에 이르기까지 당대의 예술가들과 활발하게 교류했다고 한다. 그 시작은 피카소가 가난한 무명작가이던 시절, 몽마르트의 허름한 건물 바토 라부아르(세탁선)에서부터 시작됐다. 화가 브라크의 소개로 젊은 작가들의 아지트이던 이곳을 드나들던 스무 살의 마리 로랑생은 아름답고 쾌활하며 묘한 매력을 발산해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가 됐다. 피카소의 소개로 훗날 모더니즘 문학의 선구자로 불리게 되는 기욤 아폴리네르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
영화보다 애절한 사랑이야기

  5년간의 짧은 사랑은 기욤 아폴리네르가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 도난 사건의 주범으로 몰리게 되면서 파국을 맞이하게 된다. 이에 기욤 아폴리네르는 ‘미라보 다리’를 발표하며 실연의 아픔과 상실감을 드러냈다. 이 시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시가 되는데, 5년간 뜨겁게 사랑을 불태웠던 마리 로랑생과의 결별을 아쉬워하는 시인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마리 로랑생 또한 아폴리네르가 1차 세계대전 참전으로 얻은 부상으로 사망하자 그를 그리며 시를 쓰는데 그 시가 바로 앞서 언급된 <진정제>이다.

  1차 세계대전을 피해 그녀는 새로운 남편과 스페인으로 유랑하며 불행한 결혼생활을 보냈다. 남편의 알코올 중독과 방탕한 생활은 마리의 정신 상태를 극한으로 내모는데, 이때 그녀를 구원한 것은 오로지 그림과 문학이었다. 남편과의 이혼 이후 1920년대 그녀는 프랑스 국적을 회복하고 파리로 되돌아온다.


*
마리로랑생의 작품세계

  그녀는 세계 미술사에서 마크 샤갈과 더불어 색채를 가장 아름답게 표현해낸 작가로 손꼽힌다. 전반적으로 작품에 나타나는 황홀한 핑크와 옅은 블루, 청록색, 우수가 감도는 회색 등이 특징이며, 오롯이 본능과 직관에 따라 그림을 그는 화가였다. 아름답고 젊은 여성들과 형체가 모호한 동물들이 풀밭에 들어찬 몽환적인 세계에 대한 자신의 시선을 끊임없이 담아냈다.





  이번 전시에서는 마리 로랑생이 20대 무명작가이던 시절부터 대가로서 73세의 나이로 죽기 며칠 전까지 붓을 놓지 않았던 시절까지의 전 시기의 작품을 작가의 인생을 따라 추적해가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1부 ‘청춘시대'

마리 로랑생이 화가 브라크와 함께
파리의 아카데미 앙베르에
다녔던 시절 그렸던 풍경화와 정물화,
 자신의 초상화와 피카소의 초상화 등이 소개된다.

파블로 피카소, 1908년경, 캔버스에 유채, 41.4x33.3, Musee Marie Laurencin.jpg
 파블로피카소, 1908년경, 캔버스에 유채
41.4x33.3, Musee Marie Laurencin
 

2부 ‘열애시대’

입체파와 야수파의 영향을 받은 흔적이
뚜렷이 나타나면서도
자신만의 고유의 스타일이 드러나기
시작한 작품들이 공개된다.

성(城)안에서의 생활, 1925, 캔버스에 유채, 114.4x162.3, Musee Marie Laurencin.jpg
 성(城)안에서의 생활, 1925, 캔버스에 유채
114.4x162.3, Musee Marie Laurencin


3부 ‘망명시대'

아폴리네르와 헤어진 뒤
급하게 독일인 남작과 결혼하지만,
신혼생활이 시작되기도 전에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며
스페인으로 망명 생활을 떠나게 된
작가의 고통과 비애, 외로움이 드러나며
자신만의 색깔을 더욱
강하게 드러내게 되는 작품들이 선보인다.

꽃과 비둘기, 1935년경, 캔버스에 유채, 105x125, Musee Marie Laurencin.jpg
 꽃과 비둘기, 1935년경, 캔버스에 유채
105x125, Musee Marie Laurencin


4부 ‘광란시대’

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인 남편과 이혼한 뒤
마음의 고향이었던 프랑스 파리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자신의 예술 세계를
유럽은 물론 미국에까지 알리게 된
시기의 유화 작품들이 소개된다.

특히 4부에서는
1924년 마리 로랑생이
의상과 무대디자인을 담당해
큰 성공을 거둔 발레
‘암사슴들’의 에칭 시리즈도 소개된다.

세명의 젊은 여인들, 1953년경, 캔버스에 유채, 97.3x131, Musee Marie Laurencin.jpg
세명의 젊은 여인들, 1953년경, 캔버스에 유채
97.3x131, Musee Marie Laurencin.jpg


제5부 콜라보레이션

북 일러스트 작가로도 활동했던
작가의 성취를 살펴볼 수 있는
38점의 수채화 및 일러스트 작품이 전시된다.

작가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 대표 실존주의 작가
앙드레 지드가 쓴 ‘사랑의 시도’를 비롯해
오페라로 더 잘 알려진 알렉산더 뒤마의 ‘춘희’,
영국 작가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캐서린 맨스필드의 ‘가든파티’ 등의
북 커버 또는 책 안의 일러스트를 담당했다.
 




전시문의
02-396-3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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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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