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마리 로랑생展

피카소를 그린화가, 샤넬을 그린 여자
글 입력 2017.12.09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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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로랑생포스터-01.jpg
 

피카소와 샤넬을 그린 황홀한 색채의 화가
마리 로랑생





꽃과 비둘기, 1935년경, 캔버스에 유채, 105x125, Musee Marie Laurencin.jpg
 
샤를 델마스 부인의 초상, 1938, 캔버스에 유채, 100x73, Musee Marie Laurencin.jpg
 
세명의 젊은 여인들, 1953년경, 캔버스에 유채, 97.3x131, Musee Marie Laurencin.jpg
 

포스터만 보아도 알 수 있듯, 마리 로랑생의 작품은 화려한 색채가 돋보인다. 이번 전시는 파리의 여자들을 화폭에 황홀한 색채로 담아낸 프랑스의 대표적 여성 화가 마리 로랑생(1883~1956)의 한국 첫 특별전으로,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1층에서 12월 9일부터 2018년 3월 11일까지 개최된다.


33세무렵, 마드리드에서, 1916.jpg
 

마리 로랑생은 1-2차 세계대전의 풍랑 속에서 영화나 연극보다 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예술가였다고 한다. 100여 년 전에는 여성 화가가 드물던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미술교육기관인 아카데미 앙베르에서 입체파의 창시자로 불리는 조르주 브라크에게 재능을 인정받으며 본격적인 화가의 길을 걷게 된다. 이후 세탁선(洗濯船: Bateau-Lavoir)을 드나들며 여러 유명화가들과 어울리면서 본격적으로 작품 세계를 일궈가며 '입체파의 소녀','몽마르트의 뮤즈'로 불리게 된다.


30세, 아폴리네르와 노르망디의 여행에서, 1913.jpg
 

입체파와 야수파의 경향성을 작품에 두드러지게 드러내며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작가로 활약하던 마리 로랑생은 피카소의 소개로 모더니즘의 선구자이자 시인인 기욤 아폴리네르와 열애에 빠진다. 그러나 두 사람의 열애는 엉뚱하게도 1911년 벌어진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 도난 사건에 기욤 아폴리네르가 연루 되면서 파국으로 치닫는다. 1912년 아폴리네르는 실연의 아픔을 담아 전 세계인이 애송하는 명시가 된 ‘미라보다리’를 발표한다.

이후 1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독일인 남작과의 결혼생활에 실패한 마리 로랑생은 색채에 대한 섬세하고 미묘한 사용과 자신만의 독특한 기법을 통해 그 어떤 예술가와도 다른 자신만의 화풍을 개척해 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1920년대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초상화가로서 명성을 떨치며 여성 예술가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한다. 이에 대해 전남대학교 미술사학과 정금희 교수는 “마리 로랑생은 윤곽선을 없앤 1차원적 평면성과 부드럽게 녹아드는 듯한 파스텔 색채만으로 평안함을 주는 형태를 완성했다”며 “이는 그림을 통해 세상의 고통을 부드럽게 감싸 안으려 했던 작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마리 로랑생 전시회에서는 마리 로랑생이 20대 무명작가이던 시절부터 대가로서 73세의 나이로 죽기 며칠 전까지 붓을 놓지 않았던 시절까지의 전 시기 작품을 작가의 인생을 따라 추적해가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자화상, 1905년경, 목판에 유채, 40x30, Musee Marie Laurencin.jpg
마리 로랑생, 자화상


특히 4부에서는 1924년 마리 로랑생이 의상과 무대디자인을 담당해 큰 성공을 거둔 발레 '암사슴들'의 에칭 시리즈도 소개된다고 한다. 가장 궁금하고 기대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지금이야,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예전보다 많이 개선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마리 로랑생이 살던 시대에는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더욱 어려웠다고 할 수 있다. 프랑스의 비평가 다니엘 마르세이유는 이것이 이 화가의 위대함인 동시에 약점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자신의 예술 세계를 꽃피우며 당대의 유명한 화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마리 로랑생의 긴 생애를 함축한 전시라고 볼 수 있다.

어떤 전시든, 공연이든, 서적이든 간에 작품을 더욱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작품을 만든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핟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이 전시는 마리 로랑생의 생애와 발자취를 따라 걷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보다 심층적으로 마리 로랑생을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화상, 1924, 캔버스에 유채, 65x54, Musee Marie Laurencin.jpg
마리 로랑생, 자화상


뿐만 아니라 마리 로랑생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쓴 시를 담은 아폴리네르의 시집과 마리 로랑생이 1942년 출간한 시집 겸 수필집 '밤의 수첩'등을 통해 시를 직접 필사해보고 시 낭송을 감상해보는 '밤의 수첩'코너가 준비되어 있다고 한다. 마리 로랑생을 주변에서 보고 영감을 받아 쓴 작품이니 만큼, 마리 로랑생을 더욱 잘 알게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마리 로랑생은 그림 뿐만 아니라 시집 겸 수필집인 '밤의 수첩'을 출간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 놀라웠다. 이만한 재능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여성의 지위가 낮았던 100여 년 전에도 인정을 받았을 것이다. 새삼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과 함께 존경심이 들었다.

'마리 로랑생-색채의 황홀展'은얼마나 많은 황홀한 색채로 나의 시선을 머무르게 할 지, 마리 로랑생의 드라마보다도 드라마틱했다는 생애는 어떠했는지 궁금하고 기대되는 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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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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