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다양성의 가치 – 도서 ‘다르면 다를수록’ [문학]

글 입력 2017.12.2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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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교수의 이름을 처음으로 만났던 때가 언젠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어디서 보았는지는 기억한다. 국어교과서의 한 글이었다. ‘황소개구리와 우리말’이라는 글에서 외래종의 도입으로 인한 생태계파괴를 언어 생활과 연결시켜 설명했다. 이 글도 그렇지만 최재천 교수는 특정 분야에 고립된 학자의 느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질문을 던지는 지식인이다. 그런 그가 자연을 통해 인간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다르면 다를수록’이라는 제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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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면 다를수록’은 자연에서 벌어지는 신비로운 일들을 담은 1장 ‘아름답다’, 동물들이 지닌 각각의 차이와 그 가치를 보여주는 2장 ‘특별하다’, 인간만이 가진 독특한 집단문화와 개인의 습성을 포착한 3장 ‘재미있다’로 구성되어 있다. 45편의 에세이는 과학자로서의 날카로운 관찰력을 드러냄과 동시에 시인으로서의 감수성이 결합되어 있다. 소제목에서 드러나듯 저자는 다양성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각 생명체는 너 나 할 것 없이 ‘특별한’ 존재이며, 이렇게 다른 모습을 알아가는 과정이 ‘재미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차례]

프롤로그 자연은 순수를 혐오한다

1 아름답다
서두르는 꽃들
아열대 삶에 걸맞게
자연을 이해하려면
알이 닭을 낳는다
공생의 지혜
숨겨 주고 싶은 자연
사라져 가는 것들
다름의 아름다움
자연선택론의 의미
어우르는 자연
슬픈 동물원
바이러스가 사는 법
자연스러운 건축
아는 것이 사랑이다
자연 속에 겸허한 자세로

2 특별하다
파괴당하지 않을 권리
침팬지와 인간의 엇갈림
놈팡이 개미의 역설
저마다 다른 성
암컷의 특권
남성도 미를 추구한다
성을 넘나드는 동물들
화려한 은밀함, 꽃
이제, 중심이 바뀔 때
거품 없는 참새
침팬지 동의보감
월경은 왜 하는 걸까?
신뢰와 모방
지극히 예외인 동물
음악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3 재미있다
부품의 삶
느림과 절제의 미학
베풂의 지혜
왜 늙어야 할까?
세포에 관한 우화
비만의 비밀
도덕의 진화
함께 문제 풀기
최소한의 참여
멋진 신세계
정당한 몫
바깥사람 안사람
더 나은 사회로 가는 단계
가장 어려운 자유
언어의 죽음


저자는 삶 곳곳에서 다양성을 추구해왔다. 인문학과 자연과학, 보수와 진보, 여성과 남성 등의 구분을 뛰어넘어 통섭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실천적 지식인으로 꼽히고 있다. “인간이 살아남을 무기는 다른 생물과의 공생 뿐”(대담,2005)이라는 주장 역시 다양성의 가치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때를 불문하고 창궐하는 조류 독감으로 인한 폐사, 일관적인 농작 형태 등을 유전적 다양성 고갈로 인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생명다양성에 대한 찬양은 인간들의 삶의 형태를 반성하게 한다. 어우러짐을 추구하는 자연의 관점에서 볼 때 인간들이 사는 방식이 너무 이기적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동,식물에 대한 관찰에서 시작된 흥미로운 사실들과 그 모든 것들에 우열을 가리지 않는 포용력이 다양한 형식과 일러스트를 만나 독자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될 수 있을 것이다.





[ 책 에서 ]

진화학적으로 보면 자기 번식을 포기하는 것보다 더 큰 희생은 없다. 생물이 무생물과 다른 근본적인 차이점이 자기 증식일진대, 자기의 유전자를 후세에 남기지 못한다는 것은 진화학적인 측면에서 볼 때 사실상 죽음과 다를 바가 없다. 동물행동학자들은 이러한 사회적 곤충들의 사회를 진사회성(eusocial) 사회라 부른다. 사회구조의 발달 면에서 보면 인간 사회보다도 더 진화한 사회라 할 수 있다.

- 자연 속에 겸허한 자세로, '아름답다' 중 (99쪽)

지금까지 생물학자들이 연구한 바에 의하면 대부분의 젖먹이동물이나 새들은 물론 거의 모든 동물들의 경우 모두 수컷들이 때가 되면 다른 집단으로 이주하는 것이 통례다. 거기다가 혈연관계로 맺어진 수컷들이 자기 영역을 철저하게 방어하며 적의 집단을 무자비하게 공격하여 그 구성원들을 살해하는 행동까지 고려하면 인간과 침팬지는 이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동물들 중 참으로 별난 두 종의 동물들이다.

- 지극히 예외인 동물, '특별하다' 중 (171쪽)

거짓말이란 일단 상황 판단이 끝난 다음 문제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왜곡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인지능력을 요구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치밀한 계획하에 하는지는 몰라도 거짓말을 하는 동물들의 예는 수없이 많다. 거짓말은 이처럼 동물들의 생존과 번식을 돕는 엄연한 적응 행동이다.

-도덕의 진화, <재미있다> 중 (2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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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보]

분야 : 한국문학>에세이
페이지 : 252쪽
사양 : 양장
판형 : 130*192
가격 : 15,000원
발행일 : 2017년 11월 15일
ISBN : 978-89-509-7244-8


[김마루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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