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2018년 시작의 한동안에서, 2017년을 그리워할 당신에게

한 해를 떠나보내며, 2017년을 정리합니다.
글 입력 2017.12.31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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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이 끝나버렸다. 누구는 안 그렇겠냐마는, 개인적으로도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했던 한해가 가버리는 중이다. 아마 ‘과거’로 흘러가버린 2017년을 우리는 아마 1월 한달 동안은 추모하고 그리워할 것 같다. 2018로 년도를 적어야하지만, 무심결에 ‘2017’를 적어버리면서, 그리고 조심스럽게 다시 마지막 숫자를 고쳐가며.

 그래서 준비했다. 2018년의 시작의 한동안에서, 아직 새해를 실감하고 받아들이지 못했을 필자와 당신을 위해. 그리고 2017년의 깔끔한 마무리를 위해.



무슨 일이 있었나요.
응답하라 2017.
 (을 만약 찍게 된다면 나올만한 주제거리들)


 대중문화에서 유행했던 것들을 중심으로
키워드를 골라보았음을 일러둡니다.



1. YOLO LIFE


 SNS 지천에도, TV 어디에도 모든 곳에 ‘YOLO' 네 글자가 가득했다. YOLO란, You Only Live Once. 즉, 인생은 한 번 뿐이라는 뜻이다. 곧 현재를 충분히 즐기라는 것.


드레이크 앨범자켓.jpg
욜로의 시작, 드레이크의 앨범 표지


"You only live once :
that's the motto nigga, YOLO"


 욜로라는 단어의 시작은 어디에서부터였을까. 원래 욜로는 미국의 래퍼 드레이크가 2011년 발표한 앨범 'Take Care'에 실린 보너스트랙 ‘The Motto’의 가사에서 등장한 단어이다. 또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한 영상에서 ‘YOLO, man’이라고 발언한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욜로의 유행을 도운 것은 두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무한도전과 꽃보다 청춘.


꽃보다 청춘.jpg
 

 처음 욜로가 우리의 대중매체에 등장한 것은, 꽃보다 청춘에서 류준열이 한 여행가에게 ‘혼자서 아프리카를 여행하다니 대단하다’라고 칭찬하자 'YOLO'라고 화답했다는 일화를 소개가 소개된 장면이었다. 하지만, 그 유행을 도운 것은 무한도전의 욜로 특집이 아니었나 대중매체의 소비자 중 한명으로서 조심스럽게 유추해본다.


무한도전 욜로.JPG
 

 어딘가에서는 욜로의 유행이, 미래를 준비해도 더 나아지지 않는 현실에서 청춘이 좌절한 후 찾은 새로운 삶의 방식이 아니냐는 의견도 존재한다. 즉, 미래에 대한 현실 도피 중 하나라는 것.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꽤 다르다. 현실도피 중 하나로만 규정하기에, 욜로에는 커다란 순기능이 존재하기 때문. 바로 ‘욕구의 표출’이다. 욜로라는 단어는, 이 시기의 청춘에게 현실을 즐기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을 ‘동기’와 ‘용기’가 되었다. 그 자체로 충분하다. 빠르게 뜨고 진 단어 중에 하나이지만, 2017의 우리의 가치관에 던져진 하나의 돌이었다.



2. 급식체


 급식체의 유행이 뜨거웠다. 카카오톡으로 거의 모든 대화를 주고받는 세대 속에 있는 사람 중 한명으로서, 급식체 한 줄 없는 대화방을 찾아보기 힘들었을 정도로.


롯데월.jpg


 급식체란, 급식을 먹는 학생이 쓰는 단어를 의미하는데, 인터넷 커뮤니티의 은어와 인터넷 개인 방송의 말을 10대들이 사용하면서 유행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대표적인 것 몇 개를 들어보자면 ‘ㅇㅈ? ㅇㅇㅈ’, ‘오지다’, ‘지리다’ ‘~각’ 등이 있다.

 이 급식체의 유행을 도운 것은 SNS와 SNL이 아니었을까. 하루가 멀다하고 SNS에는 급식체의 댓글과 게시물이 팽배했다. 가장 급식체가 극에 달했던 것은 SNL에 ‘급식체 특강’이라는 코너가 방영된 후였다. 급식체로 인해,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소통이 불가능한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아버지가 급식체에 대한 인터넷 강의를 듣는다는 설정에서 시작된 이 영상은,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의 명대사를 패러디하여 많은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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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개인적으로, 필자는 급식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 중 한 명이었던 것 같다. 예쁜 말이 듣고 싶고 아직은 일상의 말보다 ‘시’의 언어가 더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급식체의 ‘오지다’와 ‘지리다’ 등의 단어는 꽤 거부감이 드는 언어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번 년의 신조어 중 최고를 꼽으라면, 단연 급식체가 아닐까 싶다. 급식체, 너의 활약이 단연 오졌다.



3. 리얼리티 프로그램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인기가 그친 적이 있겠냐마는, 이번 년에는 조금 더 다르고 더 높았다는 것. 그 대표 두가지를 들자면, 아마도 ‘프로듀스 101’과 ‘나 혼자 산다’. 조금 다른 모양새이긴 하지만, 결국엔 리얼리티, 짜여 지지 않은 모습을 담는 프로그램이라 묶어 보았다.


13.jpg
  

 먼저 프로듀스 101의 인기는, 말로 표현할 길이 있을까. 이번 한 해를 휩쓸었다고 해도 무방할 것같다. 상반기에 좀 그 인기가 치우쳐 있었긴 해도 이 프로그램이 휩쓴 그때의 대한민국의 모습은 모두 ‘픽’의 물결이었다. 오죽하면, 편의점 알바를 하는 사람이 누군가에게 핸드폰을 빌려준 뒤 돌려받자, 자기가 벌써 누군가에게 한 표를 행사한 뒤였다는 일화까지 나올까. 그 정도로 프로듀스 101의 열기는 대단했다. 프로그램을 봤던 사람, 보지 않았던 사람 둘다에게.

 그리고 저번의 프로듀스 101이 그랬던 것처럼, 감동적이었던 것 같다. 그 꿈이 무엇이든,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이들의 모습은 감동적이고 아름답다. 이번 우승자 강다니엘의 한마디를 싣고, 빠르게 ‘나 혼자 산다’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 보도록 하겠다.


“2017년은 여러분에게 어떤 한 해였나요?
저에게는 꿈이 이뤄진 기적 같은 한 해였습니다.”

 ‘나 혼자 산다’의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 다른 세상 사람들인 줄로만 알았던 연예인의 실제 생활을 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누군가의 짜여지지 않은 일상을 보는 것은 소소한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져서, 이번엔 나 혼자 산다 무지개 회원들의 케미 스트리도 만만치 않았던 것 같다. 전현무, 박나래, 한혜진, 이시언, 기안84 그리고 가끔 헨리. 그리고 그들의 사소한 일상과 단합적인 모습 모두가 이번 2017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번 MBC 연예대상의 수상자 목록만 보아도 그랬다.


나혼자산다.JPG


 이 두가지 프로그램의 인기는 더 이상 대중이나 콘텐츠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대단하게 짜여진 대본이나 콘텐츠가 아님을 시사한다. 그보다 대중이 바라는 것은, ‘자연스럽고’ ‘일상적이고’ ‘리얼한’ 모습이라는 것. 또 리얼리티 하나만이 이 두 프로그램을 정상에 올려 놓은 것은 아닐 터. 프로듀스 101은 지금 픽미 세대를, 나 혼자 산다는 혼밥, 혼술 등의 ‘혼자 문화’를 대변하기에 더 많은 공감과 사랑을 받은 것은 아닐는지. 조심스럽게 추측해보는 바이다.


 2017년의 끝자락에서, 2017 한해를 3가지로 정리해보았다. 담지는 못했지만, 많은 대단한 일이 있었다. 가깝게는 지진으로 인해 수능이 미뤄졌던 사건도 있었고, 조금 멀게는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되기도 했다. 또한 필자의 부족으로, 이 글에는 싣지 못했지만 페미니즘적인 담화가 많이 떠오르던 한해이기도 했다. 빈말이 아니라, 2017년은 꽤 특별한 한해였다.

 개인적으로는 한해를 정리하는 글을 적으니, 한해가 갔다는게 더 뼈저리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또, 언제나 그렇듯 시간은 왜 이렇게 빠른지, 신기하고 야속하다. 글을 마치며, 2017년을 좋게 보낸 사람에게는 더 좋은 내년이 되기를, 아쉬운 한해였던 사람에게는 더 만족스럽고 행복한 내년이 되기를 빌어주고 싶다. 우리 모두에게 더 행복한 하루하루가 되길. 더 앞으로 나아가는 한해가 되길. 필자가 전한다.

 모든 이에게, ‘해피 뉴 이어.’


[손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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