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친구가 되어줄게, 샬롯의 거미줄 [문학]

글 입력 2018.01.0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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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동포동한 봄돼지와 날렵한 회색 거미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돼지가 쭉- 비져나온 주둥이로 먹이를 찾느라, 육각형으로 줄을 치고 그네타는 거미를 들이받지만 않는다면 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꿀꿀(잠깐, 거미는 어떻게 운담?), 둘의 언어는 전혀 다를뿐더러 생김새도 전혀 달라 그런 상태가 지속된다고 하더라도 둘이 우정을 나누는 친구사이라고 하는 건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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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엘윈 브룩스 화이트의 세계에선 가능한 일이다. 죽을 뻔했던 봄돼지의 운명으로 태어난 윌버가 우정을 나눌 친구를 찾는 일이, 멋진 예술적인 민첩한 움직임으로 베 짜듯 줄을 짜는 회색거미 샬롯이 그에 응답하는 일도, 가여움에 봄돼지의 목숨을 살리고 그를 돌봐주었던 여자아이 펀이 그들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까지 E. B. 화이트가 창조한 세상에선 모두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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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물심양면으로 윌버를 도와주는 거미 샬롯에게 영리함과 민첩함, 다정함까지 투영하여 일반인들이 갖는 거미에 대한 막연한 혐오를 지운다. 샬롯의 거미줄에 맺힌 이슬의 아름다움으로, 예술적인 시선으로 가득 바꿔놓는다. 

생각해보면 나또한 어릴적에 거미줄을 마구 휘저어 놓을 줄만 알았지, 거미가 줄을 짜는 행동을 단 한 번도 숭고하게 바라본 일이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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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롯의 거미줄’을 보면, 우화는 놓쳤던 부분의 아름다움, 잊고 살았던 감성의 조각들을 자연스레 이어 새로운 시각을 던져준다는 것을 깨닫는다. 봄돼지인 윌버와 회색거미인 샬롯이 다정한 친구가 되어 서로를 희생했듯, 동화나 우화, 환상적인 이야기 속에선 누구나 친구가 되어 서로의 감성을 느끼도록 만든다. 그런 모습 속에서 나만이 아닌 타인을, 미물로 치부했던 작은 동물의 감정까지도 느끼고 배려하도록 섬세한 세상을 그려낸 엘윈 브룩스 화이트의 관찰력에 감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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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artinsight) 문화리뷰단 김정미


[김정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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