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조금은 낯선 새해 다짐을 추천할게요 [문화 전반]

글 입력 2018.01.05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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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다이어리를 사기 위해 강남역의 한 서점을 방문했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리 코너 앞에 서서 그것을 고르며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고 있었다. 성적, 입시, 금연, 취업 등 다양한 꿈을 꾸며 우리는 다이어리를 펼칠 것이다. 나도 이 글을 빌려 잠시 나의 소망을 적자면, 좀 더 밝은 나로 자라는 것, 그리고 현실적으로는 한 명의 대학생으로서 성적 올리는 것이다. 매우 평범하고 누구나 가질 법한 새해 소망임에 분명하다. 그런데 여기 자신의 생일을 맞아 아주 특별한 결심을 한 사람이 있다. 그녀의 이야기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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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아마리’는 누구보다 기뻐야 할 본인의 생일을 쓸쓸하고 처량하게 맞는다. 스물아홉 이생을 되돌아보게 되는데… 이렇다할 가족도 친구도 다 없고, 제대로 된 직장이 아닌 비정규직에 모은 돈도 없는 그녀. 심지어 살찐 외모까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치 그간 이룬 것 하나 없고 스스로가 부족한 사람으로 느껴져 회의감이 든다. 자괴감에 빠진 주인공은 자살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죽자, 죽어버리자. 그리고 어차피 곧 생을 마감할 거라면 멋있게 딱 1년만 최선을 다해 살아본 뒤 죽겠다고 자신만의 다짐을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나름의 목표를 가지고 살아간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여러 상황들 때문에, 혹은 의지가 약해서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실 일년이 지나고 보면 그렇게 까지 못 이룰 것은 아니었는데, 주변 상황이 잘 따라주지 않았거나, 자신의 노력이 부족해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런 작은 것들은 나중에도 두고두고 후회가 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아마리’는 스스로 배수의 진을 쳤다. 사실 순서는 거꾸로 이다. 이미 죽겠다고 다짐을 했으니 그 전까지 내가 이루고 싶은 것을 이루고자 백방으로 노력하자는 것이다.

 그 순간 마치 낙오자처럼 느껴졌던 자신이 사라지고 새로운 인생이 펼쳐진다. 우선 1년 안에 자신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위해 열심히 일 한다. 과거보다 더 바쁘게 시간을 쪼개 일하지만, 그렇게 힘들지는 않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은 바로 여기가 아닐까? 하루 종일 공부를 하고 직장을 다니지만, 그것에 어떤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삶의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할까?

 ‘아마리’는 1년 후 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다소 황당한 계획 아래에서 오히려 활력을 찾는다. 한번쯤 궁금했지만, 쉽사리 도전하지 못했던 호스티스라는 직업에도 다가선다.(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호스티스라는 직업이 매우 양지화 되어 있으며 드라마 등에도 자주 등장한다. 이는 일본에서 성매매 종사자와는 다른 것으로 구분한다.)

 평소라면 참 두렵고 선뜻 하지 않을 일도 목표가 생기면 사람이 용기가 생기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도 돌아볼 수 있었다. 나는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가?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결단을 가지고, 남들이 이해하지 못할 만큼 뛰어들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며 새해를 맞아 나 역시 작년과는 다른 한해를 보내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그리고 아트인사이트 여러분께도 이 책을 추천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못다한 나의 이야기

 
 이 책은 사실 처음 읽은 책이 아니다. 나만의 독서법을 하나 추천하자면 바로 여러 번 읽는 것이다. 좋은 책은 매번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을 준다. 우리 역시 1년, 2년 흘러가면서 삶의 깊이가 달라지기 때문에, 책을 읽고 느끼는 감동이나 감회 역시 새롭다. 좋아하는 책이 있다면 사서 시간이 지남과 함께 읽어보자. 고등학생때의 내가 읽은 것과 대학생, 30대… 그 때마다 느낌이 다를 것이다.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기도 하고, 지금은 잊어버렸던 그 때의 나와 내 감성을 오랜만에 만나기도 한다.

 이 책 역시 내가 두고두고 읽는 책 리스트 중 하나이다. 처음 읽은 것은 입시를 준비하면서 읽은 것이다. 그때는 그녀가 삶을 마감하는 것만큼이나 내게 '입시라는 것'이 너무 컸다. 그래서 입시 하나만을 바라보고 입시를 위해서 나도 그녀처럼 최선을 다하겠다고 단편적으로 느꼈다. 지금은 그 한 단계에서 나아가 대학생이 되고, 바쁜 일상을 겪는 와중에 이 책을 다시 읽어보니 삶의 무게라는 것이 조금이나마 느껴진다. 그 때의 나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은 한편, 입시라는 문턱에 그렇게나 힘들어했다는 게 안쓰럽기도 하다. 그땐 그게 전부인줄 알았는데 더 힘든 하루하루들이 기다리고 있구나 싶다. 나 스스로에게 작은 위로를 전한다. 이 책이 여러분들에게도 작은 위안이, 혹은 목표를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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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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