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지역을, 집단을 대변하는 문화예술 [문화전반]

글 입력 2018.01.09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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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축구, 특히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You'll never walk alone'이라는 곡을 알 것이다. 독일의 도르트문트 등 다른 팀도 이 곡을 사용하지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단연 리버풀 FC 이다. 경기 시작하기 전 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들이 부르는 You'll never walk alone은 리버풀의 상징과 같은 풍경이 되었다.




 연고지는 프로스포츠에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연고지(홈구장)이 있음으로 그 지역을 상징하는 팀이 된다. 이를 통해 지역은 팀을 중심으로 모이고 팀은 지역을 중심으로 나아간다. 지역을 상징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역을 대변한다. NC다이노스가 생기기 전 롯데 자이언츠와 기아 타이거즈(혹은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의 대결은 영남과 호남 지역을 각각 대변했고, 같은 홈구장을 사용하는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는 한 지붕 두 가족 라이벌 관계이다. 상기했던 리버풀 FC 역시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매우 강력한 라이벌 관계인데 이는 산업혁명 때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지역 간의 감정을 대변한다.

 프로 팀과 지역의 관계가 이렇게 가깝기에 프로 팀의 상징은 자연스럽게 지역의 구심점이 된다. ‘You'll never walk alone'이라는 곡은 리버풀 FC 팬들의 구심점일 뿐만 아니라 리버풀 주민들의 구심점까지 나아가는 것이다. 비록 리버풀은 비틀즈의 도시이기에 ’You'll never walk alone'이 리버풀을 상징하는 노래까지 나아가지는 못했지만, 만약 비틀즈가 없었다면 도시를 상징하는 노래까지 나아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도시를 대변하는 노래 한 곡이 있다는 것은, 도시의 많은 사람들이 노래 한 곡으로 모일 수 있다는 것은 환상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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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버풀 출신 청년 4명이 세상을 바꿨다.


 노래가 아니더라도 특정 문화예술로 대변되는 집단, 특히 지역들이 있다. 지역에 특정 분야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이거나(ex - 대학로), 그 지역에서 유명한 아티스트나 캐릭터가 나오거나(ex - 리버풀, 부천), 작정하고 지역의 구심점을 세우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들은 그 지역의 관광수익을 올리고 행사들을 만들 수 있는 등 행정적으로도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지역 시민들이 더 다양한 문화예술을 가깝게 만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또한 역시 리버풀 FC처럼 그 지역 사람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구심점이 된다. 이런 식으로 지역을 특별하게 만들려고 하는 노력들이 여러 지역에서 계속되고 있다.

 위의 두 사례처럼 단일한 문화예술 요소가 아니더라도 여러 문화예술들이 모여 도시의 구심점으로 작용하는 경우들도 있다. 카니발로 유명한 리우데자네이루와 프린지 페스티벌이 있는 에든버러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정기적으로 벌어지는 축제를 준비하고 즐기는 동안 지역 시민들은 문화예술로 하나가 된다. 축제뿐만이 아니다. 1,300명 정도가 사는 영국의 작은 마을인 헤이온와이는 한명을 시작으로 많은 주민들이 헌책방을 운영하게 되면서 마을이 헌책방을 구심점으로 발전하고 있다. 많은 관광객들을 중심으로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마을 전체가 책을 접한다는 면에 집중해 바라볼 수도 있는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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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기간 에든버러의 거리는 예술가로 가득찬다.


 어느 쪽이든 문화예술은 사람들의 구심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중심에 문화예술이 자리 잡고, 문화예술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연결된다. 그것이 리버풀 FC처럼 대변하는 상징 일수도, 이야기한 도시들처럼 주민들과 항상 밀접한 관계 일수도 있지만 이를 통해서 사람들이 문화예술이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지역이나 단체들이 이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통해서 주변의 문화예술이 더욱 다양해지고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김찬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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